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사장 옆 아파트단지 옥상에서 채화된 불이 줄을 타고 내려와 달집에 불이 점화됐다. 이 뒤로 아파트 단지가 보인다. 고양동 고양일고등학교 옆 농지에서 주민 1000여 명이 모여 대보름 축제를 열었다.

 

올해 고양시는 100만 도시가 된다. 24만에서 100만 거대도시가 되기까지 걸린 시간이 불과 20여 년이다. 그만큼 숨가쁘게 달려왔다. 그동안 논밭은 개간되어 아스팔트로 덮히면서 고층 아파트가 빼곡이 들어섰다. 우리의 마음도 ‘수평적 조화’보다 ‘수직적 위계’에 더 익숙해졌다. 14일 맞은 정월대보름은 우리 마음속의 이러한 각박함을 잠시 덜어줬다. 도시개발에 밀려 위축되기도 했지만, 고양의 전통세시풍속은 100만 도시가 됨에도 끄떡없이 생명을 이어가고 있다. 이러한 풍속이 ‘시간 밖에서’ 우리 삶에 생기를 불어넣어주고 있음을 엄마의 손에 이끌려 온 아이들의 표정에서 읽을 수 있다.

 

성석동 ‘진밭마을’ 대보름축제에서 아이와 엄마가 소원을 쓴 풍등을 하늘로 올려보내고 있다.

 

 

 

 

성석동에서는 대보름달을 기다리며 소원지에 소원을 써서 달집에 매달아 놓은 후 보름달에게 소원을 빌었다. 보름달이 떠오르자 달집에 불이 타오르며 소원도 함께 타올랐다.
타오르는 달집 위로 모습을 드러낸 보름달.
보름달이 뜨자 볏짚으로 묶어 만든 '달마중'에 불을 붙여 소원을 빌고 있다. 시민들은 자신을 상징하는 달마중과 함께 액운이 타버린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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