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목! ‘GYMC어울림영화관’ 다큐영화 <그리고 싶은 것>

▲ 위안부 피해 심달연 할머니(앞줄 가운데)의 과거 증언을 토대로 오늘의 작가 권윤덕(뒷줄 가운데)이 그린 <꽃할머니>그림책을 미래세대의 주인공인 어린이가 심할머니께 헌정했다. 역사의 증인이 사라지면 거짓이 진실로 바뀔 수도 있다. 과거를 기억하고 연대를 통해 문제해결의 실마리를 풀어나가야 할 첫 출발점은 우리 모두의 공감이다.

 지난 11일에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녀 할머니가 향년 87세로 세상을 떠났다. 이 할머니의 별세로 이제 공식 등록 위안부 피해자 234명 중 생존자는 57명으로 줄었다. 고양시에서도 약 13만 명에 달하는 시민들이 위안부 피해자 문제해결을 촉구하는 서명운동에 참여했고, 지난달 말에 그 마음을 담은 서명부를 반기문 UN 사무총장에게 전달하는 등 사회적으로 적지 않은 움직임이 있어왔지만 피해 할머니들의 근본적인 문제해결은 요원하다.

국가가 저지른 성폭력 vs 개인의 슬픈 과거 이야기
“위안부 할머니의 이야기가 담긴 그림책이 출판되는 그 과정을 기록하는 것 자체가 의미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다큐멘터리 ‘당신이 모르는 위안부 이야기 <그리고 싶은 것>’의 권효 감독도 사실 영화를 찍기 전에는 위안부 문제에 대해 큰 문제의식을 가졌던 건 아니었다고 고백한다. 제주도에 사는 고모의 친구가 <꽃할머니> 그림책 작업을 진행하는 권윤덕 작가의 친구였던 것이 운명적 인연이었다.
2007년부터 한·중·일 작가들은 ‘평화’를 주제로 한 그림책을 동시에 출판해보자고 의기투합했다. 그런데 유독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심달연 할머니의 증언을 토대로 한 일본군 위안부 이야기를 다룬 그림책은 출판이 순탄치 않을 거 같다는 이야기를 전해 듣고 권 감독은 카메라를 들고 나섰다. 권윤덕 작가의 스케치를 두고 일본 우익의 반발을 거론하며 한국, 일본 작가들이 치열한 논쟁을 벌였다. 시간은 흘러만 가고 그림책의 완성은 기약이 없고, 함께 ‘평화’를 그리자고 했던 일본 출판사는 무기한 출판 연기를 통보한다. 국가가 저지른 성폭력인가? 개인의 슬픈 과거 이야기인가? 이 영화는 위안부 문제에 대한 한·일 간의 역사인식을 극명하게 보여주며 우리 자신을 돌아보게 만든다.

변화의 첫 출발점은 공감이다
1995년 변영주 감독의 다큐멘터리 <낮은 목소리>  이후 20년 가까운 시간이 흘렀지만 위안부 문제의 해결을 위한 실질적 진전은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권 감독이 카메라를 들고 나선 이유는 분명했다.
“이 영화를 통해 사람들 사이에서 위안부 문제에 대한 공감대가 더 커지고 나아가서는 역사인식을 더 많이 공유하면 좋겠어요. 변화의 첫 출발점은 공감이니까요.”
권감독은 <인권의 발명>이란 책을 읽으면서 유럽에서 인쇄술이 발명된 이후에 비로소 인권의식이 싹을 틔웠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고 한다. 인쇄술 덕분에 일반 평민들이 소설을 읽기 시작하면서 사람들의 감정이 공유됐고, 범죄자에 대한 공개처형이나 교수형에 대한 거부감이 생기면서 인권의식이 생기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그는 위안부 문제의 해결은 이미 수십 년의 세월이 지났지만, 앞으로도 단기간에 해결될 수 없을 것으로 본다. 권감독은 한·중·일에 살고 있는 아이들이 서로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이 먼저 해야 할 일이라고 믿는다. 그가 앞으로도 카메라 돌리는 것을 멈추지 않겠다는 이유도 거기에 있다.

과거를 기억하지 못하면, 과거를 반복하는 운명에 처한다
지난 15일 광복 68주년이 되는 날 <그리고 싶은 것>상영관을 찾은 박원순 서울시장은 영화를 본 후 “역사의 증인이 사라지면 진실은 거짓이 됩니다”라고 말했다. 미국의 철학자 조지 산타야나는 “과거를 기억하지 못하는 자는 과거를 반복하는 운명에 처한다”고도 했다. 광복의 달 끝자락에 냉정하게 과거를 기억하며, 어둡고 불행한 과거를 반복하는 운명을 거부하고 진실의 공감을 찾아 나서보자.

영화 <그리고 싶은 것> 
다큐멘터리 / 전체관람가
감독 : 권효
출연 : 권윤덕, 심달연, 타시마 세이조
상영일시 : 8월 23일(금) 10:30/ 14:00/ 19:30
                  24일(토) 10:30/ 14:00
                  30일(금) 10:30/ 14:00/ 16:30 권효 감독 초청/ 19:30
                   31일(토) 10:30/ 14:00/ 16:30
문의 : 031-960-9756, www.gymc.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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