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산동구 멱절길 ‘짱구농장’ 이기용·조덕임 대표

▲ ‘크레숑’를 맞잡고 있는 ‘짱구농장’ 이기용·조덕임 대표. 조 대표(오른쪽)는 임파선암 치료에 크레숑의 효능을 톡톡히 보았다.

부지런한 농부로 소문난 이기용(62세), 조덕임(55세) 대표는 18년째 채소 농사를 짓고 있다. 비름·열무·딸기 등을 재배하던 중 새로운 작물을 재배하기 위해 수경재배 시설을 2003년 봄부터 설치했다.

그런데 조덕임 대표가 학교에 가는 아이들에게 며칠 동안 밥을 못해줄 정도로 아침에 일어나질 못하는 일이 생겼다. 저녁에도 식사를 거르고 바로 잠들 때가 많았다. 그러던 어느날 찾아간 병원에서 조 대표는 청천벽력 같은 말을 들었다. 병원에서 수면 내시경을 하던 중 조 대표는 잠시 뜬 눈으로 모니터를 통해 검은 덩어리를 보게 됐다. 우연히 TV프로 ‘인체 탐험’에서 보았던 암 덩어리랑 똑같은 것이었다. 위암 전문가는 조 대표의 몸 여기저기 장기까지 퍼진 임파선암 4기라고 말했다.

이에 조 대표는 바로 입원을 했지만, 뾰족한 치료방법이 없었다. 임파선암은 혈액을 따라다녀서 수술도 하지 못하는 상황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조 대표는 통증과 싸우며, 병원을 왕래하며 2번의 항암치료를 했다. 이러한 어려움 속에서 조 대표는 “농장에 수경재배를 위해 설치한 하얀 베드 위의 상추를 비롯한 쌈채소들의 초록색 군무를 보며 아픔을 달래곤 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조 대표는 병원가기 전까지 식사를 언제 했는지도 모를 정도로 평소 일만 했었다. 고추, 쌈채소 등 모종을 키워서 팔았고, 때론 겨울에도 메주를 만들어서 주변에 판매하곤 했다. 몸을 보살필 틈도 없이 일하는 동안 서서히 몸에 암세포가 침입했던 것이다.

조 대표는 항암치료 후 팔기만 했던 파란 채소들을 먹기 시작했다. 그 중에서는 이기용, 조덕임 대표가 2006년부터 재배한 기능성 채소인 ‘크레숑’도 있었다. 이 채소의 효능을 톡톡히 본 ‘크레숑’은 고양에서 유일하게 이곳 짱구농장에서만 재배된다.

‘크레숑’은 일명 ‘워터크레스(Water Cress)’라 하며 호텔이나 고급 레스토랑의 스테이크에 반드시 들어가는 채소이다. ‘물냉이’라고도 불리는 크레숑은 향긋하면서도 톡 쏘는 매운 맛과 쌉쌀하면서도 상쾌한 맛이 일품이다. 겨자처럼 매운 맛으로 인해 고기와 함께 먹을 때 개운한 맛을 낸다. ‘크레숑’은 가능하면 신선한 잎으로 먹으면 영양분을 그대로 섭취할 수 있지만 살짝 익혀먹어도 아삭한 맛이 난다. 크레숑은 해독, 해열, 이뇨, 건위, 소화, 당뇨병, 신경통, 통풍 등에 잘 듣는다. 혈액의 노화방지, 강장효과, 요오드 함유로 갑상선에 도움 되고, 칼슘, 인, 철분 등 무기질이 함유되어 있다.

특히 피를 깨끗하게 하고, 눈을 맑게 하며, 생채로 먹었을 때 니코틴의 해독작용에 도움 된다. 영국 비뇨기과학 저널에는 풍부한 비타민D로 인하여 전립선암과 각종 암 등에 치료효과가 있다고 밝혀졌다. 또한 짓찧어 즙을 낸 다음 알코올로 희석해서 두피에 발라주면 발모제로 쓰이기도 하고, 치통, 류마티즘에는 찧은 것을 헝겊에 싸서 붙이면 효과가 있다. 비타민C가 상추의 11배나 들어있어서 피로회복에 뛰어나기도 하다. 타임지에서는 ‘매일 밤 크레숑을 먹음으로써 암을 예방하자’라는 문구를 쓰기도 했다.

조덕임 대표는 크레숑을 재배를 하면서 자연스럽게 간식처럼 한 잎씩 섭취해 몸을 건강하게 했다. 지난 2월의 정기검진 때에는 병원에서도 몸이 거의 정상으로 회복된 것을 보고 스스로도 놀랐다.  

엄지손톱처럼 조그마한 크레숑은 토경재배도 가능하지만, 미나리처럼 물을 아주 좋아하는 특성 때문에 친환경(인증번호 제10-09-3-27호) 수경재배 되고 있다. 농장 한 켠에 천사의 나팔꽃, 아티쵸크, 피조아, 다육, 학자스민 등을 식물원처럼 키우며, 일산지구 농촌지도자 활동을 하고 있는 이기용, 조덕임 대표. 이들은 “아픈 이들과 크레숑으로 건강을 나누고 싶다”고 뜻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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