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재의 ‘네로25시’

“아짐마 여기 골뱅이 하나 추가요~” 라고 혀 꼬부라진 목소리로 외치던 딸기코 개그맨 정명재. 80년대 진짜 인기 있던 KBS ‘네로25시’라는 개그코너에서 최고 인기를 누렸던 개그맨 정명재 씨가 덕양구 토당동 토당공원 바로 아래에서 이름 그대로 ‘네로25시’ 간판을 걸고 생고기 전문점을 운영하고 있다. 

1997년에 고양에 입성한 그는 98년에 화정동 로데오거리에 100여 평 규모의 라이브민속주점을 시작했다. 사람 만나기 좋아하는 그가 주점을 차렸으니 안 봐도 ‘물 만난 물고기’ 같았을 것이다. 주점 찾아오는 손님들과 인사하면서 하루에 7~8가지 술을 먹고 4년을 버텼고, 2002년 월드컵 경기 할 때 대형스크린을 공원에 마련해 대대적으로 응원하며 행복한 시간을 가졌다.

그 후 건강상 주점을 접고 연세대학교 언론홍보대학원에 등록해 공부했고, 안양대학교에서 강의도 했다. 이벤트회사를 설립해서 각종 행사를 담당하며 주름도 잡았다. 지금도 이 일을 계속하고 있다.

네로25시 생고기 음식점은 월드컵 개최 10주년 기념으로 시작했다. 네로25시에는 커다란 상장이 두 개 걸려있다. 세계 생고기 조직위원장 ‘Mr. 막드슈’씨와 세계 생고기협회장 ‘Mr. 푹드슈씨’로부터 받은 것이다. 음식문화발전에 기여한 공을 스스로 인정하고 정명재 씨가 자신에게 준 상이다. 이 표창장 말고도 네로25시에는 깨알 같은 재미가 곳곳에 있다.  네로25시는 주방이 오픈되어 있다. 집 반찬처럼 맛도 좋고, 정갈하니 음식을 드는 이들의 입과 마음도 즐겁다. 그래서 주변 아파트에 살고 있는 가족손님들이 많고, 그와 말벗을 즐기는 저녁손님들도 많다.

네로25시에는 국내산 한우와 차돌박이, 육회와 육사시미, 삼겹살, 생등심, 목살 등이 준비되어 있다. “고기는 숙성이 중요하다고 말하는데 뭐니뭐니 해도 제일 중요한 것은 고기가 좋아야 한다”고 말한다. 고기가 안 좋으면 아무리 숙성을 잘해도 별로라며 정명재 씨는 최고의 고기를 항상 준비하고 있다.

육회와 육사시미를 비롯해 모든 재료는 정명재 씨가 직접 준비한다. 고기에 붙은 질긴 힘줄 부위와 비계를 먹기 좋게 제거하는 것도 네로25시 정명재 씨의 고객서비스다. 차돌박이로 끓인 된장찌개도 일품이다. 토당공원에서 운동하는 주민들을 위해 봉사차원에서 준비했던 고양시를 발칵 뒤집어 놓은 ‘잔치국수’도 인기짱이다. 

집에 혼자 있을 때는 시를 쓰거나 그림을 그리고, 식당에 나오면 고기를 준비하고 청소하고 연탄을 간다. 어디에나 그가 ‘몰입’할 일들이 많다. 그가 시간을 쏟아 붓는 일이 또 한 가지 있다. 5년 전 결성한 봉사단체 ‘아름다운 메아리’ 활동이다. 30여 명의 회원 중에 아나운서, 대금연주자, 서예가, 섹스폰연주자 등 능력있는 회원들이 많다. “사리현동에 있는 벧엘의 집에 갔을 때 몸이 불편한 분들이 함께 춤을 추고 안아주며 좋아했던 모습을 잊을 수 없다”고 한다. 멀리 과천, 부천, 의정부에서 찾아오는 회원들과 함께 장애인단체에 쌀, 기저기 등을 전달하기도 하고 대금, 섹스폰 등을 연주하며 나눔봉사를 이끌고 있다. 정명재 대표는 “우리집 음식은 신선한 재료 이외에 듬뿍 넣은 것은 정성과 맛깔스런 손맛입니다. 언제라도 잘나갔던 저 정명재와 80~90년대의 추억을 함께 하시면서 쐬주 한잔 캬~하시는 것도 즐거움일 겁니다”라며 “맛있는 정까지 가득 채우고 싶다”고 말했다.

맛있는 집밥을 먹고 싶을 때, 사람의 소중함을 너무나 잘 아는 딸기코 주모 정명재 씨와 이야기를 나누고 싶을 때 ‘네로 25시’에 가면 된다. 네로25시에 가면 25시간 소박한 웃음과 정성가득한 음식의 맛이 끊기지 않을 것 같다.                

문의 031-974-50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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