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교동 맛집, 밀누리함초들깨칼국수

‘살캉살캉 씹히는 게, 면이 다르네.’

밀누리함초들깨칼국수 박여일 대표가 꼭 듣고 싶은 말이다. 45년 동안 면을 만들어온 이로서의 자신감이고 자존심이다.

밀누리함초들깨칼국수 문을 열기 전, 그는 두 달 동안 지금의 가게에서 무료 시식회를 했다. 버는 돈 없이 가게 임대료를 내면서도 ‘맛있는 면발’을 찾아내기 위해 고집을 부렸다.

“들깨에는 오메가3 같은 영양분이 풍부해 칼국수에 들깨가루를 넣는 음식점이 많아요. 하지만 면발은 대개 거기서 거기에요. 건강하면서도 특색 있는 면발을 고민하다가 함초면이 떠올랐죠.”


‘바다의 산삼’으로 불리는 함초의 학명은 퉁퉁마디. 갯벌에서 자라는 1년생으로, 바닷물의 소금기를 간직한 특이한 식물이다. 짠맛이 나지만 칼륨 등 미네랄이 풍부해 최근 소금 대체품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요즘엔 체지방을 분해해 다이어트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몸값이 더욱 뛰고 있다. 항산화 효능, 혈압 조절, 당뇨혈당치 저하 등에 관한 연구도 꾸준히 이뤄지고 있다.

전남 무안에서 함초농장을 운영하는 친구 덕분에 그는 오래 전부터 함초의 진가를 알고 있었다. 짭조름하면서도 뒷맛이 깔끔한 함초의 짠맛도 식재료로서 매력적이었다.


쫄깃하고 부러운 함초면발
이 집 면의 첫맛은 부드럽다. 함초가루를 넣어 반죽한 후 하루 정도 숙성하는 과정에서 함초가 반죽을 부드럽게 한다. 그러나 속맛은 쌀떡을 씹는 것처럼 쫀득하다. 함초 때문에 밀가루 냄새도 없다. 그가 원하던 바로 그 면발 맛이다. 

함초면은 반죽부터 만만찮다. 함초가루가 워낙 가벼워-그의 표현대로라면 솜털 같다- 밀가루와 골고루 섞기가 쉽지 않다. 함초가루와 밀가루를 얼마나 잘 섞느냐에 따라 면발의 맛이 달라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일식 소바집 주방에서 면을 처음 접한 후 30년 넘게 국수공장을 운영하면서 국내 생면 시장을 개척했던 그였기에 만족스런 면발을 얻는 과정은 더 까다로웠다.

“면 마니아라면 면발의 차이를 느끼죠. 그냥 맛있는 게 아니라, 뭔가 다르다는 느낌을 주고 싶었어요.”
국물은 양파, 파, 마늘, 멸치, 닭날개 등 8가지 재료를 넣고 푹 끓인 육수에 들깨가루를 넣어 맛이 깊고 진하다. 면을 먹고 난 후 숟가락으로 국물을 떠먹다보면 마치 들깨죽을 먹는 듯하다. 속이 든든하다. 보양식이 따로 없다.


천연조미료 역할도 톡톡히
함초는 그 자체에 짠맛이 있기 때문에 면을 반죽하거나 국물을 낼 때 간을 적게 한다. 덜 짜게 먹자는 요즘 경향에 부합하는 요리법이다. 짠맛을 첨가하는 게 아니라 식재료 본연의 간을 이용한 것이어서 재료와 재료의 맛은 자연스럽게 어우러진다.

들깨칼국수뿐 아니라 이 집 음식에는 모두 함초가 들어간다. 인기 메뉴인 주꾸미 요리에도 함초가 들어가 뒷맛이 텁텁하지 않고 깔끔하다. 함초로 간을 한 김치는 간간하면서 감칠맛이 난다. 해초의 일종인 함초가 천연조미료 역할을 하는 셈이다.


맛에 자부심 느끼는 음식점 함께하고파
‘딱 다섯 분만 오세요.’

박 대표는 함초 요리를 널리 알리고자 밀누리함초들깨칼국수 프랜차이즈점을 모집하고 있다. 음식점 규모가 그리 크진 않지만, 맛만큼은 경쟁력이 충분하다는 판단에서다. 대로변에서 벗어나 있는데도 한번 다녀간 손님은 다시 찾아올 정도로 맛을 인정 받았다. 그가 함초가루와 요리법을 제공하고 있는 잠실 함초들깨칼국수도 현재 성업 중이다.

“한 달 동안 매일 여기에 와서 맛보고 살펴본 후 결정해도 돼요. 근사한 인테리어 대신 맛에 대한 자부심으로 승부하고 싶은 소자본 창업자들을 환영합니다. 더 많은 사람들이 특별한 면발을 맛보고 함초로 건강도 챙겼으면 해요. 고양시에 그런 음식점을 다섯 군데만 두고 싶습니다.”

메뉴 함초들깨칼국수 6000원, 함초홍합칼국수 7000원,  함초콩국수 7000원,  함초냉국수 7000원, 
         얼큰콩나물쭈꾸미 1만6000~3만3000원, 불쭈꾸미 1만6000원
문의 031-962-6776 / 010-5267-0276
위치 고양시 덕양구 주교동 586-9 (고양시청 옆)
영업시간 오전 9시~오후 9시, 매주 토요일 휴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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