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순 문학박사의 교육칼럼

<김종순 문학박사의 교육칼럼> 서술형 평가 이렇게 준비하자

경기도 올해부터 중·고교 서술형 시험 유형 35% 확대, 내년에는 45%까지,

스토리텔링, 융합형 창의성 인재육성’ 교육 모토에 맞춘 ‘내신절대평가제’ 전환



 이번에 치러지는 경기도 중고교 중간고사부터 서술형 문제 비중이 35%로 확대되고, 논술형도 출제될 예정이라는 방침에 따라 학교, 학생, 학부형들간 의견이 분분하다. 그동안 서술형 문제는 단답형을 크게 벗어나지 못했다. 서술형 문제는 출제자에게나 학생들에게 난제여서 단답형을 편법으로 이용해오면서 정답 시비 논란을 피하기 위해서라는 변명으로 정당화해온 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이는 서술형 도입 의도나 취지에 맞지 않는다는 자성과 비판이 있었다.

이제 경기도내 학교의 시험문제도 내년이면 45%가 서술형으로 바뀔 예정이어서 서술형이 50%를 육박하고 있는 서울시와 사정이 다르지 않게 되었다. 특히 새정부는 '스토리텔링교육, 융합인재교육(STEAM교육), 창의인재교육, 내신절대평가제'라는 새 정책을 내세우고 있어서 수업방법은 물론 학생들의 내신 대비까지 큰 변화를 피할 수 없게 되었다. 이 때문에 일선 학교에서는 학부형을 대상으로 의견을 청취하는 등 대비에 분주하다.

벌써 학부형들로부터 서술형, 논술형 시험대비에 대한 질문이 쇄도하고 있다. 그동안 선택형이나 단답형 문제에서는 그 주제에 대해 어느 정도만 알면 답을 쓸 수 있었다. 즉 원리나 배경을 정확하게 모르고도 제시된 설명을 통해 머릿속 기억들과 연결시키면 결론을 찾을 수 있었다. 그러나 서술형은 정확한 진술이 필요하다. 답에 이르는 과정을 직접 글로 쓰면서 설명을 해야 한다. 거기다가 논술은 그 이유나 원리, 배경까지 설명해야한다. 정확하게 몰라도 눈치로도 답을 찾아낼 수 있는 문제에 길들여진 학생들에게는 서술형에 대한 부담이 크지 않을 수 없다. 게다가 내용을 잘 알고 있어도 어법에 맞는 간결한 문장으로 명확하게 표현해야한다는 쓰기에 대한 이중 고민을 안게 되었다.

고입, 대입, 로스쿨, 입사시험 등에 논·구술전형 이 적용되면서 ‘읽어내는 힘-생각하는 힘-표현하는 힘’이 경쟁력이 된 시점에서 기초를 기르는 초·중·고의 학습과 평가의 변화는 늦은 감조차 있다. 때문에 변화하는 환경에 하루 빨리 적응할 수 있도록 교육패러다임의 전환이 필요하다.

반드시 교과서 속 주제어와 핵심단어 사용
독서, 사설 읽기, 쓰기 등의 생활화가 도움
그동안 우리 초·중·고 교육은 국어 학습을 통해 말하기 쓰기 읽기를 중심으로 이뤄졌다. 그러나 쓰기나 말하기 교육은 이론에 그쳤으며, 글짓기 대회나 독후감, 일기 쓰기가 아니면 별도의 학습프로그램이 없는 것도 사실이다. 말하기도 마찬가지다. 주입식 교육에 익숙한 교육자나 피교육자는 자유로운 토론은 어색한 시간일 뿐이었다.

이 때문에 자신의 생각을 논리정연하게 표현할 기회가 많이 주어지지 않았던 학생들이 대학에 가면 비교적 자유로운 대학 수업 방식에 어리둥절해 한다. 서술형 시험은 수업 방식의 변화부터 요구한다. 수동적 학습자에서 능동적 학습자로 변모할 수 있는 교육에서부터 시작이다. 어떤 현상이나 문제에 대해 문제의식과 비판의식을 가지고 직접 조사하여 인과관계를 스스로 깨닫고 인지해야 한다. 즉 어떻게 쓰고 어떻게 말하라는 이론을 머릿속에서 익혔다면 이제는 실제 활용할 수 있어야만 국어를 비롯한 서술형 평가에 대응할 수 있다.

먼저 가장 중요한 것은 단원별 주제와 핵심내용을 제대로 파악해야 한다. 그동안 선택형이나 단답형은 깊이 있는 분석을 하지 않아도 중요한 몇가지 어휘의 뜻만을 알고 있으면 비슷한 것과 연관지어 답을 찾아 냈다.

그러나 서술형이나 논술형은 대충이거나 비슷하다는 것만으로 답을 쓸 수 없다. 내용과 목적의 분명한 이해와 과정의 분석적인 파악이 우선이다. 그래야 문제에 대한 자신의 생각과 주장을 조리있게 쓸 수 있다. 또 수업시간에 선생님이 강조한 부분을 꼼꼼하게 필기해두면 서술형 문항을 작성 할 때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다.

 

또한 ‘~을 설명하라’, ‘근거를 들어라’, ‘해결책은 무엇인가’ 등의 서술형 문제에 대해서는 우선질문 의도를 정확하게 파악해야 그에 맞는 답을 쓸 수 있다. 아무리 깔끔하게 문장을 썼어도 질문에 대한 답의 방향에서 빗나가면 실패하고 만다. 또한 핵심을 돋보이려고 꾸미는 수식어를 장황하게 늘어놓는 서술은 자칫 오문을 쓰거나 핵심을 빗나가게 할 수 있다. 글자수가 제한되어 있다면 그 수준에 맞춰 출제자가 요구하는 내용만을 조건에 맞춰 간결하고 정확하게 작성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멋있는 글보다 원하는 답을 정확하게 쓰겠다는 마음 가짐을 가져야 한다. 그러나 대부분문제가 교과서를 중심으로 출제되는 만큼 평소에 교과서 지문에 나온 주제어와 핵심단어를 반드시 이용하여 답을 쓰는 훈련을 해야한다.

또한 맞춤법과 띄어쓰기도 중요시하기 때문에 틀리면 감점을 당한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이러한 서술형을 대비하기 위해서는 평소 독서는 물론 사설 읽기, 일기쓰기 등을 생활화 하는 것이 좋다.

수학 서술형평가는 평소 풀이과정을 답지란에 보여주는 것으로
풀이과정 생략 버릇 있다면 고치는 노력이 필요
서술형 출제로 가장 큰 변화를 보일 과목은 수학이라고 하지만 그동안 수학은 타 과목에 비해 답을 외워 쓸 수 있는 문제는 아니었기 때문에 시험지 여백이나 연습지에 풀던 풀이과정을 답지란에 직접 풀면 된다. 그러나 서술형 평가에서 만점을 받기 위해서는 풀이과정과 개념설명을 정확하고 완벽하게 답해
야하기 때문에 수학적 개념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필요하다. 즉 풀이과정을 문장으로 나타내는 방식
을 익히고 자신의 풀이과정에 논리적 오류가 없는지 점검하는 훈련이 필요하다.

그동안 답만 찾아 표시하거나 단답형으로 쓰면 되는 방식에 익숙해서 자기도 모르게 풀이과정을 생략하는 버릇이 있다면 고치는 노력이 필요하다. 평소 교과서나 참고서의 풀이과정을 꼼꼼하게 배껴 쓰는 연습을 통해 풀이과정을 논리적으로 설명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는 수학교과서와 수학익힘책을 중심으로 공부하면 도움이 된다. 주로 수학익힘책에 등장하는 문제를 응용, 변형시켜 서술형 평가문항으로 출제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단원 마지막 부분에 나오는 ‘읽어보기’는 시험공부 에 필수항목이다.

최근 수학교육 선진화 방안으로 ‘스토리텔링, 실생활형 수학’이 대세이기 때문에 문제 내용을 이해하는 이해력이 바탕이 되어야 한다. 특히 수학 개념과 타교과가 융합된 ‘융합인재교육’을 지향하는 분위기이기 때문에 실생활과 연계된 내용을 다룬 서술형 평가문항이 새롭게 등장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읽어보기에는 수학 개념과 이론이 실생활은 물론 정치, 경제, 사회 현상 등과 관련한 사례 등을 중심으로 신유형 문제가 자주 등장하기 때문에 ‘읽어보기’는 반드시 집중해서 다뤄보는 것이 서술형 시험대비의 필수 항목이다.

 

김종순 문학박사(문이재 원장)
20여년간 고양시에서 인문 논구술 을 지도해왔다. 현재 덕양구에서 언어논술 전문학원 문이재를 운영하고 있다. 토요일에는 초,중등생을 위한 독서클럽을 열어 토론 및 읽기와 쓰기를 지도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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