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아가씨 선발대회 찬반 논쟁

고양시 관계자는 매년 선발된 꽃아가씨의 ‘활용’을 두고 고민할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몇천만원씩 예산을 들여 행사를 하고 선발한 아가씨들이 활동할 수 있는 기회는 일년에 서너 차례뿐. 지난해에는 꽃전시회장과 경기도 도자기 엑스포 행사장에서 고양시 홍보박스에서 활동했을 뿐이다.

많은 지자체들이 지역의 특산물을 홍보하기 위해 미인대회를 개최하고 있지만 별다른 실효성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 고양시 의회 김유임 의원은 고양시는 꽃박람회를 통해 고양시 화훼산업에 대한 홍보효과를 충분히 얻을 수 있기 때문에 굳이 시민들이 행사가 열리는 지도 모르는 꽃아가씨 선발대회를 열 필요가 없다고 주장했다.

고양시는 연예인까지 동원하면서 치른 선발대회 행사 자체도 시민들로부터 관심을 끌지 못했다. 대부분의 지자체들이 축제기간 중에 관광객과 시민들을 끌어들이기 위한 프로그램의 하나로 행사를 열고 있지만 고양시는 몇몇 지역인사들만이 참석한 속에서 시청내 문예회관에서 열려 왔다.

최근 특산물 아가씨 선발대회가 사라지고 있는 가장 중요한 이유에 대해 대부분의 시민들은 미인대회를 보는 곱지 않는 시선 때문이라고 말하고 있다. 미인대회를 여성의 성 상품화로 보고 폐지운동을 벌이고 있는 여성단체의 활동이 날이 갈수록 거세지는 추세. 이 속에서 매년 TV를 통해 중계해 오던 미스코리아 선발대회가 악화된 여론과 시청률 저하를 이유로 올해 문화방송사는 중계계약 연장을 거부했다.

고양시에서도 몇 년 전부터 꽃아가씨 선발대회에 대한 문제점들을 지적하기 시작. 고양시의회에서는 99년 꽃아가씨 선발대회가 예산 낭비라는 지적과 함께 여성의 성 상품화라고 비난했다. 당시 고양시 주무부서는 그동안 계속 해오던 사업이라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히고 일부 의원들의 지적이 계속 되자 논란이 됐던 수영복 심사를 빼고 선발된 아가씨들의 활용방안을 높이는 방법으로 지난해까지 대회를 계속 열어왔다. 이때 시의회 사회산업위원회에서 관련 예산을 삭감하면서도 예결위에서 다시 예산이 편성되는 진통을 겪었다.

그러나 올해 미인대회에 대한 사회적 여론이 나빠지고 예산낭비라는 의원들의 지적이 계속되자 고양시 집행부 내에서도 대회를 계속 여는 것에 대한 회의적인 의견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고양시 강현석 시장이 꽃박람회 사무국의 업무보고를 받으며 행사에 대한 주민들의 의견을 물을 것을 지시하고 해당 실무부서에서도 전에 비해 행사의 실효성이 낮아졌다고 판단하는 분위기를 보이고 있다.

한편 고양시가 선발대회 찬반여부를 묻는 고양시 홈페이지는 응답자의 67%가 폐지를 요구하고 있는 속에서 대회를 계속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대회 유지를 주장하는 의견들은 대부분 행사진행의 문제점을 지적하면서도 개선책을 내놓으며 계속 대회를 치르기를 요구했다. ‘미인위주보다는 홍보사절로서 충분한 능력이 있는지를 심사한 후 연수를 통해 홍보요원으로 활용하자’는 의견과 ‘대회 장소를 시민들이 많이 참여할 수 있도록 꽃박람회 기간중 호수공원에서 열자’는 의견이 많았다. 반면 반대의견으로는 ‘행사예산으로 화훼농가를 지원해야 한다’는 의견에서 ‘행사가 언제 열리고 선발된 아가씨들이 무슨 활동을 하는지조차 알 수 없는 행사는 필요없다’는 의견까지 다양.

고양시는 여론조사 결과 대다수의 시민들이 선발대회를 없애자는 의견에 찬성하고 있어 대회 자체를 폐지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산업과의 정종현씨는 “많은 시민들이 반대하는 것처럼 실무자들도 이제는 굳이 시가 나서 대회를 열기보다는 차라리 민간단체에서 떠 안아 대회를 치르거나 아예 없애는 방안을 강구중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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