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누리당 의원들이 의장실을 점거한 채 박윤희 의장이 본회의장에 나오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이에 민주당의원과 새누리당 사이 고성이 오가는 등 소동이 벌어졌다.

 

 고양시의회(의장 박윤희)가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이하 예결위) 정족수 구성을 놓고 여야간 입장차를 보이며 새누리당 의원들이 의장실을 점거하는 사태까지 낳는 등 파행을 빚었다.

21일 오전 10시에 열리기로 한 '제182회 고양시의회 제2차 정례회'가 제 시간에 열리지 못하다가 오후 2시에서야 새누리당 의원들은 전원 불참한 채 민주당과 정의당 의원만 참석한 ‘반쪽짜리 의회’인 상태로 속개됐다.

그 과정에서 새누리당 의원들은 이날 오전 의장실 앞을 가로막으며 박윤희 고양시의회 의장이 본회의장에 출입하는 것을 막았다. 민주당 의원들도 이에 대항해 새누리당과 고성을 주고 받으며 설전을 벌이는 등 의장실 안에서 양측이 서로 밀고 밀치는 가벼운 몸싸움으로까지 번졌다.

결국 이날 오후에 열린 2차 정례회에서 ‘시정에 관한 질문’을 하기로 한 5명 의원중 김혜련·김경희·김윤숙 의원 등 야당 의원들만 시정질의를 했고 오영숙·김완규 의원 등 새누리당 의원은 참석하지 않았다. 

이렇게 고양시의회가 파행을 겪는 이유는, 예결위원 12명(새누리당 6명, 민주당 5명, 정의당 1명) 선출을 주장하는 새누리당과 11명(새누리당 5명, 민주당 5명, 정의당 1명)을 내세우는 민주당, 정의당 등 야당이 예결위 구성비율을 놓고 의견차를 좁히지 못했기 때문이다.

내년 지방선거를 앞둔 데다 금정굴 관련 ‘고양역사평화공원’ 조성사업 등 여야간 첨예하게 대립하는 예산안 심사를 앞두고, 예결위 구성비율은 여야간 사활이 걸린 문제로 떠올랐다.

이날 ‘시정에 관한 질문’을 마치자 새누리당과 민주당 등 야당은 각각 긴급 기자회견을 가지며 성명서와 보도자료를 발표했다.

 

▲ 21일 고양시 새누리당 당원들이 기자회견을 연 자리에서 박윤희 고양시의회 의장 불신임안에 대한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새누리당은 성명서에서 “본예산 예결위 구성 정족수를 12인으로 하던 관행에 따라 예결위 구성 결의안을 접수하였고 접수한 이후 박윤희 의장은 당리당략에 치우쳐 일방적으로 긴급을 요하는 의안이라고 하면서 예결위원을 11명으로 구성하는 수정안을 본회의에 직권으로 상정토록 한 것은 강력한 외압에 의한 행위로 볼 수밖에 없다”라고 주장했다. 새누리당은 또한 “고양시의회 새누리당의원협의회는 98만 시민과 함께 의회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의회운영 파행의 책임자인 박윤희 의장에 대한 불신임을 천명하고 후속 조치를 즉각 추진한다”고 밝혔다.

새누리당의 성명서 발표 이후 곧 이어 열린 민주당과 정의당도 시의회 본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야당은 보도자료를 통해 “오늘(11월21일)의 일정은 어제 본회의에서 만장일치로 새누리당 의원들도 동의한 사안이다. 따라서 새누리당이 문제삼은 ‘예결구성안’은 12월5일에 처리하도록 되어 있던 것을 새삼스레 오늘 제기한 것”이라며 “21일 아침 갑자기 의장실 출입구를 막아선 새누리당 시의원들은 예산결산특별위원회 구성에 관해서 새누리당의 의석수를 추가하는 내용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의사진행을 막겠다며 의장실을 봉쇄하고 의장을 감금하는 과정에서 일부 새누리당 의원은 정장 대신 점퍼를 입고, 욕설을 퍼붓고 고소 운운하며 몸싸움을 하는 등 시민의 대표기관으로서의 품위를 망각한 부끄러운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라고 주장했다.

 

▲ ▲ 21일 이윤승 민주당 대표의원 등 민주당과 정의당 당원들이 기자회견을 열고 ‘예결위원 11명 수정안건 상정’의 정당성을 주장하고 있다.


이렇게 예결위 구성을 놓고 벌이는 여야간 입장차가 12월 6일부터 1주일간 열릴 예정인 예산·결산 심사 직전까지 계속된다면 예결심사가 파행으로 진행될 수도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고양시의회는 현재 전체 의원 30명 중 1명이 의원직을 상실해 새누리당 13명, 민주당 12명, 정의당 3명, 무소속 1명 등 29명으로 구성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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