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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의 생명력 중히 여기는 ‘친환경 농사꾼’대장동 ‘찬우물농장’ 이상린 대표
  • 박영선 기자
  • 승인 2013.07.25 13:06
  • 호수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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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땅의 생명력을 생각하는 이상린 대표는 토양이 제대로 숨을 쉴수 있도록 ‘비닐멀칭’을 사용하지 않는다.

대장동 ‘찬우물농장’ 이상린(47세) 대표는 밭농사를 짓기 위해서 토양에 비닐을 덧씌우는 ‘비닐멀칭’을 하지 않고 농사를 짓는다. “생명을 먼저 생각하는 도시농업을 실천한다”는 신념 때문이다.

남들의 시선과 고정관념보다는 땅의 생명력을 먼저 생각하는 이 대표의 굳은 신념이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비닐멀칭’은 농사를 편하게 짓게 해주기도 하지만, 환경오염을 유발시키기도 하는 주범이다. 다시 작물을 심기위해 밭을 뒤엎는 작업인 ‘로터리’를 할 때면 멀칭에 사용된 그 반짝이는 비닐들은 대부분 말끔히 수거가 안 되고, 다시 땅속에 묻히게 된다. 이로써 토양이 오염되고 밭의 표면을 덮어 흙이 제대로 숨을 쉬지 못하게 된다. 사람도 비닐을 뒤집어쓰면 숨이 막히는데, 말 못하는 토양 역시 당연히 생명력을 잃게 된다.

이와 같은 사실을 알고 있음에도 오랫동안 농사를 지어온 농업인들은 비닐을 써야 풀이 나는 것을 방지하고, 땅을 촉촉한 상태로 유지할 수 있으며, 풀을 좀 더 쉽게 잡을 수 있다고 여긴다. 그러나 비닐은 지열을 높이고, 흙 속 미생물의 호흡을 방해하며, 결국은 땅이 지닌 근본적인 생명력과 힘을 약화시킨다.

1954년 무렵부터  산업화의 발달로 비닐 필름이 농업에 이용되기 시작하면서 하우스 터널 등이 눈부시게 보급됐다. 특히 비닐하우스는 보온력이 높아서 급속도로 발전해 현재 가장 중요한 원예시설이 됐고 채소류의 재배에도 가장 많이 쓰이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시설하우스로 재배할 때는 비닐을 사용하더라도 밭작물에는 가능하면 ‘비닐멀칭’보다는 짚과 낙엽 등으로 멀칭하는 방법이 친환경적이다.

취재기자가 다양한 농법을 관찰하며 취재한 느낌도 이러하다. 이상린 대표는 화정역 인근 찬우물이 샘솟던 곳에서 배 농장을 운영하던 조부의 손자로 태어났고, 건국대학 농화학과를 졸업했다. 화정초교 건너편에는 작고하신 부친께서 남긴 3000평의 가족땅이 있는데 회원제로 주말농장을 4년 동안 운영했다.

광명에서 자영업을 하던 이 대표는 땅의 향기가 그리워서 고향인 이곳으로 귀농을 결심해 1년 전부터 야심차게 생명을 일구는 친환경 도시농업을 추구하고 있다. 그 생명을 귀하게 여기는 자세는 모든 밭작물에 ‘비닐멀칭’을 사용하지 않고, 무농약·무화학 비료를 원칙으로 하는 농법의 실천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 대표의 이러한 실천에 대해 주변 선배 농업인들은 ‘밭농사 일을 망치려고 하냐’는 우려의 목소리를 보냈다. 그러한 걱정을 뒤로한 채 이 대표는 수미 품종을 심은 감자에 웃거름을 주고, 논이나 밭 가장자리에 경계를 이룰 수 있도록 하는 ‘두둑’을 두툼하게 덮었다. 감자 모종은 튼실한 나무처럼 땅에 더 뿌리를 잘 내렸고, 풍부한 양분을 흡수했다. 이번 장맛비가 오기 전에 풍성하게 수확된 감자는 좀 작지만 담백하고 부드러운 맛을 한껏 자랑했다. 고구마 또한 비닐멀칭을 하지 않고, 농촌진흥청에서 개발해 당도가 호박고구마보다 높은 연황미 품종을 심었다. “가을 무렵에 수확될 고구마가 기다려진다”고 하는 이 대표.

주말농장에 참여하는 회원들도 처음엔 ‘비닐멀칭’을 선호했지만, 이 대표의 작물들을 보고나서는 점차 생명을 귀하게 여기는 자세를 이해하며 뜻을 함께했다.

이 대표가 운영하는 ‘찬우물 농장(cafe.naver.com/coolwell)’에는 어린이 농부학교도 열리고 있다. 초등학생들이 생명을 살리는 생태놀이를 자연 속에서 배우며 직접 배양토를 만들기도 한다.

이 대표는 또한 독일전통가구를 만드는 ‘헤펠레 DIY 과정’을 수료하면서 이곳 농장에서도 목공수업을 진행한다. 튼실한 작물이 성장하고 있는 이곳은 인근 아파트에서 모아진 낙엽과 직접 만든 EM으로 유기질이 풍부한 토양으로 변했다. 이러한 곳에서 성장한 채소들은 ‘제철꾸러미’로 만들어져 고양의 소비자들에게 전달되고 있다. 농장에서 토종 씨앗 ‘채종포’를 운영하고 있는 이상린 대표는 “우리 환경과 우리 입맛에 맞는 토종을 살리기 위해 마음을 쏟는다”고 말했다.


 

박영선 기자  ysun6504@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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