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원균·노기례 부부, 주교동에 천평 땅 매입해, 10년간 텃밭 가꾸며 준비

▲ 노기례(59세)씨가 얼마 전 가족먹거리로 텃밭에서 수확한 돼지감자와 당근을 살펴보고 있다.

현재 서울 은평구 증산동에 살고 있는 신원균(남·56세), 노기례(여·59세) 부부는 원당농협 로컬푸드 직매장에 참여농가 신청서를 제출한 상태다. 

이미 10년 전부터 덕양구 주교동에 1000평의 땅을 매입하고 귀농을 준비하고 있던 노기례씨는 대기업에 다니던 남편이 올해 3월 정년퇴임하자 본격적으로 귀농 준비에 나섰다. 노씨는 그간 집과 텃밭을 오가며 가족먹거리로 쌈야채와 고추, 오이, 고구마 등을 키워왔다.

“이것저것 조금씩 키우다 보니 봄에서 가을까지는 마트에 가지 않아도 될 만큼 종류가 다양해졌고 10년의 노하우가 쌓이다 보니 키웠던 작물들에 대해서는 자신감도 많이 생겼다”고 말하는 노기례씨. 노씨는 “아직까지는 판매목적으로 야채를 키워 본 일이 없어서 생산량은 그리 많지는 않았다”고 한다.

1000평의 넓은 텃밭을 3명의 이웃사촌과 함께 나눠 가꾸다가, 올해 3월 남편이 은퇴하고는 버섯재배로 눈을 돌리게 됐다. 우연히 여주에 있는 친척의 버섯농장에 들렀는데 버섯재배 교육이 농장에서 있다는 정보를 듣고는 6주간 교육을 받게 된 것. 지금 부부는 영지와 표고버섯 재배용 하우스를 짓는데 한창이다. 총 5동(1동 50평)의 하우스 중 2동은 신원균, 노기례 부부가 재배하고 나머지 3동은 교육에서 만났던 젊은 부부가 재배하기로 했다.

노씨는 원당농협 조합원이 되면 비닐하우스 원자재와 비료 등에 가격혜택이 있다는 말을 듣고 가입하게 되는데, 그때 농협에서 나눠 준 로컬푸드에 관한 책자를 받고 ‘바로 이거다!’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버섯 재배는 남편이 도맡아 하더라도 “원래 키우던 채소는 비닐하우스 옆 자투리땅을 활용해서 꾸준히 키우고 싶었다”는 노씨는 직매장이 생긴다면 “판로 걱정은 안 해도 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 것. 다품종 소량생산을 주로 하는 귀농인에게는 1일 판매를 원칙으로 하는 로컬푸드 직매장만한 판로가 흔치 않기 때문이다.

“로컬푸드 직매장이 내년 봄 오픈한다고 하니, 소풍날짜 받아놓은 어린애처럼 설렌다”고 말하는 노기례씨. “무턱대고 귀농을 준비하기 보단 은퇴 전부터 텃밭을 일구거나 주말 농장이라도 정기적으로 경험하는 것이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충고도 잊지 않았다.

“1~2년 지나고는 텃밭 옆으로 이사할 생각이에요. 부부가 은퇴하고 함께 텃밭에서 놀 수 있다는 것 자체가 행복 아니겠어요. 10년 간 우리 가족이 먹었던 먹거리를 그대로 매장에 내 놓는다면 소비자도 믿고 사가겠죠”라며 노기례씨가 환히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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