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국제고 3학년 원유석 군이 수능 만점을 맞아 화제다. 국어B, 수학A, 영어B, 탐구(한국사, 경제), 제2외국어(한문) 총 5개 영역 전과목에서 만점을 받았다.

그동안 대다수의 수능만점자들은 인터뷰에서 “학교 공부를 중심으로 학원 안다니고 열심히 공부했어요”라는 답변을 했다. 그 대답을 듣는 독자나 시청자들은 “에이~ 똑같은 대답! 거짓말일거야!”라는 반응이 일반적이다.

원유석 군도 학원이나 과외없이 혼자 공부했다고 답한다. 그러면 독자들은 “에이, 거짓말! 요즘 학원, 과외 안하는 애가 어디있어.”라는 반응을 보일 것이다. 독자들을 실망시켜 죄송하지만, 유석 군은 학원, 과외 없이 수능만점의 쾌거를 이뤄냈다. 학교 선생님들과 친구들의 증언이 원 군의 말에 신빙성을 더해준다.

고양국제고는 전원이 기숙사 생활을 하기에 학원, 과외를 받기에 자유롭지 않다. 물론 사교육을 받는 아이들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실제로 고양국제고에는 사교육 없이 좋은 성적을 거두는 학생들이 많다.

“학교에서 자습시간에 주로 EBS 연계교재를 풀면서 공부했습니다. 딱히 다른 문제집을 풀지는 않았고, EBS 연계교재에 있는 내용을 계속 반복했어요. 어릴 때부터 어머니 지도하에 학습지로 공부해 와서 고등학생 때 학원이나 과외를 다니지 않아도 무리없이 공부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랬다. 혼자서도 공부 잘하는 아이는 어려서부터 공부하는 습관이 몸에 배어있다.

“저희 어머니께서는 제가 어릴 때 매일 하루에 얼마씩 공부하라고 분량을 정해주셨고, 꼭 그만큼 채우도록 시키셨어요. 이러한 교육방법 덕분에 중학교 때부터 스스로 학습계획을 짜서 공부하는 습관을 들일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고양국제고는 밤 10시까지는 학교에서 자율학습을 하고, 기숙사에서는 12시까지 자율적으로 휴식과 자습을 하는 시스템이다. 유석 군은 기숙사에서 공부를 많이 하지는 않았다고 한다. 학교에서 하는 자습시간에 집중해서 공부했다. 기숙사 생활은 집과 학교를 오가며 허비하는 시간이 없기 때문에 시간을 효율적으로 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등하교에 전혀 시간을 쓰지 않기 때문에 굳이 밤늦게까지 쏟아지는 잠을 쫓아가며 공부할 필요가 없었던 것이다.

“기숙사 생활을 하며 친구들하고 서로 믿고 의지할 수 있었다는 것이 공부에 도움이 되었던 것 같아요. 기숙사에서 친구들과 장난도 치고 대화도 하며 자습하며 생긴 스트레스를 풀 수 있어서 기분이 가라앉지 않고 다같이 즐겁게 공부할 수 있었어요.”

고양국제고 학생들은 서로 간의 경쟁의식보다는 공동체 의식이 강해 잘 뭉치고 서로 격려하는 분위기라는 소문이다.


고양국제고는 영어관련 수업도 많고, 내신 시험의 난이도가 높은 편이다. 어려웠던 내신시험이 수능공부에는 도움이 됐을까?
“학교 커리큘럼에 영어 관련 과목이 많고, 내용도 수능보다 훨씬 어려워서 수능 영어영역 공부할 때 부담이 덜 되었어요. 그리고 텝스 공부하는 데에도 학교에서 배웠던 단어나 문법 지식이 도움이 되었습니다. 수능 외적으로도 지역이해 같은 국제고만의 특색있는 과목들을 통해 다른 학교에서 배울 수 없는 지식을 배울 수 있어서 좋았어요. 어려운 내신시험이 저희들을 단련시켰다고 봐야겠지요.”

원 군은 내신성적도 3년 내내 1.5점 안팎으로 최상위권을 유지했다. 그러나 공인외국어시험 성적이나 외부 경시대회 등 소위 ‘스펙’쌓기와는 거리가 멀었다. 외부 대회는 전국 고교생 경제한마당에만 참가했을 뿐이다.

“제가 스펙을 일부러 안 만든 건 당연히 아니고(있어서 나쁠 건 없죠), 정치외교학과에 지원하는 다른 학생들은 스펙이 많다보니 저는 정시를 공략하는 게 더 나을 것 같았어요. 그래서 수능 만점을 목표로 수능에 집중해서 공부를 했습니다.”

유석 군은 4월 학력평가에서 이미 5개 영역 전과목 만점을 맞아 수능만점의 가능성을 예측하기도 했었다. 특히, 5월말에는 유네스코 아시아태평양 국제이해교육원에서 주관한 ‘제 10차 국제이해교육 사진교실’에 참가한 후 6월 5일 새벽에 인천공항에 내린 후 바로 학교에 도착하여 6월 대수능 모의평가에 응시해 5개 영역에서 1개만 틀리기도 했다.

“모의평가를 잘 보기는 했지만 수능 보기 전에는 만점이 나오리라 확신할 수는 없었기 때문에 서울대 정치외교학과 외에 고대, 성대 정치외교학과도 지원했습니다.”

수능에 자신이 있었기에 수능 이후 전형이 시작되는 고려대, 성균관대를 지원하고, 수능 이전에 전형이 끝나는 연세대는 지원하지 않는 지원전략을 세웠다. 지금은 서울대 수시전형 1차에 합격하여 구술면접을 보고 발표를 기다리는 상태다.

고3 수험생이 해외 프로그램에 참여했다는 것은 좀 의외다.

“남태평양 섬나라인 통가에 가서 그 나라 학생들과 사진을 매개로 문화교류를 하는 프로그램이었어요. 담임선생님께서 알려주셔서 지원하게 되었는데, 6월 모의고사 전이라 부담은 되었지만 처음 외국을 나갈 수 있는 기회라서 지원했어요. 사실 1500명 중에 3명을 뽑는 거라 붙을 거라는 기대도 안했는데 붙어서 놀랐어요. 가서 영어 실력도 늘고, 사진에 대해서도 배우고, 다른 문화를 체험하면서 많이 배웠어요.”

원유석 군은 지금으로서는 서울대 정치외교학부에 합격하는 게 목표다. 대학 진학 후에는 국립외교원 시험에 응시해 외교관이 되는 것이 목표다. 우리나라의 외교정책을 세우고, 더 나아가서는 통일한국을 만드는 것이 꿈이라는 원유석 군. 착실하게 공부하며 꿈에 한걸음씩 다가가는 유석 군에게 박수를 보낸다.

수능만점 원유석 군이 공개하는 수능만점의 비결
<국어> 각 연계교재를 10번 이상씩 봐서 연계교재에 있는 내용을 외우다시피 했다. 특히 문학을 거의 외웠고, 비문학은 주로 지문의 제재를 상식 정도로 알아두는 식으로 공부했다. 비문학 지문은 연계가 되어도 지문 전체가 연계되는 게 아니고, 제재만 조금 연계되는 거라서 너무 지문을 다 외울 필요는 없다. 문법은 EBS 개념 강의를 3학년 들어오기 전 겨울방학에 들으면서 정리했다.

<영어> 연계지문은 기본적으로 많이 봐서 외워두고, 비연계지문은 주로 빈칸추론문제로 어렵게 나와서 그런 유형의 문제를 많이 연습했다.

<수학> 고난도 문제만 모아놓은 문제집을 골라서 풀었다. 개념은 2학년 때까지 미리 공부를 해두고 3학년 때는 4점짜리 문제만 집중적으로 공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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