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회 고양바람누리길 걷기축제’

북한산에서 호수공원 까지 25km 
3000여명, 문화유적과 자연 경험


고양을 대표하는 상징물인 북한산에서 호수공원까지 걷는 길. 이 25km 길은 그윽한 숲길도 있고 도시의 아스팔트 길도 있으며 올해 600년을 맞는 고양의 역사를 담은 문화유적도 볼 수 있는 길이다. 지난 9일 백운대 등 봉우리 대부분이 고양땅인 북한산과 한국인이 가장 걷고 싶어하는 산책코스인 호수공원을 두발로 걸어서 이어보는 ‘제5회 고양바람누리길 걷기축제’가 고양신문·고양시자원봉사센터·고양시걷기연맹 주최·주관으로 열렸다.

▲ 중간 중간 비는 내렸지만 참가자들은 해맑게 웃으며 우산을 쓰고 우비를 입고 끝까지 완주했다.



이날 걷기축제의 코스는 북한산-삼막골-오송산-삼송역-고양고등학교-원흥동-성라공원-화정역-곡산역-백마역-강촌공원-호수공원으로 이어졌다. 이날 참가한 3000여명의 어린이, 청소년, 그리고 시민들은 긴 행렬을 지어 하루를 걸으며 고양을 좀 더 촘촘히 볼 수 있었다. 고양을 가로지르며 형성된 긴 녹지축, 도시의 숨통이 되어 주는 바람의 길을 두 발로 걸으며 고양을 좀 더 잘 이해하고 애착을 가지는 계기를 마련했다.

이른 아침 7시가 넘어서자 북한산성 입구에는 200여명의 풀코스 참가자들이 하나둘 모여들기 시작했다. 5회째를 맞이하는 바람누리길걷기축제에 작년에 참가했던 풀코스 참가자들이 적지 않았다. 행신동 햇빛마을에 사는 송만대(78세)·박희열(75세) 부부도 그 중 한 참가자였다. 송만대씨는 “작년에 참가했더니 25km 길이 너무 아름다워서 올해도 참가했다”고 말했다. 김규석(77세)씨는 작년 풀코스에 참가해서 고양신문에 나온 본인의 사진을 보여주기도 했다. 아빠인 조현기씨의 손을 잡고 북한산성 입구에 온 조은진(9세) 어린이도 내리 3년째 풀코스에 참가했다. 출정식을 끝내고 아침 8시경 유재덕 고양시걷기연맹회장의 ‘걷자’라는 구호를 신호로 25km의 대장정이 시작됐다. 삼막골에서 삼송역으로 이어지는 낮고 평평한 산인 오송산은 11월에도 울긋불긋한 단풍을 지닌 아기자기한 숲길을 열어 놓고 있었다. 이웃과 가족과 친구와 연인들이 고양의 늦가을 풍경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기도 하고 이야기꽃을 피우며 걸었다. 

▲ 걷기의 추억일까? 가을의 추억일까? 고양의 아름다운 가을에 매료되어 추억 사진 한장 찰칵.


고양고등학교에서 최경순 고양들메길 회장은 걷기축제에서 만날 수 있는 고양의 문화유산인 서삼릉과 서오릉, 고려청자 도요지, 화정동 고인돌 등에 대한 간단한 설명을 했다.

▲ 가좌초교 학생들이 힘찬 체력을 과시하며 바람누리길을 걸었다.


화정역에는 하프코스 참가자들이 가세하면서 참가 인파는 크게 늘어났다. 이날 고양고등학교 학생들이 500명이 참가한 것을 비롯해 가좌초에서 120명, 원당중학교에서 89명이 참가하는 등 어린이와 청소년들의 참가가 두드러졌다. 김명수 가좌초 교장은 “학교 차원에서 학생들에게 걷기를 장려하고 있다. 북한산을 아빠와 등반해서 인증사진을 남기게 하고 이번 걷기축제에 참가토록 해 체력인증상장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원당중학교에서도 학교차원에서 ‘사제동맹 걷기축제’ 참여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 고양을 걷는다는 것이 쉽지만은 않았지만 서로 의지하고 대화하며 25km완주의 힘찬 발걸음을 재촉했다.


정지명 대한걷기연맹 회장은 “걸어야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 우리를 걷게 하는 두 다리야 말로 최고의 의사다”라고 말했다. 정 회장은 이어 “세계 30여 개국이 참가하는 세계국제걷기연맹 총회가 내년에 한국에서 열리는데, 한국에서도 고양에서 총회가 열릴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며 이를 위해 여러분들도 염원해달라”고 힘주어 말했다.

▲ 출발전 부터 바람누리길 걷기를 기대한 초등학생들이 깃발을 흔들며 참가자들에게 힘을 주었다.


오후 3시경이 넘어서자 조그만 빗방울이 내렸지만 이날 이색 참가자들도 눈길을 끌었다. 지체장애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고양고등학교에서 호수공원까지 걸은 임석빈(50세)는 “집 주변인 후곡마을을 매일 1시간씩 걷고 있다. 중간에 포기를 하려는 생각은 없었다”고 말했다. 

▲ 공병여단 군인들은 걷기 참가자들의 안전을 위해 오송산 내리막길에서 행렬이 도착하기 전 미리 나와 안전을 책임졌다.
▲ 화정역 광장은 말 그대로 장관이었다. 세원고등학교 연극부 풍물패 단원들이 모든 참가자들을 위해 아낌없는 공연을 펼쳤다.


이날 걷기축제에는 대한적십자봉사회 고양지구협의회(회장 박미화)에서 자원봉사를 맡았고, 고양경찰서와 일산경찰서에서 안전관리를 했으며, 일산복음병원에서 응급차량을 지원했다. 이밖에 원마운트·한양문고·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일산농협·원당농협·전국한우협회 서울인천경기도지회·메가박스 일산점 등이 걷기축제를 위해 협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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