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산경찰서 경리계장 고상철 경위

▲ 일산경찰서 고상철 경위는 죽음 직전까지 갔던 교통사고를 겪기도 했다. 지금은 “세상에 감사하게 여기며 기타로 주위분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하고 싶다”고 말했다.

올해로 창립 68주년이 되는 경찰의 날이 오는 10월 21일 맞이한다. 모든 경찰관이 그런 것은 아니지만, 국가와 국민을 위해 희생하고 헌신하는 든든한 경찰관들도 분명 우리 곁에 있다. 그들의 노고가 있어서 우리의 일상이 평화롭기만 하다.

역경과 시련을 극복하고 경찰관 업무를 성실히 수행하고 있는 일산경찰서(서장 정수상) 경리계장 고상철(51세) 경위도 그중의 한사람이다.

“경찰관이 되었을 때 누나가 만세를 하며 격려했다”고 하는 고상철 경위. 고 경위의 친누나(고순자 경위)는 현재 인천지방경찰청 교통과에 근무하고 있다. 56세지만 카리스마가 넘치는 듬직한 여경이라고 한다.
고 경위는 누나가 서울지방경찰청에 근무하던 1993년 무렵, 누나와 동료 여경들과 함께 점심식사를 하러 가던 중 길에서 남편이 아내를 심하게 때리는 것을 목격했다. 고상철 경위는 “현장에서 누나와 동료 여경들이 남자를 제압했고, 그 모습을 보고 무역회사를 관두고 경찰의 꿈을 키웠다”고 말했다.

고 경위는 원래 부친으로부터 물려받은 한문 재능과 타고난 영어 실력으로 경찰시험에 관한 기본 준비가 돼있었다. 시험을 앞두고 보름 정도 밤을 낮 삼아 휴식 없이 오직 책으로만 독학을 했다. 그리고 서울지역 경찰관 모집이 있던 1994년 7월경 만 30세(응시자격 만 30세까지)의 늦은 나이에 응시를 해 한 번만에 합격의 영광을 안았다.

기자도 17년 전 응시를 몇 번 한 적 있어서 그 어려움을 몸소 경험했다. 실제로 경찰관 시험은 엄청 어려운데도 불구하고 고 경위는 당당히 경찰관이 됐다.

6개월 교육을 수료한 후 1995년 2월부터 서울종암경찰서에서 1년, 서울청 4기동대에서 1년을 근무했다. 이후 서울 영등포경찰서에서 1997~2007년 동안 11년, 2007~2008년 동안 양주 장흥파출소에서, 2008년 일산경찰서 마두지구대에서 근무했다. 그리고 현재는 일산경찰서 경리계장으로 일하고 있다.

1998년 영등포 남강파출소 근무 때 사복을 입고서 수배자를 찾으러 다니던 중에 택시와 부딪혔다. 고 경위는 그 때를 “운명 같은 시간이 왔었다”고 했다. 당시 사고로 앞유리를 뚫고서 튕겨져 나온 고 경위는 앞의 포크레인과 부딪히고, 다시 남아있던 차유리에 심한 목부상을 입었다.

이 사고로 고 경위는 기도와 식도 가까운 곳까지 절단됐고, 갈비뼈 오른쪽과 팔, 다리가 부러지게 됐다. 사고를 낸 택시는 이미 뺑소니를 치고 도망간 후였다. 근처 시민들의 도움으로 이대목동병원으로 후송되어 간 고 경위는 9시간동안 어려운 수술을 받았다. 중환자실에서 통증과의 고통 속에서 생과 사를 넘나드는 시간을 보냈다.

타고 있던 차가 완파돼서 모두들 생존가능성이 없다고 말했지만 고 경위는 강한 의지력으로 6개월 후 기적적으로 살아났다. 식사할 때 혀가 골고루 밀어주고 씹어주는 기능이 부족해서 젓가락으로 손수 음식물을 밀어줘야 하는 불편함을 겪으면서 소식을 했다.

이후 고 경위는 오히려 더 건강해졌고, 그 흔한 뱃살도 나오지 않았다. “어려운 시련을 겪은 후 모든 사물에 감사하고 주변을 돌아보게 됐다”고 하는 고 경위는 이후 경찰서 내 민원인 환경개선에 마음을 쏟기 시작했다. 유치장 안 벽면과 민원인 대기실 벽화 등을 비롯해 중앙현관의 조경을 기획했고, 올해 6월부터 업무를 시작하는 가좌파출소의 민원인 친화적 건물도 기획하는 등 열정을 쏟았다.

고 경위는 이 외에도 박애원, 요양원, 호수공원, 경찰서 내 작은 음악회 행사에 초청돼 기타 연주를 들려주며 행복의 선율을 아낌없이 선사하고 있다. 이번 13일에는 노래하는 분수대에서 공연을 앞두고 있다.

“김광석의 ‘일어나’를 애창곡으로 노래하며, 기타 연주와 노래가 필요한 곳이면 어디든지 달려간다”고 하는 고상철 경위. 가족들의 응원으로 피로를 잊은 채 퇴근 후에도 마두동 중학생 아빠들과 함께 ‘대디폴리스’ 활동도 함께 하고 있다.

고 경위는 성실함을 인정받아서 국무총리 모범공무원 수상, 경찰청창 표창 등을 비롯해 경찰서 내 명예의 전당에도 올랐다. 고상철 경위는 “민원인의 소리에 귀를 기울여주고 이를 해결하고 민원인과 소통하는 것이 가장 보람이 됐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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