③ 다시 찾아야 할 고양시 문화유산 - 북한산 산영루

▲ 1896년 독일인이 찍은 산영루 주변 사진. 사진 왼쪽 가장자리에 산영루가 보이고 오른쪽 가장자리에 ‘어제 비각’이 보인다. 현재는 산영루와 ‘어제 비각’ 모두 사라졌다.

깊은 생각 끝에 궂은비를 무릅쓰고 새로 쌓은 북한산성에 올랐도다 / 새벽에 남문을 나오자 북소리와 피리소리가 울려 퍼지네 / 날랜 기병 수천 명이 대오를 나누어 호위를 하니 / 훈풍이 불어오는 가운데 해는 길어 어느덧 여름이 되었구나

이 시는 숙종이 제위 38년(1712년) 4월초 북한산성에 행차해 성첩을 두루 관람하고 북한산 일대의 험준함에 감탄해 지은 시 6수 중 일부다. 숙종이 직접 쓴 시 6수는 빗돌에 새겨 놓았고, 이를 보호하는 비각도 세워졌다. 바로 ‘어제 비각’이다.

‘어제 비각’은 ‘북한산 산영루지’의 일부를 구성하는 비각이다. 산영루와 그 주변은 산영루 10칸, 사정 6칸, 동장대 3칸, 어제 비각 1칸으로 구성돼 있다는데 이 중 숙종의 시 6수를 빗돌에 새긴 ‘어제 비각’은 산영루 10칸으로부터 동쪽으로 30m 떨어져 있다.

그런데 이 비각은 완전히 사라진 상태다. 고양시는 역사복원사업의 일환으로 ‘산영루 복원사업’을 추진하고 있지만 ‘어제 비각’의 복원까지는 계획하고 있지 않다.

그러나 숙종의 자취가 남아있는 ‘어제 비각’까지 복원을 해야 산영루의 복원이 완성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은만 전 고양문화원장은 “산영루뿐만 아니라 문화적 가치가 충분한 ‘어제 비각’에 대한 복원도 필요하다”며 “숙종의 자취가 서린 어제 비각 1칸을 복원하는 데 드는 예산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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