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 출신 김선주 기자 ‘성완’이란 필명 작가 데뷔

본지 출신 김선주 기자
‘성완’이란 필명 작가 데뷔
동화 ‘다락방 명탐정’ 출판
판타지에 추리 요소 ‘신선’
 

▲ 기자에서 동화 작가로 변신한 김선주 작가는 “공상하는 것을 좋아했는데, 상대적으로 리얼리즘이 강했던 우리 소설 풍토에서 열등감을 느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번에 펴낸 ‘다락방 명탐정’은 그의 상상력이 빛을 발한 작품이다.

고양신문 기자로 활약하던 김선주 기자가 아동문학 작가로 새롭게 얼굴을 알렸다.

‘이야기꾼’으로 돌아온 김선주 기자, 아니 작가는 1000만원 고료 제2회 ‘비룡소 문학상’ 수상작 ‘다락방 명탐정’을 최근 펴냈다. ‘도깨비 방망이를 찾아라!’라는 부제가 붙은 이 작품은 출판사 ‘비룡소’에서 7~10세 저학년 어린이들이 읽을 수 있는 동화공모에서 선정된 작품이다. 이 작품과 관련해 작가는 ‘김선주’라는 본명 대신에 아버지가 지어준 ‘성완’이라는 필명을 사용했다.

이번에 출간한 ‘다락방 명탐정’의 뼈대는 주인공인 명탐정 ‘건이’가 도깨비 마을로 초대받아 읽어버린 도깨비 방망이를 찾고 사건을 행복하게 마무리한다는 이야기다.

주먹코 도깨비·외눈 도깨비·꺽다리 도깨비·번개머리 도깨비 등 4명의 도깨비들의 각각 다른 생김새와 개성이 작품 속에서 살아 움직인다. 특히 도깨비가 저마다 가진 방망이의 기능이 다른 것도 흥미롭다. 청국장·뼈다귀 방망이·벌떼 등 작품 속의 소품들도 제 역할을 충분히 하며 아기자기한 재미를 유발한다.


주인공 건이가 도깨비 나라로 오갈 때마다 그 통로였던 낡은 거울이 ‘꺼억~’하며 트림을 한다든지, 흥부전에 등장하는 커다란 박이 사실은 도깨비 방망이에 힘입은 것이라는 작가의 유머와 재치도 빛을 발한다. ‘~ 습니다’ 같은 보통 동화책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서술 형태를 ‘~었지’ ‘~했어’ 같은 형태로 바꿈으로써 어린이들에 둘러싸인 채 바로 앞에서 이야기를 들려주는 듯한 효과도 가진다. 무엇보다 구미호, 도깨비 등 전래동화에서 등장하는 익숙한 캐릭터에 추리적 요소를 매끄럽게 결합하는 솜씨가 신선하다.

▲ 주인공 ‘건이’와 4명의 도깨비, 구미호가 그려진 겉표지.

이처럼 작품 속 모든 성공적 요소가 김선주 작가의 치밀하고 활달한 상상력에서 나왔다. 김선주 작가는 “문학을 하는데 있어 밋밋한 재능을 가진 저에게서 그나마 장점을 꼽으라면 상상하는 것을 좋아한다는 점이라 생각해요. 뛰어난 작가처럼 필력이나 사물에 대한 독특한 시선을 가지지 못했지만, 그 상상력을 가장 잘 발현할 수 있는 것이 저에게 문학이었어요“라며 겸손함을 보였다.

사실 필력이나 사물에 대한 독특한 시선은 반짝이는 상상력의 산물일 수도 있다. 열과 성을 다해 쓴 작품을 남에게 보여주면 진지하기는 한데 재미없다는 평이  돌아오기 일쑤였다는 그는” ‘다락방 명탐정’이 ‘나도 재미있는 걸 쓸 수 있지 않을까’라는 오기에서 나온 작품”이라고 한다. 

김 작가는 고양신문 기자직을 내려놓은 후 두 아들을 돌보며 집안일에 몰두했지만 뭔가 허전한 느낌을 받았다고 했다. 그 허전한 느낌은 기사와 또 다른, 충족되지 못한 ‘글쓰기 욕망’이었다. 그는 자신만의 ‘이야기’를 갖고 싶었고, 그래서 소설가를 향한 꿈을 오래되었을지언정 지금까지 단단하게 키워왔다.

김 작가는 “결혼하고 아이 낳고 살다가 세상 밖으로 나오게 한 고양신문이 고마울 따름이죠. 한번은 삼송 취재를 하면서 개발로 사람들이 떠난 후의 스산함, 특히 아이들의 이야기를 엮어보고 싶었어요”라고 말했다. ‘다락방 명탐정’은 앞으로 그가 작가로서의 이룰 성과를 향한 선명한 출발선이다. 독창적인 동화 ‘다락방 명탐정’의 후속작과 관련해 출판사와 논의중이라고 한다. “으흠, 으흠”하며 안경을 추어올리며 추리에 골몰하는 명탐정 ‘건이’의 활약이 김 작가의 상상 속에서 어떻게 전개될지 벌써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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