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권오상, The Sculpture 2, 2005, painted bronze, 462x220x113cm

자동차의 속도감을 한껏 만끽할 수 있는 자유로를 지나 헤이리 예술마을에 들어서면 자연의 속도를 따라 시간이 멈춘 듯하다. 이런 느림을 지향하는 BSSM 백순실미술관에서 이번에는 가장 빠른 조각을 선보인다. 0의 속도를 지닌 조각이 탐할 수 있는 가장 빠른 속도의 사물, 슈퍼카와 경주용차를 보여주는 권오상과 테츠야 나카무라의 작품을 통해 이 전시는 조각에 관한 물음에 현대사회를 투영시킨다. 


두 한·일 작가, 권오상, 테츠야 나카무라의 조각에 대한 새로운 해석
이 전시는 날카로운 광택에 몰두하는 테츠야 작품과 손으로 만져가며 채색한 회화적인 표면이 두드러진 권오상의 조각을 대비시키며 조각의 표면에 초점을 맞춘다. 무거운 덩어리로서의 조각이 표면의 시각성을 통해 가벼워지고 미끄러지듯 0의 속도로부터 벗어나게 되는 것에 주목한다.

여기서 속도감은 물리적이기보다 심리적인 것으로 수없이, 무척 빠르게 다가오고 멀어지는 현대사회 이미지들의 그것과 닮아있다. 속도를 낼 수 없는 조각에 이미지의 속도를 오버랩시키는 두 작가의 작품으로 이 전시는 동시대 조각에 관한 질문을 현대사회에 안착시킨다. 오늘날 모든 것은 손에 채 잡히기도 전에 눈앞에서 빠르게 스쳐가고 미끄러져 간다. 멈춰져 있는 조각도 이미지의 속도를 업고 달리기 시작한다.

▲ 테츠야 나카무라, Replica Custom GTR, 2002, polyurethane paint on FRP, 480×250×134cm

람보르기니부터 제트기까지 ‘속도’를 상상하는 11여 점 전시
슈퍼카를 브론즈로 만들었다는 사실로 화제를 모았던 권오상은 그의 람보르기니를 전시장 밖 야외중정에 설치하여 자연의 속도와 대비된 모습을 보여주며 Lotus자동차 잡지로 만든 대형 Flat 신작을 새롭게 선보인다. 속도의 진화를 모토로 실제 경주용차나 제트기를 닮은 GTR같은 작품에서 더 빠른 것을 향한 상상의 형태로 이동하는 테츠야 나카무라의 신작과 더불어 총 11여 점의 작품이 전시된다.

일정 9. 7 (토)–11. 3 (일) 월요일 휴관  작가 권오상, 테츠야 나카무라
위치 파주시 탄현면 법흥리 헤이리예술마을 1652-140 
문의 031) 944-6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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