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르신들 손맛 담긴 ‘한술애’ 도시락

▲ <사진 위로부터> 국이 포함된 도시락 8000원, 공장식사 5000원, 미니햄버거 3500원, 과일도시락 4500원

도시락 인기가 치솟고 있다. 긴 불황에 주머니가 얇아진 직장인, 혼자 밥을 챙겨먹어야 하는 나홀로족에게 도시락은 든든한 한 끼다. 팬들이 좋아하는 연예인에게 보내는 이른바 ‘조공 도시락’같은 예외도 있지만, 대부분 가격도 착하다. ‘한술애’ 도시락은 여기에 2% 부족한 ‘엄마 손맛’도 채웠다.

한술애(한 숟가락의 사랑) 도시락은 고령자친화형 전문기업인 딜리셔스 플랜이 만든다. 2011년 12월 문을 연 딜리셔스 플랜은 여느 식품제조 업체와는 다르다. 고령화 사회에 맞춰 노인에게 단순 노동이 아닌 지속적인 일자리를 제공하자는 목적으로 고양시가 1년여를 준비해 설립했다. 보건복지부(2억8000만원)와 고양시(3억원)가 투자하고, 자립형 노인일자리 사업을 꾸준히 펼쳐온 고양시덕양노인종합복지관이 책임운영을 맡았다. 따라서 이윤을 앞세우기보다는 공익기업의 역할에 충실한 기업이다.

딜리셔스 플랜의 조리장 담당 종업원은 영양사를 제외하곤 모두 60세 이상 어르신들이다. 평균 연령 70세를 넘는 11명의 어르신들이 조리, 포장, 배송 업무를 담당한다.

“사회 뒷전으로 물러나지 않고 당당하게 일한다는 자부심이 대단하다”는 게 덕양노인종합복지관 사회복지사 김지선 주임의 말이다.

주문 받고 식자재 발주, 익일 배송 원칙
덕양구 사리현동에 있는 조리장은 위생장화를 신고 소독발판을 지나야 출입이 허용된다. 청결한 조리복과 위생모 착용도 필수다. 조리장 바닥, 조리대, 세척기 등 내부는 윤이 날 정도로 깔끔하다. 식기는 1차 소독을 거쳐 고열 소독장치에 보관된다. ‘안전한 먹을거리’란 믿음을 주기에 충분한 위생상태다.

수십년 동안 가족 건강을 챙겨온 어르신들의 손맛이 밴 반찬은 맛이 깊다. 영양사가 식단을 짜 균형 있는 한 끼로도 손색 없다. 화학조미료를 전혀 쓰지 않고 신선한 식재료를 고집하기 때문에 경쟁력도 있다. 대량으로 만드는 도시락과는 사뭇 다르다.

이송현 총괄실장은 “주문이 들어오면 식재료를 발주해 조리를 하기 때문에 익일 배송이 원칙”이라며 “도시에 사는 자식, 손자를 생각하며 싸는 어머니의 마음이 담긴 도시락”이라고 소개했다.

계절김치, 원하는 만큼 주문 가능
딜리셔스 플랜은 당초 지역아동센터 단체급식을 주요 사업으로 출발했다. 하지만 최근 지역아동센터 수가 줄면서 개인·단체 도시락 판매 등 새로운 판로 모색에 나섰다. G마켓, 옥션, 11번가 등 오픈마켓에 이어 이달 말부터는 홈쇼핑에서도 판매한다. 공장과 사무실 배달도 한다. 10인 이상 주문할 수 있으며 가격은 5000원(반찬 4가지). 행사 도시락은 4000~8000원(10인 이상)이다. 수익금은 노인과 경력단절 여성의 일자리 창출을 위해 쓰인다.

이 총괄실장은 “기존 김치업체에서는 판매하지 않는 계절김치도 고객이 원하는 만큼 주문 받아 판매할 것”이라며 “소비자에게는 믿고 먹을 수 있는 도시락을, 어르신들에겐 안정적인 일자리를 제공하는 공익기업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주문·문의 031-968-89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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