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명이인이 투표하고 가 / 부실한 선거관리 “너무 해”

탄현동 8투표소 정모씨
동명이인이 투표하고 가
부실한 선거관리 “너무 해”

선거 당일 오후 탄현동 8투표소(현산초등학교)에 투표를 하러 간 정모(여, 46세)씨는 황당한 일을 겪었다. 투표를 하기위해 신분증을 제시하고 신분확인을 하는데 “당신은 투표를 마친 사람이니 투표를 할 수 없다”는 말을 들은 것.

오전에 다른 투표소에서 참관인으로 일을 마치고 오후에서야 투표소로 나선 정모씨는 “자신은 투표를 한 적이 없다”며 분명 착오가 있을 거라고 항의했지만 투표소 책임자는 선관위에 문의하라며 돌아갈 것을 요구했다. 정모씨는 책임자의 말에 따라 일산서구선관위에 전화해 항의했지만 “투표 한 것으로 확인된 이상 투표를 할 수 없을 것”이란 답만 받았다.

정모씨는 답답한 마음에 평소 친분이 있던 지역의 정당 사무실에 전화해 억울한 일을 당했다며 자초지종을 설명했고, 정당 사무실에서 선관위에 직접 전화하자 그때가 되서야 선관위가 “동명이인이 있나 확인해 보겠다”며 나선 것.

선관위는 탄현동 8투표소에서 동명이인이 본인의 투표소가 아닌 다른 투표소에 투표해 정작 자신의 투표소에서 투표해야 할 정모씨가 투표를 못하게 된 것을 투표마감 시간인 오후6시가 넘어서야 확인했다.
정모씨는 선관위 관계자의 도움으로 결국 7시가 넘어서야 따로 투표권을 행사 할 수 있었지만 그 전까지 자신을 피해자가 아닌 가해자 취급한 것이 분하다고 불만을 터트렸다.

정모씨는 “선관위에 내가 전화해서 항의할 때는 동명이인이 투표했을 거란 확인도 하려하지 않다가 정당 관계자가 전화해서 해결됐다. 그리고 확인이 될 때까지 기다리던 중에도 마치 나 때문에 투표함 이동이 지연되는 것처럼 죄인 취급했다. 자신들의 잘못을 확인하고 나서야 사과했다”며 선관위 직원들의 태도에 대해 분통을 터트렸다.

일산서구 선관위 고현주 계장은 “신분을 확인 못한 것은 잘못이지만, 이번 투표가 복잡해 의도적으로 두 번 투표하려는 사람도 있을 수 있으니 주의하라는 당부를 받은 터라 유권자의 말을 덮어두고 믿을 수는 없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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