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양 수은 오염도 전국평균 20배

<고양의제21 자연환경분과(위원장 정근오)에서는 모든 생명체들이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있는 토양, 하천, 녹지를 보전해 환경 도시로 만들기 위해 실천과제를 준비하고 있다. 지표 조사결과 고양시가 ‘푸르고 쾌적한 주거환경’에 못미치는 녹지공간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땅의 오염 정도도 환경 기준 우려치 보다는 낮았지만 전국적인 평균에는 못미쳤다. 하천 역시 조금씩 그 오염도가 더해지고 있었다.>


우리가 밟고 서있는 땅은 과연 안전한가. 최근 환경부의 토양오염도 조사결과는 걱정스런 수치를 나타내고 있었다. 식사동 원중 초등학교와 백석동, 장항동 일대에 수은 오염도가 전국 평균치보다 5배나 높게 조사됐다.

건강한 토양을 만들어야
전문가들은 수은과 납의 오염도가 높게 나타난 것에 대해 폐기물 무단 투기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고양시는 서울에 인접해 있어 불법 폐기물 투기나 매립행위가 발생하고 있어 토양오염에 노출되기 쉬운 곳이다. 관련 행정 부서에서 불법매립을 2000년부터 총 225군데를 적발하긴 했지만 원상복구는 불가능한 상태. 적발되지 않은 불법 매립에 대해서는 현황 파악조차 안돼 있다.

환경부에서는 작년 고양시의 덕은 삼송 원흥 식사 백석 장항 등 8곳을 표본 조사 지역으로 정해 토양 오염도를 측정했다. 그 결과 대표적인 중금속인 구리, 납, 카드뮴의 오염도는 전국 평균치와 비슷한 정도로 나타났으나 수은의 오염도는 매우 높게 나타나 백석동, 식사동의 임야지역은 전국 평균치의 5∼14배정도, 공장지역은 최고 20배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고양시 환경운동연합 이인현 박사는 “수은이 포함된 폐기물, 폐형광 등의 매립과 불법 소각의 가능성이 크다”며“수은 오염의 경우 농작물에 영향을 주며 수질 오염의 직접적 원인이 된다”고 말했다.

고양시청 환경청소과 담당자는 “토양오염 유발시설로 신고된 곳의 대부분이 주유소 설치 지역으로 장항 IC지역이 가장 많은 곳”이라며 “신고된 시설의 관리는 국립보건환경연구소에 토양조사를 의뢰하는 수준이고 토양오염으로 한 건도 신고된 적이 없어 납품처리나 정화작업까지는 한 적이 없었다”고 말했다.

매년 12만평 산깍아 4만여평 조림
고양시는 91년부터 2001년까지 한해 평균 12만평씩의 임야가 줄어들고 있다. 해마다 고양시 전체 면적의 0.38%의 임야가 훼손된다는 얘기. 그러나 조림 사업 규모는 연평균 4만6천평 정도. 결국 7만여평의 임야가 사라지고 있다. 이처럼 개발하는 만큼 보존하자는 의제 정신에 반하는 개발이 계속돼 왔다.

고양시에는 현재 보전녹지나 자연환경 보전 지역으로 지정된 곳이 한곳도 없다. 작년 11월 가장 유력한 자연생태 우수마을로 예상됐던 개명산 상곡마을도 고양시의 의지 부족으로 지정에서 제외됐다.

쾌적한 삶의 질을 나타내는 지표인 공원의 시민 1인당 면적이 고양시의 경우 4.2㎡ 정도. 다른 나라와 비교해 보면 런던이 27.2㎡로 제일 높고 뉴욕(23.2㎡), 파리(12.7㎡)도 세계보건기구 녹지율 12㎡를 웃도는 수준이다. 고양시에 비해 인구가 많은 서울도 98년 3.06㎡에서 2001년 4.34㎡로 계속 증가하는 추세.

자연공원인 북한산 공립공원, 도시자연공원인 호수공원을 생활권 공원면적에서 제외하고 근린공원 41개, 어린이 공원 100개를 합친 면적만 포함하기 때문에 그 비율이 훨씬 적은 실정이다. 또한 근린공원 면적이 해마다 줄고 있어 실질적인 생활주변에서 녹지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

버들치 옆새우가 사는 하천을
곡릉천과 창릉천이 현재 생활하수와 축산폐수가 직접 하천에 흘러들어 점점 오염되고 있다. 예전엔 고양시민들에게 식수와 농업용수를 제공했던 하천들이다.

곡릉천은 BOD(생물학적 산소 요구량)측정결과를 보면 상류는 비교적 깨끗하지만 하류로 갈수록 실지렁이도 살수 없는 흑갈색의 물로 고약한 냄새까지 나는 상태. 2000년 조사에서는 BOD가 2.0ppm으로 2급수 정도로 비교적 맑았지만, 2001년 조사에서 하류는 11.19ppm으로 5급수 이하로 급격히 오염된 것으로 나타났다. 상류도
창릉천은 2000년 조사에서 상·중·하류 평균5ppm정도로 붕어, 메기, 미꾸라지만 간신히 살 정도로 2001년에도 오염의 정도가 그대로 유지되고 있는 수준이다. 하지만 창릉천은 계절에 따라 오염도 변동이 심하고 비가 많이 오는 여름을 제외하고는 물이 흐르지 않고 계속 말라 있어 오염의 심각성이 더 커지고 있다.

의제21에서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가정에서는 물 아껴 쓰기▷하천주변의 오염을 감시해 적극 신고하기▷시민단체에서는 행정부처와 오염원 및 오염실태 조사하기▷오염행위 신고센터 만들기▷기업에서는 오폐수 시설 설치하기▷행정구역별로 생활하수 실태 조사하기▷고양시 내에 정화 시설 설치하기▷가까운 시·군에서 흘러 들어오는 물에 대한 수질개선 등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고양의제21 추진협의회 신기식 운영위원장은“앞으로 별도의 토양, 하천, 녹지의 관리 대책이 마련되지 않는다면 인구 증가에 따른 고양시 환경 오염 악화는 막을 수 없다”며“행정기관과 시민단체, 주민들이 모두 실천해야 아이들이 마음놓고 뛰어 놀 수 있는 고양시가 될 것이다”고 말했다.


▶1인당 공원면적
고양시에는 현재 국립공원으로 북한산 국립공원 1개, 어린이 공원 100개, 근린공원이 41개, 묘지공원이 1개가 있으며 도시자연공원으로 지정된 곳이 한곳도 없는 실정이다. 도시자연법상 도시자연공원으로 30㎢가 책정돼 있지만 고양시에서는 행정상 집행되지 않고 있다.
고양시의 시민 1인당 생활권 공원면적은 고양시 내에의 근린공원을 고양시 인구 전체로 나눈 값이다. 현재 고양시는 1인당 4.2㎥정도로 매우 낮은 수준이다. 고양의제21 관계자는“고양시는 총 면적의 65%정도가 녹지면적이지만 50%는 그린벨트로 지정되어 있어 실질적인 녹지면적은 15%밖에 되지 않는다”도 말했다.

▶수은이란
수은은 우리 몸에 흡수되면 거의 그대로 장기나 신경계에 쌓이게 되는 성질을 지니고 있다.

계속 몸 안에 쌓여 총 수은량이 30ppm이상이 되면 수은 중독현상을 일으키게 된다. 유명한 미나마타병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수은 중독이 되면, 만성 신경계 운동장애, 언어장애, 난청현상이 나타나고 심하면 몸 전체가 마비돼 죽음에까지 이른다.

수은 중독은 과거에 직업병 또는 수은을 사용하는 치료에 의해 발생하는 예가 많았다. 최근에는 환경오염과 식품오염 등으로 인한 중독이 빈발하고 있다. 이들 수은은 광업, 금속정련, 염소알칼리, 펄프 및 제지, 플라스틱과 전기, 농약 및 의약품 공업과 병원에서 방출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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