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상사 사찰음식강좌, 살짝 엿보기

화엄경을 보면 이 세상을 ‘연화장 세계’라고 한다. 우주보다 더 큰 연꽃 속에 들어있는 세상, 그것이 연화장이다. 법당에 모셔진 부처님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연꽃 위에 앉아계시다. 부처님이 앉아계신 활짝 핀 연꽃을 ‘연화좌’라고 부른다.

불교문화 곳곳에 연꽃이 담겨있다. 불교에서 연꽃을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세가지 이유에서 라고 한다. 첫째, 연꽃은 진흙탕 속에서 깨끗한 꽃을 피우기 때문이다. 둘째, 연꽃은 주위 환경이 지저분해도 스스로는 오염되지 않는다. 셋째, 연꽃은 자신만 깨끗할 뿐 아니라 주위를 정화시킨다. 연근요리 먹고 연꽃처럼 맑은 사람이 되어보자.

많이 먹어도 해가 없는 연근
연꽃의 줄기를 따라 물속으로 들어가면 땅 속에 공기구멍이 숭숭난 뿌리를 내리고 있는데 이것이 바로 연근이다. 오늘 요리의 재료는 ‘연근’. 보현스님은 연근이 본래 가을, 겨울이 제철이지만 ‘사찰음식’하면 ‘연근’을 떠올리기 때문에 연근요리를 알려주시는 것이라 하셨다.

연근은 성질이 따뜻하고, 맛은 달고, 독성이 없어 많이 먹어도 좋은 식품이다. 연근은 뮤신이라는 성분을 함유하고 있어 단백질의 소화를 촉진하고 위벽을 보호하는 효능이 있다. 연근을 잘랐을 때 하얗고 실처럼 가는 것이 나오는데 이것이 바로 뮤신이다. 콜레스테롤 저하작용, 해독, 수렴, 지혈작용을 한다고 알려져 있다. 연근에는 비타민 C가 풍부한데 녹말로 보호되어 열에 쉽게 파괴되지 않는다. 칼륨이 있어 혈압조절기능을 도와준다. 각종 독성물질에 대한 중화작용을 한다. 진정작용이 있어서 신경을 안정시켜준다. 연근을 많이 먹으면 위장도 편안해지고 마음도 편안해진다.

연근의 변신은 무죄!
보현스님은 연근요리를 다섯가지 알려주셨다. 연근조림, 연근전, 연근초담금, 연근샐러드, 연근잡채. 연근초담금과 연근샐러드를 해보니 이렇게 간단하게 맛있는 음식을 만들 수 있다는 사실에 깜짝 놀랐다. 연근을 얇게 썰어 오미자청을 살짝 둘러만 주었을 뿐인데 맛이 기가 막히다. 늘 간장과 설탕으로 졸인 연근조림이나 만들던 나에게 새로운 요리세상이 열렸다. 연근의 다양한 변신, 깜짝 놀라고 있는 와중에 스님은 ‘이것은 연근 요리의 일부분일 뿐’이라고 하시니 도대체 연근의 변신은 어디까지란 말인가.

연근(오디, 치자) 조림

▲ 연근조림
재료 : 연근1개, 오디 엑기스1국자, 솔차1국자, 치자2개
1. 연근을 도톰하게 썬다.
2. 치자2개를 물에 우려낸다.(2컵 분량)
3. 치자물에 썰어놓은 연근의 절반을 넣고 20분간 졸인다.
4. 솔차를 넣고 5분 정도 더 졸인다.(불은 약하게 한다.)
5. 남겨둔 연근을 오디엑기스에 20분간 졸인다.
6. 솔차를 넣고 5분 정도 더 졸인다.






연근전

▲ 연근전
재료: 연근1개, 메주콩1/2컵, 찹쌀가루2큰술, 무1/4개, 산딸기약간, 올리브유 약간, 솔차 1국자
1. 메주콩 1/2컵을 12시간 불려 믹서기에 곱게 갈아준다.
2. 콩비지 수준으로 갈은 콩에 찹쌀가루 2큰술을 넣는다.
3. 무 1/4개를 채썰어 곱게 다진다.(곱게 다질수록 좋다)
4. 다진 무를 솔차 1국자를 넣고 조린다.(15분)
5. 연근을 동그란 모양으로 썰어서 살짝 데친다.
6. 연근 위에 메주콩 갈아놓은 것을 한숟가락 얹는다.
7. 후라이팬에 포도씨유를 두르고 연근을 익힌다.
8. 익혀낸 연근 위에 (메주콩 얹힌 쪽) 조려둔 무를 한숟가락 얹고 산딸기 하나를 올린다.

저작권자 © 고양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