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산노인병원 불법 위탁

자판기 위탁과 관련해 경찰의 수사를 받고 있는 일산노인복지회관이 이번에는 자체적으로 운영하도록 규정된 양·한방 병원을 민간에 위탁하는 과정에서 거액의 돈이 오고갔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

일산노인복지관에서 운영하고 있는 노인병원은 국내에서도 몇 안 되는 규모의 시설을 자랑하고 있다. 상근직 의사도 양방과 한방 각 한 명 등 3명의 의사가 근무중이다. 그러나 최근 이곳에서 운영하고 있는 자판기의 민간위탁과 관련해 공문서 위조와 공금횡령 혐의로 경찰에 조사를 받는 과정에서 병원의 운영에도 비리의혹이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병원을 운영하고 있는 이모씨는 지난 2000년 4월 개관과 함께 병원 소장으로 근무하고 있다. 퇴직한 이곳 직원들에 따르면 당시 이모씨는 병원을 운영하기 위해 위탁법인인 ‘Y마을’에 기부금 명목으로 1억5천만원을 건넸다는 것. 이씨는 이전에 H제약의 약품을 ‘Y마을’에 공급해 왔기 때문에 병원을 운영하면서 당시 복지관내 약국의 약품 리베이트 의혹을 받고 있다.

그러나 지난 해 의약분업으로 약국이 없어지자 이씨가 복지관 측에 이의를 제기하면서 복지관측으로부터 1억원을 다시 돌려받아 애초에 복지관에 낸 기부금이 대가성이 있었다는 의혹이 일고 있다.

일산경찰서도 이 부분에 초점을 맞추고 지난 3일 복지관에서 압수한 각종 장부와 서류를 살피며 혐의점을 찾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서류상으로는 ‘Y마을’이 병원을 직접 운영하는 것으로 돼 있고 이씨도 3명의 의사들처럼 매월 급여를 받고 있어 수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편 당사자인 이 모씨는 병원은 법인에서 직접 운영하는 프로그램이라고 강조하고 일반 병원과 달리 복지법인 의료시설로 허가를 받는다고 덧붙였다. 위탁 운영 논란에 대해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역설했다.

한편 이곳 병원은 의사 1인당 다른 병원의 배가 넘는 환자를 받고 있어 복지관 이용 노인들로부터 부실진료라는 비난도 받고 있다. 이곳 병원은 의료보험관리공단에서 전액 지원되고 있다. 노인들은 형식적인 진료와 처방전은 복지관 건너편 H약국에서만 이용할 수밖에 없는 것에 불만을 터뜨렸다. 지난해 12월에는 부실한 진료에 불만을 표시해 오던 김 모의사가 병원을 떠나기도 했다. 지난 13일 진료실 앞에서 만난 한 노인은 “의료비를 지원해줄 것이라면 차라리 대형 종합병원과 연결된 제대로 된 진료 서비스를 받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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