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의 종류굴

전윤호

너를 만난 뒤
가슴에 구멍이 생겼다
한번씩 헤어질 적마다
똑똑 물방울 떨어지더니
종유석이 자라기 시작했다
네가 아주 떠나간 지금
끝이 뾰족한 거대한 석순들
천장에 주렁주렁 매달려 있다
어느 날 바람 불고
네 소식이 들려오면
내 가슴엔 지진이 일어
종유석들은 비수처럼
아래로 떨어져 박힐 것이다
오늘도 동강 바닥으로 내 슬픔 솟아오르고
늙은 뱃사공 서 있는
뗏목 하나 네게로 내려간다

1964년 강원도 정선 출생
동국대학교 사학과 졸업
1991년『현대문학』으로 등단
첫시집『이제 아내는 날 사랑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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