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8서울 올림픽으로 인해 한국의 발전상이 전 세계에 알려짐에 따라 저개발 국가 노동자들이 돈을 벌기 위해 코리안 드림을 안고 찾아들었다. 중국의 조선족 동포들은 등소평의 개혁 개방정책과 92년도의 한중수교 이후에 본격적으로 한국에 몰려왔다.

현재 약 20여만명이 국내에 체류하고 있는데 90%이상이 불법체류자들이다. 일산지역에는 약 2만명이 일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그들 대부분이 비인격적인 대우와 체불임금, 성추행 등으로 비참하게 살아가고 있다. 불법체류자라는 신분이기에 같은 동포로 인정받지 못하고 낯선 외국인 노동자 취급을 당하며 차별을 받고 있다. 억울한 일을 당해도 신고 당하기 때문에 정당한 요구는커녕 모멸감을 참고 살아야 하는 처지이다. 어둡고 답답한 연탄불 때는 방 한칸에서 생활하는 자도 많다. 이들이 서로 만나서 마음터놓고 대화할 쉼터같은 휴식공간이 없다. 어디가서 하소연할 곳도 없고 상담하여 도움을 요청할 길도 없다.

한국행 여권을 내기 위해 천만원정도의 빚을 얻어 오거나 사기만 당하고 오지도 못하고 빚더미에 앉아 노숙자 신세가 된 사람도 있고 자살한 자도 있다. 70%가 이혼상태이며 자녀들로 인한 청소년 문제가 심각하다. 동북3성에 약 3만 가정, 거의 10만명이 사기 피해를 입었고 자녀들은 학업을 중단할 수밖에 없게 되었다.

이런 일들로 인해 조선족 동포들은 친정같은 고국에 대한 기대감이 실망으로 바뀌고 불신과 분노의 감정으로 병들고 있다. 체불임금으로 고통을 당했던 한 조선족은 강제출국 당하기만 하면 중국으로 오는 한국 사업가는 누구든지 칼로 찔러 죽이겠다는 말을 하기도 했다.

이런 상황을 파악하고 이들을 돕고 교육하며 선교하기 위해 2000년 10월에 조선족복지선교센터 본부가 서울에 설립되었다. 이 기관은 한민족선교정책연구소의 병설기관이다. 이 센터의 일산지부는 작년 7월에 설립예배를 드렸고 지금은 약 100여명이 회원으로 등록했다. 운영위원(위원장 황해국 목사, 일산 세광교회)은 일산 장로교 통합측 교단 목회자들과 변호사, 시의원 등 각계 각층의 인사들이 참여하고 있다. 본부에서는 동포들의 밀집지역 주요도시에 지부를 세워 나갈 계획을 하고 있다. 조선족 문제는 교회만의 문제가 아니고 전 국민이 함께 풀어나가야 할 민족 공동의 과제이기에 여러 분야의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고 후원하여 동참해야 할 것이다.

본 센터에서는 조선족 동포들이 한 민족으로서의 자부심과 동질감을 회복하고 자아 정체성을 확립하도록 격려하며 지도자로서의 역량을 키워나가도록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또한 각종 문화행사, 노동 및 신앙 상담활동, 의료지원 활동, 이미용 봉사, 신앙집회를 통해 조선족들과 함께 한다. 앞으로 화상전화서비스, 가정생활 세미나를 계획중이다. 또한 사기피해자의 자녀들을 위한 장학사업도 하고 있다. 일산조선족 당사자들의 연합회가 조직되어 있고 매주일 저녁 7시에 조선족들만의 예배가 있다. 찬양, 기도, 하나님 말씀으로 동포들의 영혼은 쉼을 얻고 힘을 얻어 마음이 치유되며 삶이 변화되어 가고 있다. 본 센터 소속 조선족 교회 성도들은 수재민들의 아픔을 함께 나누고 소년소녀 가장 돕기에도 정성껏 헌금하여 전달하고 있다.

정부측은 나름대로 불법체류자들에 대한 인권보호를 위해 노력하는 듯 하다. 그러나 일방적인 사용자중심의 고용정책으로는 한국 경제에도 도움이 안되고 진정한 인권보호도 어렵다. 말이 통하고 일이 손에 익은 이미 국내에 체류하고 있는 조선족들의 인력이 우리 경제에 필요한 것을 인정한다면 정부는 그들이 처한 현실을 바로 보면서 그들이 합법적인 신분으로 일할 수 있도록 사면조치를 해준 후에 타당한 노동 허가제나 올바를 고용허가제를 실시함이 문제해결의 초점이 될 것이다.

무엇보다도 우리는 조선족 동포들을 대할 때, 같은 핏줄, 같은 동포로 대해주며 자연스럽고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보아야 한다. 또한 여러 분야의 시민들이 일산 조선족 복지선교센타에 관심과 후원을 아끼지 말고 함께 민족의 문제를 해결해 가기 위해 힘을 모아 주시기를 기대해 본다.
<일산 조선족복지선교센타 소장>
저작권자 © 고양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