재선의원이자 건설교통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혜련 의원이 둘째 아이를 임신했다고 한다. 축하할 일이다. 고양시의원으로 아기를 낳는 첫 의원이다. 그러고 보면 김 의원 이름 앞에는 최초가 여러 번 붙었다. 2002년 6월 화정2동에서 당선될 당시 만 25세로 전국 최연소였다. 2004년 임기 중 처음으로 결혼하는 시의원이 되기도 했다.

2011년 지방선거에서 당선돼 시의회에 입성하면서 김 의원은 6살 딸의 육아와 의정활동, 1인 다역을 맡게 됐다. 아직 아이가 어린 권순영 의원이나 대다수 여성 의원들에게 지역과 주민들을 향해 24시간 열려 있어야하는 기초의회의원 활동은 다른 직장에 비해 몇 배나 힘들 것이다. 이런 ‘깊은 공감’은 기자역시 아이를 키우며 발을 동동 구르던 경험이 있었기 때문이겠다. 

중요한 취재 요청은 꼭 급박하게 오는 것인지. 아이를 맡길 곳이 없어 피곤해하는 아이를 끌고 현장으로 달려가거나, 아이들만 집에 두고 나와 취재 내내 마음을 졸이기도 했다. 다행히 대부분의 경우 데려간 아이를 반갑게 맞아주고, 일하는 엄마를 격려해 주었다. 물론 아닌 경우도 없지는 않았다.

김혜련 의원도 의원모임이나 지역 행사에 종종 아이를 데려가곤 한다. 기자보다 의원이 더 많은 환대를 받았으리라. 그러나 어려움도 적지 않았던 것으로 안다. 최근 김 의원은 1박2일 시의회 워크샵에 아이를 데려갔다가 지방지 등 일부 언론에 ‘자녀까지 데려갔다’며 관광성 행사였다는 지적을 받아 곤혹을 치르기도 했다. 비슷한 경험이 이전에도 있었던 것으로 안다.

아이를 데려갔다는 사실이 행사의 내용을 지적하는 근거가 되는 것은 논리가 맞지 않는다. 무엇보다 아직도 우리 사회가 아이를 키우는 일에 관대하지 않다는 반증이 아닐까. 작년 복지천국으로 불리는 스웨덴과 핀란드를 다녀왔다. 모두가 그곳의 복지 시스템에 주목한다. 물론 국가와 지방자치단체, 시민사회단체, 다양한 협동조합이 그물망처럼 사회의 안전망을 구축하고 있었다. 그러나 개인적으로 부러웠던 것은 약자를 배려하는 것을 당연시하는 사회 인식과 문화였다. 어느 나라나 아이들은 떼를 쓰고, 물을 엎지르고, 사고를 친다. 핀란드에서 스웨덴으로 가는 크루즈안의 레스토랑에서 어린 아이 2명을 데리고 탄 부부가  밥을 먹이다가 자꾸 음식을 흘리며 딴청을 하는 아이들 때문에 힘들어했다. 남의 일 같지 않아 속으로 웃었는데 다행히 주변의 사람들은 아무도 부부와 아이들을 의식하지 않았다. 공공 화장실에는 여성용과 남성용 표지판 모두 기저귀 가는 곳 표시가 붙어있다. 

김 의원은 고양시의회 최초로 출산, 육아휴가를 쓰게 된다. 아마도 공무원 근무규정에 준하게 되지 않을까 싶다. 전례가 없는 일이니 의회 사무국에서도 고민이 있겠다. 어떤 일이든 처음이 어렵지 길이 열리면 두 번째 세 번째 사례는 금방 만들어질 것이다.

‘여성들의 도시, 엄마들이 행복한 고양시’를 만들기 위해 고양시의회에 젊은 여성, 엄마들을 대거 입성시키는 것은 어떨까? 이번 기회에 육아공간도 만들고, 의원들을 위한 보육혜택도 마련한다면 다음 지방선거에는 여성들이 대거 입후보하게 되지 않을까.

갑자기 편파적 편들기로 남성 의원들에게 미움을 받게 되지 않을까 염려가 된다. 혼자 이런저런 공상을 편것이니 너무 깊이있게 받아들이지 말아주시길 부탁드린다. 다시한번 김혜련 의원에게 축하를 전하며 이번 기회에 또 한번 새로운 의원활동의 모델을 만들어주면 좋겠다는 기대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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