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영동 끝자락 ‘정진목장’ 사재남 대표

▲ “부부가 함께 오손도손 소를 키워서 더 힘이 난다”고 하는 사재남 대표와 아내 조정애씨.

고양시 주최 고양축협과 고양낙우회가 추진한 제3회 아름다운 젖소 선발대회가 지난 6월 호수공원 꽃전시관에서 열린 적이 있다. 이 대회에서 정진스벤562호가 그랜드챔피언을 차지했는데 목장주가 바로 사재남(49세) 대표다.

사 대표가 실업계고등학교 축산과 1학년이던 무렵 부친이 1개월 된 송아지 2마리를 실습용으로 구입해줬다. 그때는 송아지 1마리가 30만원으로 꽤 비싼 금액이었지만 소를 키우는 재미가 쏠쏠했다.

이때부터 사 대표는 소를 키우기 시작했는데 2마리를 키워서 팔고 또 구입하여 키우기를 반복했다. 17년 전 내유동에서 지영동 하천부지로 옮겨 온 사 대표는 다시 지금의 농경지 옆 지영동 끝자락으로 옮겨왔다. 이곳 1200평 목장에는 110여 마리의 젖소들이 자라고 있다. “요즘엔 송아지 가격이 많이 떨어져서 안타까움이 크다”고 하는 사 대표.

수송아지 1마리가 짜장면 2그릇 값이고 암송아지는 1번 수정(3~5만원)에 드는 정액 값에 해당될 따름이다. 이러한 어려운 현실 속에서도 사 대표는 묵묵히 젖소를 키웠다. 그러던 중 아름다운 젖소 선발대회에 출품해 그랜드챔피언을 수상한 것. “목장을 옮기던 중에 하천 부지에서 쫓겨났던 수모를 겪는 등 갖은 고생이 모두 눈 녹듯 녹아내렸다”고 하는 사 대표.

더군다나 출산 2개월을 앞둔 젖소를 출품했는데, 체형, 유방, 외모, 발굽과 다리의 아름다움을 인정받아 챔피언의 영광을 안았다. 행사 후 휴식기에 들어갔던 챔피언을 수상한 젖소가 이번 8월 3일에 하루 동안 진통을 겪고서 암송아지를 건강하게 출산했다. “무더위가 기승을 부릴 때 새끼를 낳아서 걱정했는데 순산하여 기쁘다. 종합 영양제로 링거주사를 어미에게 주고 건초로 위가 편안하도록 급식을 해줬다”고 하는 사재남 대표.

요즘 같은 무더위에 사람도 감당하기 어려운데 소들을 위해 이곳 농장에서는 더위 예방 차원으로 천정에 스프링클러로 열을 차단하고 대형 선풍기로 더위를 식히고 있다. 소는 땀구멍이 입과 콧잔등 부근에만 조금 있을 뿐 대부분 없어서 더위에 약하다. 목장의 주 급식원은 볏짚, 알팔파, 연맥 등의 건초로 10년 넘도록 자가배합사료를 먹이고 있다. 이러한 공급원은 풍부한 영양과 높은 소화율로 우유가 잘 나오는 장점을 지니고 있다.

사 대표는 “소를 키우기까지 고충이 많았다”고 한다. 4년 전 하천부지 옆에 있을 때는 목장에 화재가 났었고, 다행히 우사만 타고 소들은 무사했다. 지금의 자리로 와서는 비용이 부족해 논경지에 우사 1동을 지어서 시작했고, 조금씩 매꾸면서 자리를 잡아가던 그 무렵에 물난리로 소 먹이가 모두 잠겼던 적이 있다. 또한 법정 전염병인 브루셀라에 걸려서 100여 마리, 지난 구제역 때는 70여 마리를 묻는 아픔을 겪었다.

이러한 우여곡절 끝에 2년 전 다시 빈 우사를 보수해 소를 채워 넣었다. 사 대표는 아내와 함께 일하느라 아이들이 유치원가기 전까지 남매를 사료통에 넣고서 일한 적이 있다. 현재 딸은 16세, 아들은 14세로 훌쩍 자라서 틈나면 대견하게 목장일을 돕고 있다.

사재남 대표는 “이번에 출품한 농가들과 기쁨을 함께 나누고 싶고, 축산 농가들이 더 신명나게 일할 수 있는 날이 왔으면 한다”고 소망을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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