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의 요양원 덕양구 내유동 은빛사랑새요양원

▲ 새롭게 둥지를 튼 은빛사랑새요양원의 전경. 산과 들과 밭으로 둘러쌓인 요양원은 자연의 일부다.

어르신과 직원 모두가 한가족,
지역사회 위한 공연과 나눔 활동

덕양구 내유동 산자락에 ‘은빛사랑새요양원’이 둥지를 텄다. 봄볕이 잘드는 이곳 주변 산자락에는 벌써 노란 봄꽃이 피었다.

“어르신의 밝고 환한 얼굴에 피어나는 꽃은 더 없이 아름답다”며 “어르신들의 웃음에서 하나님의 은혜를 느끼며 살고 있다”는 유기종 원장과 박영희 대표. 최고시설의 요양원에서 어르신들을 모실 꿈을 꾸며 이곳에 새 터전을 만들었다.

최대 153개의 침상 중 70석으로 운영을 시작했다. 박영희 대표는 “153은 그리스도인들에게 축복의 숫자로 인식 된다”며 “침상을 153개 놓을 수 있다는 말을 들었을 때 하나님의 인도하심이 느껴져 마음이 뜨거워졌다”고 한다.

박 대표에게는 요양원에 넓게 난 창문도 자랑거리다. “어르신들께서 침상에 누워서도 하늘과 내유동 주변의 아름다운 자연을 그대로 보실 수 있다”며 마치 자연을 선물해드린 것처럼 좋아한다.

이곳에 오면서 시설뿐만 아니라 작은 소모품에서도 좋은 것으로 갖추고 싶었다. 그래서 이부자리와 온갖 생활용품을 새로 장만했는데, 기분이 그렇게 좋을 수 없다고 한다.

▲ 요양원 2층 강당은 어르신들의 공연관람과 문화 공간이며, 지역사회를 위한 나눔 공간이기도 하다.



2층에는 넓은 강당이 있다. 강당 전체는 온돌을 깔았다. 강당에서 다양한 공연팀이 봉사 연주를 하거나 레크레이션 강사가 프로그램을 운영하면 어르신들은 따뜻한 바닥에서 편안하게 함께 하실 수 있다. 벌써부터 유기종 원장은 섹스폰을 연습하고 있다. 어르신들이 좋아하는 타향살이, 기타부기, 유정천리, 섬마을선생님도 언제든지 들려드릴 수 있다. 

어르신들은 무엇보다도 적절한 운동을 할 수 있어야 한다. 건강이 가능하면 밖에 나가서 산책도 하고, 그렇지 않은 경우 이 넓은 강당을 운동장 삼아 걷기운동을 할 수 있다. 오전 오후 하루에 두 번씩 보고, 듣고, 느낄 수 있는 프로그램을 준비해서 자꾸 몸을 움직일 수 있도록 운영하고 있다.

박영희 대표는 함께 일하는 요양보호사와 직원들에 대해서도 배려하고 있다. 어르신들을 직접 모시고 있는 분들이기에 직원들 마음이 편하고 생활이 좋아야 오래도록 어르신들을 잘 모실 수 있기 때문이다. 이곳은 어르신들 생활공간이다. 무엇보다도 어르신들은 이 곳에서 몸과 마음이 편안해야 하고 인격적인 대우를 받아야 한다. 그래서 그 분들을 돌봐 드리는 손길이 애정 가득한 부모님의 손길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침대에 어르신들을 모시는 경우 자칫하면 골절이 일어나기가 쉽다고 한다. 스스로 몸을 움직이는 경우 침대에 오르내리다 사고가 나는 것이다. 골절과 욕창이 일어나지 않도록 은빛사랑새요양원은 세심한 배려로 어르신들을 모시고 있다. 박 대표가 요양보호사와 직원들에게 요구하는 것은 언제나 어르신들이 눈에 들어올 수 있도록 보살피는 것이다.

▲ 요양원에 창가에서는 자연마을의 산과 들이 한 눈에 들어온다. 어르신들이 최대한 자연을 느낄 수 있도록 했다. 내부부터 외부 환경까지 하나 하나 은빛사랑새요양원의 따뜻한 손길과 배려가 곳곳에 숨어 있다.


식사도 중요하다. 갈아 만든 음식, 다진 음식 등 치아 상태에 따라 다르게 균형 잡힌 식단을 준비하고 있다. 어르신 두 세분을 요양보호사 1명이 보살피며 매 끼마다 충분히 영양을 섭취할 수 있도록 직접 떠먹여 드린다.

제법 유명하고 크다는 요양병원에 계셨던 어르신들이 이곳에 오시면 아! 하고 크게 숨을 쉰다. 여기 저기 편하게 다닐 수 있고, 가족처럼 돌보는 다정한 손길이 있기 때문이다.

‘은빛사랑새요양원’은 이곳에 새 터전을 만들면서 지역주민들과의 화합도 모색하고 있다. 150명이 한 번에 식사할 수 있는 식당과 큰 강당을 지역주민들을 위한 장소로 사용할 계획인 것이다. 박 대표는 주교동 독곶이 마을에서 처음 이 사업을 시작했을 때부터 마을 어르신들을 모시고 한 달에 한 번씩 경로잔치를 해왔다. 이곳에서도 경로잔치뿐만 아니라 지역주민들과 함께하는 작은 음악회도 계획하고 있다.

▲ 유기종 원장과 박영희 대표 부부. 그들에게 어르신들은 항상 존경하는 부모와 같은 존재다. 그 분들을 위해 부부는 두 손을 꼭 잡았다.
전도사 시절 중풍으로 몸져누워 혼자 계신 할머니를 교인들과 함께 심방했던 경험이 유기종 원장과 박 대표를 이 자리까지 이끌었다. 물론 중풍으로 누워계셨던 부모님을 수발하면서 그 일에 ‘도’가 텄던 유기종 원장과 더는 그 일을 하고 싶지 않았던 박 대표의 갈등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하지만 16년째 어르신을 보살펴왔던 이 일은 유 원장에게 소명이었고, 박 대표에게는 하나님 뜻을 따르는 순종이었다.

사람을 섬기는 것은 곧 하나님을 섬기는 일이라고 생각하며 이 일을 시작했지만 “한 사람을 섬기는 일이 쉽지 않다는 것을 이 사역을 하면서 절실히 깨달았다.” 유기종 원장은 ‘온 몸에 햇살을 받고 생의 봄날을 걷다가 어느 순간 두 어깨에 무거운 짐을 지고 쓸쓸한 가을 들판을 걸어왔을 어르신의 삶을 통해 하나님이 우리에게 들려주고자 하는 메시지’를 읽는다. 그래서 오늘도 어르신들의 남은 삶이 행복하기를 기도한다.

그리고 “은빛사랑새요양원에서 가족으로 만나는 어르신의 얼굴에 밝고 환한 꽃이 피어나기를 바란다”며, “풍성하지는 못해도 충분히 행복할 수 있도록 늘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하는 박 대표 얼굴에도 환한 미소가 가득하다.
문의 031-965-2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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