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문동 은곡농원 김민형 대표

“채소모종, 적토미, 녹색찹쌀, 향남쌀을 정성껏 재배하고 있다”고 하는 김민형 대표. 그는 300평의 논에 7kg의 우렁이를 방사해 잡조를 제거하는 등 친환경 농법도 몸소 실천하고 있다.

꽃샘추위가 지나고 한결 포근해진 봄이 찾아왔다. 주말농장과 텃밭을 하는 예비농부들의 손길도 분주할 시기다. 이럴 때 김민형(49세) 은곡농원 대표는 정성껏 재배한 채소모종을 분양한다.

김 대표는 일반 원예상토와 자체개발한 퇴비를 혼합해 2월말 경 채소 씨앗을 350평의 연동하우스에 파종했다. 이상기온으로 꽃샘추위가 반복되었지만, 따스한 햇살 한줄기와 김 대표의 보살핌으로 어느덧 채소모종들이 쑥쑥 자라났다. 분양을 앞둔 파픗파릇한 채소모종들은 저마다 초록의 향기를 가득 품어내고 있었다.

“봄채소 모종과 늦여름의 김장배추와 무우 모종을 12년째 재배해 분양하고 있다”고 하는 김 대표.
이곳 설문동 은곡농장에는 상추, 비타민 등 2종류에서 5종류로 구성된 플러그 모종판이 있고, 소가족들을 위한 텃밭농사도 인기리에 분양되고 있다.

이 농장에는 이밖에도 적근대, 비트잎, 치커리, 상추, 겨자잎 등 쌈채 종류가 있고, 가지, 오이, 수박, 땅콩, 피망, 고추, 봄배추, 방울토마토, 큰토마토, 대파 등도 자라고 있다.

또한 현대인의 당뇨병 치료에 도움이 되는 당조고추도 관심을 받고 있다. 매년 이맘때면 모종 채소들이 부지런한 예비 농부들에게 날개 돋힌 듯 분양되고 있다.

채소모종뿐만 아니라 2000년도부터 벼농사도 짓고 있는 김민형 대표는 “가족들의 격려로 파주 조리읍의 농토에서 1만2000평 규모의 수도작을 시작했다”고 한다. 김 대표는 현재 수도작 6만 평을 농사짓는데, 이 중에서 벽제지역에서는 친환경(인증번호 제3-3-1996호)으로 농사짓고, 파주 조리읍에서는 관행농법으로 농사짓고 있다. 추청, 하이아미 품종은 관행 농법으로 재배하고, 벽제친환경단지, 밀크퀸도 8년째 재배하고 있다. 김 대표는 “생산비가 많이 들어가는 친환경 재배는 어려움이 많다. 그렇지만 소비자들이 원하는 안전한 먹거리를 위해 파주까지 앞으로 친환경 농법을 늘릴 계획”이라고 한다.

김민형 대표가 이용하는 친환경 농법은 주로 우렁이를 사용해 잡초를 제거하는 방법이다. 보통 모내기를 한 후 300평의 논에 7kg의 우렁이를 방사한다. 김 대표는 우렁이를 친환경 인증받기 전부터 사용했는데 이 방법을 올해 10년째 고수하고 있다.

김 대표는 일반 관행보다 관리에 신경을 더 써야하는 친환경 농법을 위해 일부 지역에서 지하수를 18m나 파서 2000여 평의 논에 물을 공급하기도 한다. 그만큼 친환경 농법에 대한 고집스러움이 그에게 있다. 그의 벼농사 중에는 적색을 띤 적토미, 녹색을 띤 녹미, 향기나는 향남미를 야심차게 재배하는 일도 포함돼있다. 이런 쌀은 요즘의 ‘웰빙’를 넘어 ‘힐링’에 어울릴 법한 기능성 쌀이다.

현미찹쌀로 공급되는 적토미는 입안에서 톡,톡 터지는 미감이 있고, 맛이 좋으며, 심혈관 질환에 도움이 된다. 적토미는 피부에 좋은 폴리페놀 성분 때문에 화장품 원료로도 사용된다. 적토미는 우리 토종벼인데 일제시대 때 일본인들에 의해 일본으로 갔다가 최근 들어서 다시 우리나라로 종자가 수입되어 재배되고 있는 소중한 품종이다. 녹미는 당뇨, 동맥경화에 효능이 있으며, 현미찹쌀로 공급된다. 향남미는 구수한 냄새로 밥맛을 돋군다.

이밖에도 김 대표는 항암 작용하는 개똥쑥과, 간세포 활성화와 두피건강에 좋은 흑땅콩도 재배한다. 그는 “마음이 고운 아내와 성실하게 농사 지으며 농업기술센터의 교육과 정보를 알뜰하게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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