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동네 유기농 빵집 X-mas 케이크 味 & 美

창밖으로 새어나가는 은은한 불빛, 잔잔한 음악, 오순도순 둘러앉은 가족들, 그리고 보기만 해도 먹음직스런 케이크…. 하얀 눈만큼이나 기다려지는 크리스마스 풍경이다. 크리스마스 선물을 미처 준비하지 못했다면 잠시 동네 유기농 빵집에 들러보자. 고양시에는 다른 지역의 빵 매니아들이 개성과 다양한 맛을 찾아 일부러 올 정도로 이름난 빵집이 꽤 있다. 올 크리스마스를 더 따뜻하고 달콤하게 해줄 케이크의 맛있는 유혹에 빠져보자. 


정직한 재료, 건강한 빵, 김다정유기농베이커리

이곳 빵은 모두 방사유정란으로 만든다. 2006년 빵집을 열면서 인연을 맺은 방사유정란 농장과 지금까지 줄곧 직거래를 한다. 빵마다 ‘유정란 빵’이라고 따로 표기하는 게 이곳에선 무의미하다는 얘기다. 김다정 대표가 개점 이후 고집하는 철학은 ‘건강에 도움이 되는 빵’이다. 당연히 제빵의 기본 재료를 유기농 밀가루, NO트랜스지방 콩기름, 국산 팥, 무방부제, 무향료, 무색소로 한다. 개점 당시만 해도 유기농 밀가루나 NO트랜스지방에 대한 일반인들의 인식이 약했지만, 그래도 건강한 빵에 대한 소신을 굽히지 않았다. 2007년 이후 거세진 대형 프랜차이즈 베이커리들의 공략에도 이곳이 굳건히 버틸 수 있었던 건 바로 이러한 철학을 믿어준 단골들 덕분이었다. ‘나중에 내 아이도 먹을 수 있도록 이 빵집이 사라지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한 단골 초등학생의 말이 김 대표에겐 든든한 응원가였다.
동네 빵집이 살아남기 위해선 신제품 개발도 중요하다는 게 김 대표의 또 하나의 철학이다. 매달 4~5가지의 신제품을 내놓고, 다른 베이커리의 제빵전문가를 초청해 세미나를 여는 등 새로운 빵 만들기에 열심인 이유가 여기 있다.
자연발효법(샤워종)으로 만든 이 집 빵은 부드럽고 먹은 후 속이 편하다. 유기농밀가루를 사용해 구수한 맛도 더하다. 빵은 대략 200~300종류. 신제품이 나오면 오가다 시식할 수 있도록 매장 앞에 빵을 내놓는다. 현재 정발산 본점, 백석점, 대화점, 현대백화점킨텍스점을 운영 중이다.

크리스마스 케이크 맛보세요
브라우니케이크는 진한 브라우니 맛이 오래도록 입안에 남는다. 하지만 텁텁하지 않다. 브라우니 사이사이에 얹은 견과류와 오렌지필(오렌지 껍질을 조각내 절인 것)이 초콜릿의 텁텁한 맛을 덜어주고 뒷맛을 상큼하게 한다. 3만5000원. 푸근한 산타할아버지를 떠올리는 산타케이크는 100% 쌀가루로 만들어 부드럽고 소화가 잘된다. 어린아이가 있는 집에 어울릴 만한 케이크다. 3만원. 달달한 맛을 좋아한다면 초코무스케이크를 추천한다. 초콜릿 빵과 빵 사이에 무스를 발라 초콜릿의 진하고 느끼한 맛을 줄여준다. 3만3000원.

위치 일산동구 정발산동 1176(본점), 일산동구 백석동 1288(백석점)
문의 031-914-4055(정발산본점), 031-904-4755(백석점)


하루종일 빵 굽는 집, 빵굽는 작은마을

문을 연 지 17년이 넘는 일산의 터줏대감 빵집이다. 전국 각지의 대표적인 동네 빵집을 소개한 『맛있는 빵집』(2010)에도 나와 더 유명해졌다. 동네 빵집이 대형 프랜차이즈 베이커리와 크게 차별되는 것 중 하나가 매장에서 빵을 직접 굽는다는 것(요즘엔 대형 프랜차이즈 베이커리 중 매장에서 빵을 굽는 곳도 있지만 대개 품목과 제빵과정 일부에 그친다). 빵굽는 작은마을은 최근 2층에 있던 빵공장(제빵실)을 1층 매장으로 옮겼다. 계산대 뒤쪽으로 놓인 제빵실은 개방형이어서 누구나 빵 만드는 과정을 들여다볼 수 있다. 다소 어수선할 수 있지만, 그만큼 재료나 제빵과정에 자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이곳에선 빵을 조금씩 자주 만들어 내놓는다. 새벽부터 밤까지 하루종일 빵을 굽는 집이다. 그러다보니 매장에 들어서면 빵 굽는 구수한 냄새에 입맛을 다시게 된다.
천연발효종을 직접 만들어 쓰기 때문에 빵을 사다뒀다 다음날 먹어도 촉촉하다. 인공종 대신 천연발효종을 쓰면 빵의 저장성이 길어져 빵이 딱딱하게 마르는 것을 막아준다.
케이크 종류는 20여 가지. 23일부터 26일까지 크리스마스 케이크 구입 시 샴페인을 무료로 준다.

크리스마스 케이크 맛보세요
계절이나 특별한 시즌과 상관없이 기리쉬케이크가 꾸준히 인기다. 초콜릿을 이용한 케이크이지만 달지 않고 부드러워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한다. 유기농밀가루와 동물성생크림을 써 건강에도 좋다. 크기에 따라 5종류이며, 가격은 2만4000~4만9000원. 블루베리생크림과 망고생크림케이크도 찾는 이가 많다. 블루베리생크림케이크는 블루베리 통조림 대신 건조 블루베리를 당절임해 쓰기 때문에 블루베리 맛이 더 신선하다. 2만8000~3만6000원. 망고생크림케이크 역시 망고 본연의 향과 맛이 난다. 3만~3만6000원. 부드럽고 달달한 고구마케이크는 2만9000원.

위치 일산서구 주엽1동 102-2 동주블루힐 1층
문의 031-919-0985


빵쟁이 부부의 자존심을 건 ‘꿈의 빵집’, 파비올라스

문을 연 지 3년 만에 식사동 위시티를 너머 고양시 구석구석까지 입소문이 퍼진 빵집이다. 특히 어린 자녀를 둔 엄마들 사이에선 ‘우리 아이 유치원 생일파티 때 보낼 케이크를 사는 집’으로도 통한다. 식재료에 민감한 엄마들에게 그만큼 신뢰를 얻었다. 대표와 점장을 각각 맡고 있는 김선종·김구영 부부의 제빵 경력을 합하면 40년이 넘는다. 빵 얘기라면 밤새는 줄 모르는 부부의 가장 큰 관심사는 재료. 가격이 아닌 얼마나 새롭고 좋은지를 재료 선택의 기준으로 삼는 데 부부는 일심동체다. 밀가루 하나도 그냥 유기농이 아니다. 밀을 제분 후 직수입하는 게 아니라 밀을 수입해 국내에서 제분한 유기농 밀가루를 쓴다. 가격 부담이 있지만 한국인 입맛에 맞게 제분을 하기 때문에 원하는 빵 맛을 얻을 수 있다. 유기농설탕과 뉴질랜드산 최고급 천연버터도 일부가 아닌 전 제품에 쓴다. 포장지와 케이크 박스까지도 식품지로 허가 받은 것들이다. 자녀가 셋인 부부에겐 ‘우리 아이들도 먹을 수 있는 빵’이어야 한다는 게 기본 철학이다. 이곳에 식재료를 납품하는 재료상도 들를 때마다 빵을 사들고 가는 이유가 다 있다. 천연발효종을 직접 만들어 써 이 집 빵은 저녁에 먹고 자도 속이 편하다. 그날 판매할 빵 양을 가늠해 내놓기 때문에 저녁에 빵을 사지 못하고 빈손으로 돌아가는 손님들도 있다. 설령 빵이 남았더라도 세일을 하진 않는다. 손님들로 하여금 가격이 아닌 맛으로 빵을 선택하게 하고 싶어서다.

크리스마스 케이크 맛보세요
빨간색 종이 인상적인 쇼콜라무스는 모양과 맛 모두 아이들에게 인기다. 앙증맞은 모양새여서 오붓한 파티를 원하는 연인에게도 추천할 만하다.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물씬 나는 케이크다. 3만원. 버라이어티케이크는 체리, 블루베리, 모카, 화이트초코, 초코 등 다섯 가지 재료가 골고루 들어가 온가족이 각자 취향대로 골라 먹을 수 있다. 3만6000원. 마지팬케이크는 안이 파운드케이크여서 생크림을 좋아하는 않는 이들에게 인기다. 빵이 촉촉하다. 3만5000원. 딸기무스케이크는 산딸기를 가미해 무스의 느끼함이 덜하고 맛이 상큼하다. 2만6000원.

위치 일산동구 식사동 자이주상복합상가 1층
문의 031-963-8204


참 별난 맛의 프랑스 정통 빵, 후앙

다음 달이면 문을 연 지 만 3년. 그리 길지 않은 연혁에도 불구하고 후앙과 송영광 대표는 지역 동종업체들에게 선망의 대상이다. 연간 30억 원이 넘는 매출도 매출이지만 한번 맛보면 단골이 될 수밖에 없는 빵 맛 때문이다. 2000년대 초 일산동구 백마마을의 ‘빠나미 제과점’을 빵 맛으로 화제가 되게 했던 이도 바로 송 대표다. 국내 최연소제과기능장(2002년)인 송 대표는 프랑스 국립제과제빵학교(INBP)를 졸업하고 프랑스 제빵자격증(CAP)을 취득했다. 당연히 후앙 빵은 설탕 없이 밀가루, 소금, 물, 효모로 만드는 프랑스 정통 빵을 기본으로 삼는다. 기술력에선 대한민국에서 내로라할 정도의 그가 기술력 못지않게 중요시 여기는 건 재료다. ‘기술보다 재료가 먼저’라는 게 후앙 운영 철학이다. 그 중 기본 재료에 대해선 여간 깐깐한 게 아니다. 모든 제품은 유기농밀가루를 사용한다. 버터와 생크림은 천연이다. 우유원액을 원심분리해 크림통에 분리한 후 살균냉각하고 저온숙성한 천연생크림은 빵 맛을 풍부하게 한다. 과일, 채소, 곡물 등을 배양기로 발효시킨 천연효모를 넣기 때문에 소화가 잘 되고 빵 고유의 맛과 영양은 그대로 살아있다. 조금 투박한 듯한 후앙 빵의 모양새는 천연효모를 사용한 이유도 있다. 달걀은 HACCP 인증 청정란을, 소금은 천일염을 쓴다. 하루 5회 건강하고 신선한 빵을 구워 당일 모두 판매하는 것도 후앙의 원칙이다. ‘별 것 없어보이지만 참 별난 맛의 후앙 빵’이라는 입소문을 그냥 얻은 게 아니다.
후앙은 시식용 빵 인심이 후하기로도 유명하다. 빵을 고르며 하나씩 맛만 봐도 배가 부를 정도다.

크리스마스 케이크 맛보세요
가또쇼콜라케이크는 진한 초콜릿 맛을 좋아하는 이들에게 추천한다. 시트(빵)에도 초콜릿이 들어가 맛이 진하다. 느끼하지 않은 진한 맛이다. 3만5000원. 크레페케이크는 평소와 다른 케이크를 맛볼 수 있어 크리스마스 분위기에 잘 어울린다. 크레페 위에 크림을 바르는 식으로 15겹을 만들어 촉촉하고 달지 않다. 빵과 생크림 혹은 초콜릿으로 만든 케이크와는 사뭇 다른 맛이다. 3만3000원. 프레즈오노엘은 한겨울에 딸기 맛을 볼 수 있는 케이크다. 싱싱한 생딸기와 달콤한 딸기생크림의 어우러짐이 좋다. 1만8000~3만5000원. 살구가 듬뿍 들어간 살구타르트케이크도 색다른 케이크를 찾는 이들에게 인기다. 달콤한 살구 고유의 맛과 고소한 빵 맛이 오래도록 입안에 남는다. 3만2000원.

위치 일산동구 일산로 204
문의 031-902-0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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