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초와 두부로 차린 소박한 밥상

꽃박람회의 향기가 호수공원을 넘고 있다. 이곳 호수공원 건너의 한적한 맛집이 되는 ‘콩타작(대표 김이봉)’도 소박한 맛의 향기에 이끌려 단골이 줄을 잇고 있다.

주인장은 참새보다 더 부지런한 꿩소리가 들리는 새벽 5시에 일어나서 풀을 메고, 채소 농사를 짓고, 콩을 타작하여 두부를 만들어서 2002년부터 밥상을 차리고 있다. 직접 장작불로 까만 가마솥에서 몇시간 동안 보글보글 끓여서 만든 두부의 콩이 장항동 지역에서 농사한 콩이다.

▲ “콩타작에서는 들판의 야생초, 직접 지은 채소, 그리고 콩으로 만든 두부로 밥상을 차리고 있다”고 하는 김이봉 대표.
 

고소한 두부를 쑹쑹 썰어 넣은 두부전골에는 배추, 표고버섯, 느타리버섯, 팽이버섯, 쑥갓, 대파 등에 전용 육수로 끓였다. 곁들이는 기본 찬은 김치 볶음 두부 쌈, 알타리 김치, 찬바람을 먹고 자란 부추 겉절이, 밭둑에서 방긋 고개내민 칼슘이 풍부한 채소가 되는 비름나물 무침, 무엇보다도 쓴 맛으로 입맛을 돋우는 개망초(담배나물)의 어린 순을 조물조물 무쳤다.

전쟁을 겪은 세대들에겐 추억의 먹거리를 주고 있으며, 위장을 편안하게 하는 밥상 위의 영양덩어리이다. 나뭇가지에서 파릇하게 올라오는 가시오가피 순도 상큼하게 무쳤는데, 뼈 골절, 관절염에 도움 되는 고마운 식품으로 누구에게나 사랑받고 있다.

중풍을 예방하는 방풍나물, 머위대 나물도 함께 곁들였다. 그 계절에 나는 채소를 이른 아침에 수확하고 들판에서 얻어낸 야생초로 차린 밥상이 된다. 시크릿가든 같은 음식점이지만 한번 맛을 본 이들이 다음엔 손에 손을 잡고 오는 명소가 됐다.

강원도가 고향이 되는 주인장은 토속의 맛으로 손님상에 내고 있고, 때로는 몸을 따뜻하게 하고 혈액을 맑게 하는 쑥을 뜯어서 쑥밥, 알토란을 넣은 밥, 자색고구마 밥 등 남들이 하지 않는 영양밥을 짓고 있다. 콩타작 정식은 황태고추장무침 들기름에 구운 두부구이, 농사한 채소들을 듬뿍 넣은 청국장으로 차리고 있다.

이른 봄에 돋아나는 더덕 순 겉절이도 기본 찬이며, 더덕 고추장 무침도 나간다. 농번기에는 더덕 껍질을 벗길 수가 없어서 안나갈 때도 있다. 뚝배기 순두부는 천연 간수와 전통 방식으로 만든 가마솥 순두부가 뚝배기로 나가며 취향에 따라 양념장을 넣고 먹는다.

얼큰이 순두부는 전용 다대기 양념장으로 보글보글 끓였고, 매콤한 맛이 일품이다. 남다르게 부지런한 주인장의 노력으로 직접 부화하여 키운 오골계 백숙은 하루 전에 반드시 예약해야 된다.

▲ 오골계 본연의 맛을 살리기 위해 한약제가 들어가지 않았고, 한끼 보약처럼 몸을 좋게 한다. 멀리서 단골도 고양의 직장인들도 호수공원을 건너와 콩타작의 맛을 느끼기 위해 먼길을 마다하지 않고 들르고 있다.

오골계 본연의 맛을 살리기 위해 한약제가 들어가지 않았고, 한끼 보약처럼 몸을 좋게 한다. 이곳은 MBC 직원들도 전화하고서 호수공원을 건너와서 점심을 먹고 가는 진풍경이 벌어지며, 조금 서둘러서 와야지 보약 같은 밥상을 먹을 수 있다. 50여 석이고, 오전 11시부터 오후 9시까지 운영, 매주 일요일은 휴무이다.

식사 후에는 장항동 들녘의 풍경과 호수공원을 산책할 수 있는 특권이 주어진다. 김이봉 대표는 “토속적인 맛에 감동하는 단골이 있어서 더 부지런히 농사해서 밥상을 차리겠다”고 했다.

콩타작

주소 일산동구 멱절길 346-41 (장항동)

주요메뉴 두부전골 28000원(2~3인) 콩타작정식 13000원(1인/2인 이상 주문)

뚝배기순두부 7000원(1인) 얼큰이순두부 7000원(1인)

문의 031-902-0885

박영선 기자 ysun6504@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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