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고양시 뉴타운과 신승일 과장

▲ “사업이 가능한 곳은 스스로 갈 수 있도록 행정지원을 하면 되는데 문제는 매몰비용이다.”라고 말했다

출구전략따라 도시재생과로 변경
추진지역보다 해제지역 더 고민

고양시는 2005년 뉴타운사업이 본격화되면서 뉴타운사업과를 만들었다. 8년 동안 뉴타운 사업 추진에 매진해온 고양시 뉴타운사업과는 올해초 용역결과가 발표된 고양시 뉴타운 출구전략과 관련해 도시재생과로 이름을 바꿀 예정이다.
8년 동안 뉴타운과를 이끌어온 신승일 과장(54세)은 그동안의 마음 고생이 심했던 듯 “간 쓸개 다 빼놓고 살았다”며 쓴 웃음을 지었다. 최근 몸무게를 10kg 감량한 탓에 신 과장의 하소연이 안쓰럽기만 했다. 그에게 현재의 찬반 논란을 떠나서 앞으로 진행될 도시재생의 방향에 대해 물어보았다.

 


“뉴타운 출구전략 용역을 진행한 도시재생미래전략연구원에서 도시재생과로의 이름을 바꾸자고 제안해 논의 중이다. 그런데 내부적으로도 찬반이 있다. 이미지 쇄신을 위해서라도 도시재생과로 이름을 바꾸자는 사람들이 있는가하면 뉴타운 사업을 포기하겠다는 것 아니냐며 반대하는 이들도 있다. 아직은 검토단계다.”

2005년부터 시작된 뉴타운사업을 처음부터 진행해온 신승일 과장은 고양시에서는 누구보다 전문가라고 할 수 있다. 순환보직이 원칙임에도 신 과장이 8년 동안 자리를 지킨 이유이기도 하다. 초기 뉴타운사업을 지정할 때는 주민들이 ‘왜 우리 지역은 포함되지 않냐’ ‘빨리 추진해달라’며 항의를 했다고. 2006년 도시재쟁비촉진법이 생기면서 고양시도 뉴타운 사업지구를 공식 지정했다.

“그때는 다들 환호성을 질렀죠. 그러나 경제 위기가 찾아오면서 상황이 바뀌었죠. 솔직히 지금 고양시 뉴타운 3개지구 20개 구역 등 32개 구역 중 사업성이 떨어지는 곳이 많다. 60% 이상은 사업성이 떨어지고 접어야 된다고 본다. 사업이 가능한 곳은 스스로 갈 수 있도록 행정지원을 하면 되는데 문제는 매몰비용이다.”

현재 추진위 전 단계까지는 70%이상의 매몰비용을 지원할 수 있지만 조합이 결성된 곳은 아직 이렇다 할 대책이 나오지 않고 있다. 신 과장은 주민들이 동의해 해제가 결정된 원당 3구역, 능곡7구역. 능곡3구역 등은 이제부터가 문제라고 우려했다. 해제 이후의 대안이 나오지 않은 것이다.

“주민들이 원한다고 뉴타운이나 지구지정 해제만 하면 되는 게 아니다. 슬럼화 되고 낙후될 것이 뻔한 지역들인데 아직은 이렇다 할 새로운 모델을 제시하기에 한계가 있다.”

고양시는 올해 2월부터 뉴타운 해제지역에 대한 대안을 모색하는 내용의 ‘신개념 주거지 재생 모델에 대한 용역’을 진행하고 있다. 역시 도시재생미래전략연구원에서 맡았다. 용역에서는 우선 해제된 지역을 다시 세분화해 시범 사업을 몇가지 진행하는 것을 고민하고 있다. 원당3구역을 6개 구역으로 다시 쪼개어 자원하는 곳부터 우선 소규모 개발을 진행하는 것이다. 주택은 민간, 토지등소유주들이 주도하고, 도로나 공공시설 등은 공공에서 지원하는 방식이다. 

신승일 과장은 도시재생의 장기적 전망에는 동의하지만 서울시나 타 시군에서 진행하는 마을만들기 방식에는 회의적이다. 신 과장은 “올해부터 공모사업으로 진행되고 있는 경기도맞춤형 사업도 50억을 지원해준다는 것 때문에 관심을 끌기는 했지만 주차장이나 필요한 시설의 용지보상비는 지원을 안해준다. 추가 시설에만 지원을 해준다는 것인데 이런 방식의 지원들이 정작 껍질을 벗겨보면 큰 이득이 안될 수도 있다”며 경계를 나타냈다.

마을만들기 사업들 역시 “시범사업 한두개를 성공시켜 눈에 보이는 성과를 낼수는 있지만 주민들은 당장의 대안을 원하는데 모든 지역에 적용할 수는 없지않냐”고 지적했다. 신승일 과장의 우려는 지금 진행되는 도시재생 사업들의 한계를 나타내는 것이라고 볼 수도 있다. 

“이제 와서 이런 이야기 참 조심스럽지만 뉴타운 사업에 다들 너무 덥석 끼어들지 않았나싶다. 검증되지 않은 사업은 쉽게 시작하지 않았나. 그러다 보니 다시 새로운 대안을 쉽게 말하기가 어렵다. 시장님이나 뉴타운과나 지역에 무관심하지 않다. 몰라서 가만히 있는 것도 아니다. 다만 시행착오를 최소화하고 싶을 뿐이다.”

지난한 고민들을 정리해 고려대 건축대학원에서 ‘도시재생사업과 주민갈등’에 대한 논문을 준비하고 있다는 신승일 과장. 인터뷰 내내 연거푸 한숨을 쉬며 머리를 쓸어 올렸다. 지금이라도 경기가 좋아져 제대로 개발이 추진됐으면 하는 바람과 좋은 대안이 나왔으면 하는 생각이 스스로도 혼란스럽다고. 그래도 관심을 끌고 있는 고양시 뉴타운 출구전략과 경기도 최초의 힐링센터가 제대로 활동해 좋은 모델을 찾아내기를 희망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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