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에 손톱을 깎다
유춘희

더 저질러야 할 과오가
내 안에 무수히 자라고 있다.
감히 말하거니와 나는
울음과 남루와 공복의 적자 嫡子요,
부재와 열등과 누물의 제자였다.
너무 오래 상실을 살았고
풍문으로 세계의 운명에
개입해왔다. 세상에 대한 모든
혐오는 왜 그처럼 단단한가

밤이면 부쩍
이 오래된 혐오를 할퀴고 싶다.


1963년 충청남도 직산 출생. 1993년 월간 시 전문지 <현대시학>에 [이사]등의 작품을 내놓으며 시인으로 등단한다. 시집 '내가 사랑한 도둑'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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