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밭두레패는 길놀이를 시작으로 농사놀이 16마당과 고사덕담, 지경다지기, 상여놀이, 진밭농사소리, 대동놀이 로 공연을 이어갔다

첫 서리가 온다는 상강도 지난 10월 27일, 고양문화원(원장 방규동) 야외광장이 성석동 진밭두레보존회의(회장 이재완) 전통소리공연으로 들썩들썩 거렸다. 마음을 깨우는 듯한 꽹과리 소리에 큰 잔치가 벌어지고 있는 것을 담박에 알 수 있었다.

고양시향토문화재 제42호인 성석동 진밭두레보존회에서 ‘고양600년 전통소리공연’ 제5차 발표회를 개최했다. 2013 주민자치활성화 사업의 일환으로 실시한 공연이었으며, 진밭두레보존회가 주최·주관을, 고양시와 고양문화원이 후원했다.

이재완 회장은 “2013년 주민자치활성화 사업덕분에 잊혀져가는 노동요를 복원하여 연습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며 “이를 계기로 제19회 경기도 민속예술제에서 고양시 대표로 참가해 우수상을 수상할 수 있어서 매우 뜻 깊은 한 해가 되었다”고 말했다.

포천에서 열렸던 제19회 경기도 민속예술제에 고양시 대표로 진밭두레가 참가할 때 동행해 끝까지 자리를 지키며 회원들을 격려했던 고양문화원 방규동 원장은 이 날도 회다지 때 회방아를 찧기도 하고, 처음으로 잡아본 재금도 치며 회원들 발표회에 큰 힘을 주었다. 방규동 원장은 “농사의 각 단계마다 특색 있게 구전되었던 농사소리와 지경다지기, 상여소리를 고양 시민들 앞에서 선보이게 되어 기쁘다”며, “이 공연을 준비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인 회원들에게 큰 박수를 보낸다”고 말했다.

진밭두레는 농사를 지으며 직접 두레활동에 참여 했던 70대부터 산업사회를 살면서도 마을 전통을 지키려는 40대 젊은 층까지 다양한 계층이 참여하고 있다. 또한 김병철, 신유희 고문과 이계희 수석부회장 등은 어느 두레패에서도 쉽게 흉내낼 수 없는 선소리 실력을 보유하고 있다.

이날 공연에서 진밭두레는 길놀이를 시작으로 농사놀이 16마당과 고사덕담, 지경다지기, 상여놀이, 진밭농사소리, 대동놀이의 순으로 공연을 이어갔다. 또한 신월숙, 정경숙, 김영미 명인을 초청하여 노랫가락, 양산도, 자진뱃노래 등 흥겨운 경기민요가락을 들었고 한뫼 모듬북팀(장구석 선생)의 힘찬 연주도 있었다.

숨은 보배가 여기 있었나 싶은 목소리를 가진 김병철 고문이 집터를 다지는 지경소리를 하며 고양시민을 위해 덕담을 했다. 방규동 고양문화원장, 김보연 농업기술자협회 고양시지부 회장, 김득배 고봉동 새마을협의회장을 비롯하여 공연을 보던 시민들도 행사장에 마련된 고사상에 술을 올리며 소원을 빌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관중들 모두가 함께 즐기는 대동놀이를 끝으로 진밭두레의 공연을 마무리 했다. 고사지낸 떡을 관중들과 함께 나눠 먹고, 막걸리를 넉넉히 준비하여 오고가는 이들도 누구나 한 사발씩 마실 수 있도록 했다. 진밭두레의 ‘제5차 전통소리공연’은 공연을 위한 공연이 아니라 너도나도 자연스럽게 어우러질 수 있는 그런 마을 대동잔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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