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에 긍정의 기운 퍼트리는 예술학교

유해 카페 정화를 위한 주민 모임으로 출발
아T의 시작은 200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풍산역에서 밤가시초가로 이어지는 이곳 마을에 언제부턴가 유해 카페가 하나둘씩 들어섰다. 마을 주민들이 모여 해당업주를 만나보고 행정 관련기관을 찾아가봤지만 뾰족한 해결책이 없었다. 그러다 찾아낸 묘안이 ‘문화가 흐르는 마을을 만들자’였다. “마을의 긍정적인 기운이 커지면 유해 카페는 자연스럽게 마을 뒤편으로 물러날 거라 믿었죠.”(한지연 북트리 관장)
주민들은 2010년 정발산동 생활환경 개선대책위원회를 결성하고 살기 좋은 동네 만들기 장기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2012년엔 북트리도서관, 알모책방, 지역아동센터 꿈틀이를 주축으로 동네영화제를 개최했다. 지난해엔 우리동네 예술프로젝트를 통해 핸드페인팅 도자기숍인 아티와 함께 도자기마을축제도 열었다. 주민들 호응이 기대 이상이었다.

 

▲ ‘우리들의 마을예술학교 아T’ 개교식이 지난 14일 열렸다. 이날 개교식에 참석한 아이들과 주민들이 개교 축하 문화행사에 함께했다.

올해 열리는 아T는 규모를 키운 마을공동체프로젝트로 기획됐다. 가족인문도서관 북트리, 어린이청소년 책방 알모, 지역아동센터 꿈틀이, 도자기공방 아티, 퀼트공방 스와니, 개인작업실 행복한작업실 등 마을에 둥지를 틀고 있는 6개 문화공간이 함께 참여한다. 강좌는 아빠와 함께 나무공방, 핸드페인팅 도자기, 행복한 인형만들기, 연극수업 등 다양하다. 마을 어린이합창단과 동네음악대(우크렐라, 오카리나 연주)도 운영할 예정이다. 프로그램 참가비는 없다.

 

가족에서 이웃으로, 나눔도 실천
이번 아T의 특징 중 하나는 강좌 대부분이 가족을 대상으로 한다는 것. 엄마와 아이, 아빠와 아이가 함께 참여할 수 있다. 가족부터 얼굴을 맞대고 나아가 이웃과 어깨를 나란히 하면서 공동체의 의미를 짚어보자는 취지에서다. 3개월여 동안 진행될 예술학교 결과물은 오는 10월 마을축제로 마무리된다. 핸드메이드로 만든 작품들을 판매, 기증한 금액으로 마을 공동체의 관심이 필요한 이웃에게 전하는 나눔의 장이다. 아T 예술학교는 풍산역에서 걸어서 사방 30분 이내(정발산동, 마두동 일부, 풍동 일부 하늘마을 포함)의 주민을 대상으로 한다. 다른 지역 고양시민은 자원봉사자로 참여할 수 있다. 봉사자에겐 2개 강좌 수강 혜택을 준다. 프로그램과 자원봉사 참여는 온라인(www.booktree.kr)으로 신청하면 된다.
아T를 기획한 한지연 북트리 관장은 “마을에 유해 카페가 여전히 남아있지만 건강한 공동체를 만들기 위한 주민들의 노력도 계속되고 있다”며 “앞으로 더 많은 문화공간들이 참여해 ‘가치있는 마을 문화공동체’를 만들어갈 것”이라고 소개했다.
문의 031-908-7358

▲ 한지연 북트리 관장정발산동 밤가시초가 건너편에서 2003년부터 10년 가까이 어린이영어도서관 ‘북트리’를 운영했다. 그러나 자녀 교육 스트레스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엄마들을 보면서 아이들 교육에 앞서 엄마부터 행복해져야 한다는 걸 절실히 깨달았다. 2012년 북트리를 가족인문학도서관으로 바꾸고 엄마와 가족을 위한 다양한 모임과 강좌, 문화예술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지역 문화공간과의 연대를 통해 건강한 마을공동체 만들기에도 앞장서고 있다.

▲ 아'T'는 풍산역과 저동고등학교 중간에 위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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