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시 “용도대로만 하면 적극 협조”

장항동에 MBC(문화방송) 제작시설 건립과 관련한 구체적인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던 MBC 건설기획단 측이 ‘올해 말 착공’가능성을 내비치며 고양시와 의견을 조율 중에 있어 논의가 마무리만 되면 사업 진행에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MBC 측은 일산구 장항동 869번지 1만5천여평의 부지를 대규모의 방송 제작시설을 짓기로 하고 7년 전 매입했었다. 그러나 사업 추진이 연기되면서 평당 4백만원의 토지 대금이 부지에 묶여 있어 부지를 처분할 것인지 사업을 계획대로 진행할 것인지를 놓고 고심해왔다.

실제 작년에는 MBC 건설기획단 박명규 단장과 관계자들이 황교선 시장을 방문해 부지 처리에 대한 의견을 주고받기도 했다. 당시 황시장이 조속한 사업 추진을 강력히 요구했으나 MBC 측은 ‘조금 더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명규 단장은 “작년 3월에 사업 발주직전까지 갔다가 4월에는 실제 백지화가 되기도 했었다”며 “올해 초 적극적인 검토를 거쳐 사업 시행자인 SK건설과 양해협약 정도를 체결한 상태”라고 말했다. 그러나 아직 계약을 하지는 않았으며 고양시에 허가신청도 내지 않았다며 사업 확정은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다.

박 단장과 관계자 일행은 최근 강현석 신임 시장을 면담하고 이같은 입장을 전달하고 고양시의 협조를 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청 도시건설국 박재규 국장은 “MBC의 조속한 입주를 위해 고양시가 적극적인 협조를 할 생각”이라며 “허가 신청이 들어오면 고양시의 도시계획심의위원회를 거쳐 경기도지사의 승인을 얻어야 하기 때문에 실제 사업진행은 조금 더 늦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고양시와 MBC 건설기획단 측의 협의과정 속에서 문제가 예상되는 지점은 오피스텔과 방송용 시설의 비율. 현재 MBC의 방송용 부지는 도시계획상 통신 촬영시설 용도로 권장돼있다. 이에 대해 MBC 측은 “어디까지나 권장용도일 뿐 강제할 수 없는 사항”이라며 “순수 제작센터는 20%정도로 계획하고 있는데 이 정도만으로도 현재 SBS보다 훨씬 더 큰 규모”이라고 말했다. 나머지 80%정도는 오피스텔과 상가로 방송 관계자들을 위한 시설이 될 것이라는 예상했다.

그러나 도시계획상 용도변경의 경우는 현재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 백석동 출판단지 용도변경과 같이 시민 공고 공람, 시의회와 경기도의회까지 거쳐야 되는 사항으로 고양시는 난색을 표하고 있다. 고양시 측은 “어디까지나 방송용 부지인만큼 오피스텔보다 방송 시설이 1%라도 더 많아야 시민들이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며 “그것만 협의가 완료되면 다른 부분에서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고양시의 문화적 기반과 분위기 조성에까지 폭넓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되는 MBC 방송 시설 건립이 어떤 선에서 합의를 끌어내고 첫삽을 뜨게 될 것인지 시민들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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