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사동 길상사 사찰음식 강좌

일산 식사동에 위치한 길상사(주지 보산 스님)가 6월 4일부터 12주 과정으로 사찰의 지혜가 담긴 ‘사찰음식 강좌’를 연다.

건강한 삶, 건강한 음식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면서 최근 사찰음식이 각광받고 있다.

사찰음식은 스님들의 수행식이면서 제철에 나는 식재료를 활용하고 화학조미료와 육식재료, 오신채(파, 마늘, 부추, 달래, 흥거)를 전혀 쓰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재료를 많이 쓰지 않으면서도 담백하고 소박한 맛이 느껴지며 몸을 건강하게 만들어준다. 육식을 많이 함으로써 늘어나는 성인병과 비만에 대한 대안으로 채식이 강조되면서 사찰음식에서 그 해법을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자연음식으로 몸을 치유하고 암도 이겨내
이번 강좌를 맡은 보련 스님(인천 경운사 주지)은 자연에서 얻어지는 건강한 재료에 최소한의 양념을 더해 재료가 가진 본연의 맛을 살리는 것에 중점을 두고 음식을 연구하고 있다. 보련 스님은 지난해 4월, 사찰음식점 ‘선원’을 개원해 자연음식을 선호하는 사람들의 입소문을 타고 인기를 얻어가고 있다. ‘선원’에서는 연밥, 연근찜, 연근튀김, 연근 장아찌, 연근전 등 연근요리를 중심으로, 오디, 산딸기 등의 자연재료 효소로 맛을 낸 음식을 선보인다.

보련 스님은 몇 번의 큰 암수술을 후 방사선 치료와 항암치료를 거부한 채 음식을 통해 암을 이겨냈다. 사찰음식으로 몸을 치유할 수 있다는 것을 직접 체험한 후 일반인에게도 소개하고자 사찰음식강좌를 하고 음식점도 열었다고 한다.

최소한의 양념으로 빚어내는 자연밥상
보련 스님은 소금, 설탕, 고춧가루를 쓰지 않고, 조선간장, 된장, 고추장, 들기름, 오디, 산딸기, 솔차, 매실엑기스, 오미자 엑기스를 이용해 요리를 한다. 스님만의 비법으로 연근으로도 곡차를 빚을 수 있다고 한다. 많은 재료를 쓰지 않으면서도 맛있는 음식을 상에 올릴 수 있는 보련 스님의 요리비법을 이번 강좌를 통해 배울 수 있다.

김치도 조선간장과 찹쌀풀을 이용해 맛깔나게 담그며, 과일을 이용해 달콤한 맛의 가지탕수를 만들어내기도 한다. 연근조림도 오디와 산딸기로 산뜻한 색깔을 연출하기도 한다.

보련 스님은 “자연 그대로의 음식은 사람의 몸과 마음에도 작용해 사람의 삶도 연꽃처럼 아름답게 가꿀 수 있다”며 자연 음식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채소를 중심으로 요리를 하지만 육류를 좋아하는 아이들을 위해서 콩고기를 이용해 먹음직스런 음식을 만들기도 한다.

일상에서 부처님의 말씀을 행(行)하다
보련 스님은 “스님들이 산속에만 머물면서 수행도량에 전념하기 보다는 사부대중들과 호흡하며 만물 생명의 일깨움을 전하는 것이 필요한 시대”라며 “유기농 음식점이건 카페건 쉼터이건 간에 불교문화의 건강한 점을 일반인들과 공유하려는 그 자세가 곧 부처님의 평범한 가르침”이라 말한다.

보련 스님은 해마다 부처님오신날이 되면 전국의 교도소를 돌면서 수용자들에게 짜장면을 대접한다. 2200명분의 면을 직접 뽑고 재료를 볶아 손수 만든다. 후원금과 스님의 사비를 털어 해오는 일이다. 법무부 소속으로 활동하며 교도소에 가서 가족들이 면회를 오지 않는 수감자들에게 영치금도 넣어주고 자비나눔과 심리상담도 한다. 경운사에서는 청소년쉼터를 운영해 어려운 청소년들과 의식주를 함께 하면서 자비를 실천하고 있다. 사찰음식점에서 얻어지는 수익금은 그런 활동에 사용된다.

어릴 적부터 오이 한가지로도 서너 가지 음식을 했었다는 보련 스님. 스님은 재료를 보면 여러 가지 요리가 머릿속에 떠오른다고 한다. 제철음식으로 만든 건강한 자연음식의 치유력을 믿고 요리를 연구하고 있다. 스님의 암 극복 비결은 매끼 챙겨먹는 된장이란다. 사찰음식을 배워 특별한 날의 요리를 만들기보다는 매일매일의 밥상을 바꿀 수 있다면 건강한 삶을 오래도록 유지할 수 있지 않을까.
우리 몸을 건강하게 만드는 보련 스님의 자연 요리비법이 6월부터 공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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