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에 96세 되는 법곳동 김흥대 옹

▲ “어려운 살림이었지만 직계자손 22명의 화목으로 새해에 96세가 되지”라고 하는 김흥대 옹께서 아내와 셋째 며느리와 함께 포즈를 취했다.

매년 한 해를 마무리하는 12월 이맘때면 고양에 있는 90세 이상 장수 어르신을 취재한다. 화기애애한 가족 분위기에다 어르신 부부가 생존해 있어서 반가움을 더해준 어르신 김흥대 옹은 새해에 96세가 된다. 대화동이 고향인 김 옹은 부모님을 일찍 여의고 삼촌 집에서 성장했다. 김 옹이 27세 때 주엽동에 살고 있던 16세 되던 귀여운 여인 이금희씨를 중매로 만났다. 결혼 당시 이금희씨는 꽃가마를 타고 개울을 건넜고, 혼례식이 준비되던 대화동 신랑의 집 마당에 도착했다고.

신부인 이금희씨는 원삼을 입고 손을 가린 한삼으로 얼굴을 가린 채 틈새로 살며시 신랑 김흥대씨의 키가 큰 모습을 보았다고 한다. 김 옹은 “혼례를 치렀지만 11살의 나이 차이로 첫날밤의 의식도 없이 며칠이 지나갔다”며 그때의 수줍었던 모습을 들려줬다.

이렇게 쑥스러움과 설렘으로 시작된 혼인생활동안 아들 3명, 딸 3명을 낳았다. 손자 손녀는 16명이며, 직계자손을 합하면 22명이 된다. 큰아들은 서울에서 학원차량 운전, 며느리는 전업주부, 손녀 3명 중 2명 결혼, 1명 미혼이다.

큰딸 부부는 식사동에서 농업을 하며 사위는 동회장과 원당농협 이사로 있다. 딸은 동 부녀회장을 맡고 있고, 손자 셋 결혼했다. 둘째아들은 운수업을 하고, 며느리는 음식점하며 손녀 1명, 손자 1명을 두었다. 셋째 아들 내외는 함께 살고 있다.

아들은 10년 전 큰 수술을 한 후 김 옹이 하는 일을 조금씩 돕고 있고, 며느리 김난영씨는 버스회사에 다니며 송포7통 부녀회장을 맡고 있다. 이들 부부로부터 김 옹은 손녀 1명, 손자 1명을 두었다. 손녀는 대학 2년생이고, 영유아보육과를 전공하며 졸업 후 예쁜 어린이집 교사를 꿈꾸고 있다.

손자는 고 2년이고, 태권도 공인 4단으로 고양시 태권도 시범단으로 활약하고 있다. 둘째딸은 전업주부이고, 사위는 운수업, 손녀는 3명을 두었다. 셋째딸은 파주에서 마트 판매원이고, 사위는 퇴직했고, 손녀 3명을 두었다.

김 옹은 젊은 시절 많은 고생으로 허리가 굽었다. 그러나 가만히 쉬지 않고, 동네를 한 바퀴 돌면서 종이컵, 깡통, 폐휴지 등을 수거해서 소중한 자원으로 분류해 판매하곤 한다. 요즘엔 귀가 어둡고 해서 멀리는 못나가고 막내 사위가 와서 이발과 목욕을 시켜주곤 한다. 김 옹은 “봄에는 주변 뚝방을 개간해 배추, 파 등을 직접 심으며 몸을 쉬지 않고 계속 움직이는 것이 또 하나의 장수 비결이다”고 한다.

무엇보다도 김 옹의 자손들은 생신 때도 모이지만, 2개월에 한 번씩 ‘남매친목계’를 하며 끈끈한 가족애를 나누곤 한다. 이토록 가족들 간의 화목함이 마음을 더 풍요롭게 하며, 집안에 90세 이상은 김 옹이 유일하게 장수에 손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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