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인들에게도 널리 알려진 우리나라의 엄청난 교육열, 문제는 우리의 교육열이 바람직하지 않다는데 있다. 불확실한 미래를 위해 오늘도 우리의 많은 부모들은 자신의 두려움의 정체를 모른 채 너도, 나도 한다는 사교육에 아이를 맡긴다. 학군 배정이 잘못됐다고 부모들의 밤샘시위가 이어지고 아이들은 소위 대학 진학률이 높은 학교를 다니지 못하게 되었다고 서럽게 운다.

유치원은 초등학교를 위해, 초등학교는 중학교를 위해, 중고등학교는 대학교를, 대학교는 좋은 직장을 위해, 좋은 직장에서는 승진을 위해 평생 준비하는 것이 전부가 되어 버린 삶을 살려고 하는가.

이러한 환경 속에서도 내 아이만이 아닌 우리의 아이들을 바르게 키우고 교육의 주체로 서서 그 권리를 찾고 그 역할을 제대로 해보려고 지극히 평범한 모습의 부모들이 모였다. 여기 저기서 홈 스쿨링과 대안교육 현장들이 생겨나고 빠르게 확산되며 이제야 조금씩 제 목소리를 내고 있는 우리나라 대안교육 그곳에 또 하나의 동반자가 생긴 것이다. 그것도 초등대안으로 말이다.

학교 건물을 알아보기 위해 안 돌아다닌 데가 없이 헤매고, 청소하고, 시설물을 하나씩 구입하고, 교사를 채용하고, 자신의 생업을 마치고 피곤한 몸을 이끌고 매주 한번 빠짐없이 학교에 모여 밤을 새워 회의를 했다. 그들의 아낌없는 노력을 잠시만 보고 있어도 나는 살아서 휘몰아치는 역동성을 느낄 수 있었으며 그 감동은 나의 온 마음과 몸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그런 나는 공동육아 운동을 만 7년 남짓 한 사람이었고 기꺼이 여기 고양자유학교의 구성원으로서 마음을 정하는데 주저함이 없었다.

고양자유학교는 고양시의 어느 조그만 마을, 식물을 재배하는 비닐하우스 화원 사이에 아담하게 자리 잡은 주택에 터를 잡고 있다. 학교에서 아이들과 지내다 보면 근처 승마 장에서 나온 말 몇 필이 여유롭게 동네 산책을 다니는 모습을 볼 수 있고 나들이로 승마장 근처로 가게 되면 아이들이 싱싱한 풀을 뜯어 말에게 주기도 한다. 아이들의 손을 훑어 내리는 말의 혀에 아이들은 그저 좋아 어쩔 줄 몰라한다. 개 키우는 게 귀찮으니 가지고 가서 키우라고 한 동네 화원 아줌마 덕에 새로운 식구가 된 강아지 ‘토리’도 아이들 손에 때깔 나는 멋진 강아지로 무럭무럭 자라고 있다.

학교가 문을 연지 이제 3개월이 조금 넘었다. 그런 학교에서 자연을 닮은 미소와 부끄러움을 가진 1학년에서 6학년까지 16명의 아이들과 다정하고 열정적인 교사 3분과 부모들이 초등대안 교양자유학교의 시작을 이제 세상에 알리고자 6월 15일에 개교잔치를 열었다. 관심을 가지는 누구라도 ‘작은 학교’의 의미 있는 출발을 축하하고 격려해 주었으면 한다.

이제까지 해낸 일보다 앞으로 할 일이 더 많은 햇병아리 학교지만 이들의 노력이 계속 이어진다면 분명 일을 내도 뭔 일을 낼 것이다. 자유학교가 학교로서의 기능을 갖추게 되면 그것이 또 하나의 대안으로 우리나라 교육에 새로운 지평을 열어나갈 것이라 믿는다. 그 힘찬 출발에 많은 관심을 가져주길 소망한다.
<고양자유학교 대표교사>

저작권자 © 고양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