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외지역 새로운 희망배움터로 주목, 경기도 행복학습관 13호 원당에 둥지, 배움과 나눔, 동국대 위탁받아 내년 개관, 도시재생·자치·합창·풍물 참여 프로그램

▲ 포천 장자마을을 1호로 연천, 파주, 김포, 남양주 등 소외된 마을 12곳에 들어선 행복학습관. 포천 장자마을 행복학습관은 평생교육대상을 수상하며 전국 평생교육 사업의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한센인촌, 사할린 이주민들의 마을, 어려운 이들이 모여사는 오지마을. 교육만으로 소외된 마을과 도시를 바꿀 수 있을까. 경기도는 2010년 3월부터 한센인들이 사는 경기도 포천 장자마을에서 첫 행복학습관을 개관하며 새로운 시도를 시작했다. 한글수업, 컴퓨터교육, 풍물수업을 함께 들으며 포천에서도 소외된 지역이었던 장자마을은 평생교육의 새로운 모델로 주목을 받고 있다. 국내외의 벤치마킹 발길이 이어지고 2011년에는 전국 평생학습대상을 수상했다. 올해는 한센인대회에서 특별상을 받기도 했다. 경기도 전역에 소외된 마을을 배움으로 바꾸는 행복학습관이 인기를 끌면서 올해 12월부터는 원당 뉴타운 예정 지역에서 13호 행복학습관이 출발을 준비중이다. 배움을 통해 어떻게 마을과 사람들을 바꿀 수 있는지를 3회에 걸쳐 살펴보고자 한다.

 

지금은 고급주거단지와 가구공장이 들어서있는 식사동도 1970년대 이후 조성된 한센인 마을이었다. 무허가 공장 지역에 숨어살며 한센인들은 외부와 스스로를 차단하고, 지역에서도 우범지역이라며 발길을 끊었다. 포천 연천 등의 한센인 마을도 비슷했다. 무허가 염색공장을 운영하여 민원이 이어지고, 관련 당국에서는 단속과 고발을 번갈아했다. 실제 한센인들의 비율이 점점 줄어들었지만 한센인 마을이라는 이유로 2세와 며느리, 이웃들이 차별을 당하기도 했다.


1호 행복학습관 포천 장자마을
경기도는 해당 지역을 산업단지로 조성하기 위한 예산을 쏟아붓는 한편 교육사업을 통한 변화를 꾀했다. 포천시 신북면 신평 3리 장자마을의 복지회관을 도 예산으로 리모델링해 ‘행복한 장자학습마을 행복학습관’을 열었다. 공부방에서 아이들은 피아노, 컴퓨터, 무용을 배우고, 어르신들은 한글, 헬스교실에 참여했다. 굽은 손가락, 마디 하나 없는 손으로 한자한자 짚어가며 글을 배우고, 함께 모여 행복학습관을 어떻게 운영할지 의논하면서 장자마을 주민들은 웃음을 찾아갔다. 외부에서 손님들이 찾아오고 자랑할 것들이 하나둘씩 늘어갔다.

장자마을 성과에 힘을 얻은 경기도는 양주 천성농원, 포천 포천농원, 남양주 성생농원, 연천 청산농원, 양평 상록마을 등 5개 한센인 정착촌에 평생학습관을 연이어 개관했다.

 

전국 평생교육 대상, 국외 벤치마킹도
올해로 3년차를 맞이하는 ‘경기 행복학습마을’은 한센촌 5, 사할린동포정착마을(파주 우정, 안산 고향, 김포 서암, 화성 복사꽃) 4, 소외마을(동두천 걸산, 파주 해마루촌, 화성 국화도) 4곳에서 운영되고 있다. 경기도는 △전국 최초 한센촌, 사할린동포 정착마을 등 사회·교육적 소외지역에 평생교육을 접목, 행복과 희망이 넘치는 삶터로의 변화 유도 △13개마을 조성을 통하여 경기도 평생교육 특화모델로 정착 △장자마을 행복학습사례 외국, 타 시·도, 시·군의 벤치마킹 대상이 된 것 등을 추진 성과로 꼽고 있다. 타이페이, 온두라스 등의 대통령실 관계자가 장자마을과 관련 기관을 방문하기도 했다. 

2010년 사업 초기에는 포천, 양주, 연천 등 농촌 외곽 지역을 중심으로 확산해 나갔으나 올해에는 도심 공동화 지역을 새로운 시범사업으로 선정했다. 시범사업에 따라 고양시 주교 성사동이 포함된 원당마을 행복학습관을 조성하게 됐다. 도는 재개발(뉴타운) 지정 후 사업지연에 따른 도심공동화로 인해 평생학습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소외지역으로 원당마을을 지정했다고 밝혔다.


원당마을, 뉴타운 구도심 첫 사례로
경기도 황종일 교육정책과 평생교육팀장은 “원당지역에 경기행복학습마을을 통해 구도심 지역의 활력을 찾고, 새로운 마을공동체를 만들어내는 계기가 되기를 희망한다”며 “마을만들기, 협동조합, 도시재생과 원당시장 상인들을 위한 마케팅 지원, 합창교실 등 다양한 시민참여 프로그램을 운영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11월 경기도 공모과정을 거쳐 원당마을 행복학습관은 고양시민회 부설 ‘배움과나눔’과 ‘동국대 평생교육원’에서 위탁을 받게 됐다.  

원당마을 행복학습관은 원당재래시장 옆 장애인심부름센터 건물 지상 2층과 지하를 리모델링해 사용할 예정이다. 1월 개관에 앞서 주민참여 기구인 행복학습위원회가 20일 오후 1시에 열려 행복학습관 운영에 대한 세부내용이 논의될 예정이다. 행복위원회에는 배움과나눔 전성원 대표, 고양시의사회 심욱섭 원장, 고양시민회 김미수 대표와 주교 성사동 주민자치위원장 등 20여명이 참여하게 된다. 리모델링 예산 1억1000만원과 초기 운영 자금 3300만원은 도비로, 기자재 구입비용 2200만원은 시비로 지원된다.

원당마을 행복학습관 유치를 위해 노력했던 경기도의회 이재준 의원은 “구도심 지역에는 처음 생기는 행복학습관이다. 단순한 평생교육기관이 아니라 마을만들기, 새로운 도시재생의 대안을 만들어 지역 주민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며 “행복학습관은 경기도가 리모델링과 초기 운영 예산을 지원하고, 고양시가 이후 운영을 맡게 된다”고 설명했다.

행복학습관 운영을 맡게 된 배움과나눔의 전성원 대표는 “원당지역은 신도시 개발 이후 구도심으로 소외됐지만 고양시의 중심이다. 주민들이 배움을 통해 주인의식을 갖고 도시재생, 일자리, 협동의 모델을 만들어낼 수만 있다면 새로운 재도약의 기회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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