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동 천연염색 마을기업 ‘감쪽가치’ 채은경 작가

▲ 채은경 작가는 10여 년째 우리 전통을 이어가는 사명감으로 천연 염색을 하고 있다.

천연(자연)염색은 항균, 항습, 방충기능, 자외선 차단, 아토피 방지 등의 효과가 있다. 천연염색 기업이 경기도에서는 많지 않다. ‘감쪽가치’는 고양에서 2013년 최초로 천연염색 마을기업으로 선정된 곳이다. 천연염색은 부가가치는 높지 않지만 우리 전통을 이어가는 사명감을 인정받아 마을기업 선정위 심사위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또한 천연염색 활동이 고양 지역에만 머물지 않고, 더 넓은 곳으로 확장되기를 심사위원들은 권장했다.

‘감쪽가치’에서 일하는 채은경 작가는 “감쪽가치는 천연염색의 한 종류이며, 감과 쪽의 가치로 우리 것의 소중함을 뜻한다”고 설명했다. 채 작가는 “천연염색 마을기업 감쪽가치에는 5명의 작가들이 함께 일한다”며 “이들은 천연염색의 전통을 지킨다는 자부심이 크다”고 말했다.

지금껏 어두운 무채색이 주를 이루었던 천연염색의 색깔이 ‘감쪽가치’에 의해 현대감각에 맞게 밝고 화사한 파스텔톤으로 다양화됐다. 이에 따라 나이 든 어르신들이 선호하던 천연염색이 젊은 사람들도 선호하게 됐다고 한다. 대부분의 염색재료들은 자연에서 직접 채취하고 있다. 칡은 푸른 빛, 쑥은 연두, 애기똥풀은 노랑, 편백나무는 연한 베이지, 수련은 진초록, 쥐똥나무 열매는 은은한 먹색을 만들어낸다. 감은 익지 않은 것을 사용한다, 햇빛, 물, 바람에 의해 자연 발색되면 점점 갈색으로 바뀐다.

쪽은 주변의 재배 농장에서 재료를 구하며 생잎에 석회, 막걸리 등 부재료를 넣고 발효과정을 겪으면 가을하늘 빛깔인 쪽빛이 된다. “한웅큼의 쪽빛 천을 얻기 위해 인고의 세월과 정성이 스며든다”고 하는 채 작가. 천연 소재의 면, 린넨, 무명 등을 완성된 염료에 넣고 잘 스며들도록 손으로 수만 번을 치대며 작업하고 있다.

우리 주변의 꽃, 식물, 나무 등 모든 재료가 천연염색에 사용된다. 특히 선인장에 기생하는 벌레인 코치닐은 빨강 아이스크림과 립스틱 원료로 사용되기도 하고 염색 재료로도 사용된다. 붉나무에 기생하는 벌레집인 오배자는 은은한 회색 또는 보라색의 오묘한 빛깔을 내는데 쓰인다. 립밤(lip balm)과 피부 연고제의 원료인 자초 식물은 보라색의 고운 빛깔로 염색된다.

채 작가는 재료를 구하기 위해 초여름날 비바람이 친 뒤에 꼭 이른 아침 주택가를 돌면서 땡감을 주웠다. 채 작가는 쥐똥나무 열매를 추운 겨울날 채취하는데, 한 울타리를 훑어도 한 바구니가 나오지 않는다고 한다. 때문에 때로는 이상한 사람으로 오해받기도 한다.

이러한 정성으로 탄생된 천연염색의 의류, 스카프, 덧신, 가방, 핸드폰 케이스, 모자 등은 꽃박람회, 100대 글로벌 상품전, 소상공인 창업박람회, 고양 국제 호수만화축제 등에 전시돼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오는 12월 13일~19일 분당 롯데백화점에서도 전시될 예정이다. 또한 원마운트 1층 매표소 앞 고양시 브랜드관과 킨텍스 고양시 브랜드관에도 상설 전시되고 있다. 채은경 작가는 고양시 농업기술센터 천연염색과정을 배웠고, 2005년 무렵부터 천연염색 연구회에서 활동하고 있다. 올해 5월까지는 2년 6개월 동안 연구회 회장직을 맡았었다. 채 작가는 “우리 몸을 입히는 화사한 빛깔의 옷감으로 고양시 브랜드 상품을 키우고 싶다”고 뜻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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