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임현주 파주시의원

6월 시의회 제명의결 통과
8.29일 고법 제명정지 판결
시민 대책위 시위 이어가
“지역언론 중요성 깨달아”
 
지난달 29일 파주시의회 임현주 의원(사진)은 서울고법에서 제명정지 효력정지 가처분신청이 받아들여져 의원직을 회복하고 의회로 복귀했다. 이에앞서 파주시의회는 6월 19일 임시회 본회의에서 ‘허위사실을 퍼뜨려 지역 정치인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임 의원에 대한 제명안을 통과시켰다. 임현주 의원은 불복하고 파주시의회를 상대로 제명의결처분 무효확인 소송과 처분에 대한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을 의정부지법에 냈다.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이웃동네에서 두달여 동안 논란의 중심에 섰던 임현주 의원을 만나보았다.

이웃해있는 고양시민들에게 상황을 간략히 설명해달라.
오래된 옛날이야기 같다. 6월 10일 윤리위 회부되고 19일 제명됐다. 윤리위 회부된 이유가 지역의 새누리당 소속 도의원에게 명예훼손으로 회부됐다는 것인데 지금도 이해가 안 간다. 이후 해당 도의원이 고소를 취하해 제명 근거가 사라졌는데도 제명 절차가 계속 진행됐다. 

일사천리로 제명이 된 이유는?
시의회 자문위원들도 안된다고 했는데 강행됐다. 개인적으로 나의 활동이 파주의 기득권 정서에 껄끄럽게 보였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러나 파주시민 전체로 보면 법과 제도에 맞는 역할을 충실히 했을 뿐이다. 처음 의원이 됐는데 상임위에서 지역균형발전 조례를 심의하는데 심의해서 처리도 안했는데 시장이 균형발전위원회를 열고, 사진도 찍고, 위촉장도 주었다. 문제제기를 해 부시장의 사과를 받았다. 
버젓이 시의회를 열고 있는데 시장이 연속해서 3번이나 출장을 가기도 했다. 파주시는 행정사무감사 때도 답변을 시장이 안하고 국과장들이 한다. 예결위 행감 때 단체장을 증인으로 출석시키지도 않는다. 그동안은 시의회 시민 방청이나 모니터링, 의회감시단이 없었다. 이번 일을 계기로 의정감시단이 꾸려졌다. 나름의 성과라고 할 수 있다.

민주당 소속인데 제명 과정에서는 당적이 상관없었다. 이유는?사실 그것 때문에 놀랐다. 새누리당과 민주당이 손을 잡고 제명을 아무것도 아니게 진행해버렸다. 쉽게 정치적 탄압에 대한 공모가 가능했던 것같다. 나도 그동안 의정활동하면서 시민단체 도움을 많이 받고 그러지는 않았다. 그러나 너무 말이 안되는 이유로 제명이 됐기에 나를 아는 사람들과 동화읽는 어른모임, 심학산지킴이, ‘파주는평화다’ ‘높낮이없는세상’ 등 지역의 일상적인 모임에서 일어나주었다. 지역에서 조용히 살던 사람들이 뭉쳐서 내가 제명된 것을 계기로 시의회에 관심을 갖게되고 지방자치, 정치 이런 거에 한발 들여놓는 계기가 됐다. 개인적으로는 너무 고통스러웠지만 오히려 좋은 결과를 낳았다고 생각한다.

파주신문과 연대도 눈에 띄었다.
이번 일을 겪으며 지방자치, 풀뿌리의회의 중요성을 새삼 깨달았다. 또 한가지가 지역언론의 역할이었다. 나의 사건을 계속 전달하고 파헤쳐준 파주신문이 없었다면 이렇게까지 끌고 오기 어려웠을 것이다. 파주시에 대한 거듭된 비판보도로 파주신문은 파주시 이인재 시장과 공무원들로부터 41건의 명예훼손과 기사게재금지 소송을 당했다. 이에 ‘임현주 파주시의원 부당제명철회를 위한 범시민대책위’가 주축이 되어 파주신문을 지키는 일을 고민하고, 시민대축제를 열었다.

고양시와의 인연도 남다른 것으로 아는데
고양파주두레생협 부이사장으로 사실 시의회로 오지 않았으면 생협 일을 계속 했을 것같다. 활동하던 단체나 사람들도 고양과 파주로 연결돼있다. 고양시의회 김경희 의원과 고양시의 여러 지인들에게 이번에 도움을 많이 받았다. 고마움을 전하고 싶다. 

파주지역에 새로운 분위기를 만들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파주가 시민운동이 미약한 편이다. 또한 토박이와 신도시 이주민들의 갈등이 있고, 공무원들은 대부분 파주출신으로 강고한 ‘형님 동생’으로 뭉쳐져있다. 대다수 시민들은 지역이나 지방의회에 관심이 없다. 처음에는 참여하고 있는 인문학 모임들에 지방자치를 주제로 던져봤으나 모임이 되지 않았다. 헤이리나 파주출판단지 등 지역에 문화예술인 지식인들이 많이 살고 있지만 정작 그들은 지역에 별 관심을 갖지 않는다. 파주시의 지원은 바라지만 공동체로 파주시를 바라보지는 않는 것같았다.
그런데 내 사건을 계기로 사람들이 조금씩 달라졌다. 한 지인이 내게 와서 “이렇게 똥통에서 일하는 줄 몰랐어. 얼마나 힘들었겠어”라고 위로를 해주기도 했다. 어디나 상식, 합리가 통하는 줄 알았는데 강고한 벽이 있다는 걸 이해하게 됐다. 고통을 받으니 안을 들여다보고, 고통을 이해하게 된다. 개인적으로는 슬픈 일이었지만 파주시민들에게 꼭 필요한 역사이었다고 본다. 

앞으로 어떤 활동을 고민하고 있나.
시민주권을 형성하는 길에 관심이 많다. 의회 전반기부터 사회적기업팀을 제안하고, 협동조합지원조례를 만들었다. 지역 시민들이 자발적인 형태로 모여 협동조합을 만들었으면 한다. 또한 지역경제, 중앙에 예속되지 않는 파주의 자립경제 모델 구상을 갖고 있다.
세 번째로 시민들의 구체적 삶을 변화시키는 아이템을 시에서 지원하는 방안을 고민중이다.  도시공원 생태교실, 노인책읽어주는 프로그램, 청소년 카페, 엄마들 방과후 교실 모임방, 가족문화, 가족 취미생활 지원 등 삶을 풍요롭게 하는 다양한 시민조직을 만들어낸다면 좋겠다. 교하 등 신도시와 외곽지역 양자를 결합시켜 새로운 발전대안을 모색하는 방안도 고민중이다.

어려운 시간을 견뎌낸 임현주 의원은 훨씬 단단해보였다. 스스로도 ‘설익었던’ 자신을 돌아보고 새로운 지방의원의 역할을 고민하고 있는 임 의원. 그는 이제 더 이상 망설임 없이 무소의 뿔처럼 당당히 걸어가고 있다.
“제명 아무나 당하는 게 아닙니다. 이번 일을 겪으면서 내 인생에 정치를 걸어야겠다는 생각을 더욱 확고히 하게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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