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600년 기념사업의 평가와 과제

100만 고양의 핵심 브랜드는 ‘북한산’과 5000년 볍씨의 ‘한강’

고양시가 추진한 ‘고양600년 기념사업’은 2011년 11월 사업 제안을 시작으로 2012년 11월 ‘고양600년 기념사업 범시민추진위원 위촉식’을 개최하면서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이 사업은 고양시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역사문화적 도시로서의 발돋움을 통해 세계 도시로의 성장 가능성을 기대하며 진행됐다.
사업 추진 내용으로는 ▼역사복원 및 정비 ▼학술 및 편찬 ▼기념행사 및 축제 ▼교육 및 홍보 ▼미래비젼 제시 등 크게 5개 사업부문으로 실행됐다. 구체적 사업내용인 고양600년 기념전시관 운영, 북한산성의 세계문화유산 등재, 북한산 산영루 복원, 벽제관 육각정 환수 등의 사업을 장기적으로 추진 중에 있다.
작년 한해를 중심으로 시가 야심차게 펼쳤던(또는 현재 진행 중인) 고양600년 사업. 본지는 이번호를 통해 고양600년 사업의 의의와 함께 성과와 한계를 검토하고 600년 사업의 계승발전 방안과 과제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다.

 

600년 전 붙여진 이름 ‘고양’
-사업의 배경과 목적

고양의 역사는 1413년(조선 태종 13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고려시대 행정구역으로 있던 ‘고봉’과 ‘덕양’ 두 고을을 통합하고, 고봉현의 이름을 고양현으로 변경 ‘고양’이란 지명을 처음으로 사용하게 된 것. 이후 600년간 고양의 이름은 변경되지 않고 사용되어 ‘고양’ 지명의 가치와 역사는 지금까지 이어져오고 있다. 작년 2013년은 ‘고양’의 명칭이 사용된 지 600주년을 맞이하는 해로 시는 기념사업을 통해 역사도시 고양의 의미를 되새겼다.

고양600년 사업은 현재 진행형의 도시발전사적 의의도 가졌다. 역사와 전통의 고양시가 사업을 통해 21세기 미래도시로서의 방향성을 수립하는데 목표를 두었다는 점이 그것이다. 고양시의 현재 가치를 인식하고 이를 기반으로 미래 고양시의 도시 정체성을 수립하는데 그 목적을 두었다고 할 수 있다.


고양시의 축제에 대한 선호도 조사에서는 고양국제꽃박람회라는 응답이 44%로 2위인 행주문화제(18%)를 크게 앞질렀다.

정체성 확보를 위한 역사 복원
-5개 부문의 사업 내용

 

정체성 확보를 위한 역사 복원-5개 부문의 사업 내용고양600년 사업은 ‘고양600년, 미래를 찾다’라는 슬로건 하에 총 5개 부문으로 나눠 추진·진행중에있다. 고양600년 범시민추진위원회 및 범시민 네트워크 구성을 통해 시행됐으며, 신규사업의 추진보다는 기존에 시행되고 있던 다양한 분야의 사업들과 연계해 추진했던 것이 특징이다. 사업 전반에 걸쳐 시민의 적극적 참여를 통해 실용적인 사업추진의 가능성을 열어 둔 것도 특징 중 하나다.
▼역사복원 및 정비
고양시 수장고에서 보관 중이던 8500점의 유물 중 일부를 전시를 통해 활용함으로써 보관에 그치는 것이 아닌 체험할 수 있는 관광자원으로의 기능을 수행하도록 했다. 문화재(벽제관 육각정) 환수 및 북한산의 산영루·영사정 복원을 통해서는 역사유산으로서 가치를 활용해 장기적으로는 관광콘텐츠 개발과 경제 활성화, 도시 브랜드 성장의 기능을 수행하도록 했다.
▼학술 및 편찬
한권의 책 발간과 함께 9번의 세미나·학술심포지엄이 열렸다. 세미나에서는 행주산성의 가치, 5000년 역사 가와지볍씨 조명, 북한산 브랜드 가치 활용을 위한 방안 검토 등이 논의됐다. 세미나 개최를 통해서는 참여자들만의 토론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연구 주제에 대한 대내외 관심을 유도해, 학술적 성과와 더불어 고양시 가치를 효과적으로 홍보하는 성과를 내기도 했다.
▼기념행사 및 축제
기존에 시에서 시행되던 각종 행사에 고양600년의 가치를 연계해 총 5개의 행사가 진행됐다. 관련 행사와 축제는 시민의 적극적 참여를 유도해 시민이 주인의식을 가지고 고양600년의 의미를 보다 널리 알리는 계기를 만들었다.
▼교육 및 홍보
‘기념행사와 축제’가 시민 참여와 시민 주도의 사업을 유도했다면 ‘교육과 홍보’도 같은 맥락이라 할 수 있다. 다만 조금 더 전문적이고 체계적으로 사업의 필요성과 의의를 시민에게 전달되도록 한 것이 차이점이라 하겠다. SNS 자문단 운영과 같은 사업은 손쉬운 방법으로 시민 참여를 유도하면서 큰 효과를 내기 때문에 지속 가능한 사업으로 평가되고 있다.
▼미래비전 제시
고양시 종합발전의 기반이 되는 지표를 설정하고 사업계획과 연계·분석해 실질적인 실천로드맵을 작성하도록 하고 있다.

 


 

역사문화도시로의 성장 가능성
-설문조사를 통해 본 지역 의견

역사문화도시로의 성장 가능성-설문조사를 통해 본 지역 의견고양시의 미래도시상 및 추구해야 할 도시정체성에 관한 질문에서는 역사문화도시(34%), 생태교육도시(23%), 평화통일도시(20%) 순으로 응답이 나와, 고양시의 도시정체성을 역사문화도시로 보는 인식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왔다.

 고양시 미래 도시정체성에 대한 의견
*설문조사에 의한 평가는 고양600년 기념사업에 대한 고양600년 범시민추친위원 및 시민, 지역 언론 100명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로 평가함. 조사 기간 2014년 4월 22일~28일.

 

 

가장 가치 있는 문화유산과 관광자원으로는 전 부문에 걸쳐 행주산성이 압도적으로 높게 나온 것이 흥미롭다. 가치 있는 문화유산으로 행주산성(28%), 보존해야할 전통문화유산으로 행주얼(60%), 대표적 관광자원으로 행주산성(44%), 자랑스러운 역사인물로 권율장군(53%)을 1위로 뽑았다.

 

 

 

 

 

 

 

“북한산 정상은 고양시 땅”
-사업에 대한 평가

600년 사업을 통해 ‘고양시는 한반도 최초의 벼농사지역이다’, ‘고양시에도 세계문화유산이 있다’, ‘북한산 정상인 백운대 등 주요 봉우리가 대부분 고양시 땅이다’라는 사실을 새롭게 인지한 경우가 많아 고양600년 사업이 추진했던 홍보과 교육이 대체로 성공적이었다고 평가된다.

고양의 대표적 문화유산으로는 행주산성, 북한산성, 서삼릉과 서오릉, 가와지볍씨 등을 손꼽고 있으며 자연유산은 북한산, 장항습지, 호수공원 등을 들었다.

고양시의 정체성과 지역의견을 종합해 볼 때 고양시의 핵심적 가치와 대표 브랜드로서 ‘북한산’과 ‘한강’을 선정해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 할 것으로 보인다. 북한산성의 90% 이상이 고양시 땅이라는 점과 산성 내 수많은 문화유산이 산재한 점이 강점이다. 한강은 역사적으로 고양시의 역사문화의 발원지였다는 점과 관광자원으로 시민들의 압도적 지지를 얻은 행주산성을 끼고 있는 점, 미래의 도시 확장가능성이 매우 높은 점을 고려할 때 도시 계획 시 염두에 두어야 할 대표유산이다.

고양시의 축제에 대한 선호도 조사에서는 고양국제꽃박람회라는 응답이 44%로 2위인 행주문화제(18%)를 크게 앞질렀다.

 


돈으로 얻을 수 없는 역사적 자산
-사업의 계승발전 과제

‘고양600년 계승발전 연구용역’에 따르면 고양600년 계승사업 중 4대 핵심과제로 ▼5000년 고양가와지볍씨의 재조명 ▼북한산의 고양정체성 확보와 브랜드 활용 ▼세계문화유산인 서삼릉·서오릉의 관광자원화 ▼행주산성의 역사와 행주얼 정신의 계승을 들었다.

가와지볍씨의 조명은 고양이 한반도에서 첫 벼농사가 이루어진 지역으로서 가치가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고양의 농업문화와 한강문화권의 가치를 접목하는 한편 고양시립박물관(가칭) 건립을 통해 한반도 문명 발원지로서 가치를 담는다는 전략이다. 농업문화와 관련해서 10년째 고양에서 열리고 있는 대한민국막걸리축제의 육성, 지역 두레패를 통한 농업문화 재현, 도·농복합도시로서 강점 활성화도 하부 전략으로 들었다.
북한산의 활용방안으로 제시되는 구체적 사업으로는 북한산-한강을 잇는 누리길 조성이다. 북한산과 한강을 잇는 길에는 고양의 양대 하천인 창릉천·공릉천과 함께 호수공원이 있어 경관이 수려한 자연생태길을 조성할 수 있고, 길을 따라 역사이야기도 풍부하게 담아낼 수 있다.

서삼릉·서오릉은 생태공원화, 걷기프로그램 활성화, 공영주차장 조성이 시급하며 행주산성의 경우 토성 복원, 행주산성-한강누리길 활성화, 행주문화제 육성, 행주대첩 콘테츠 제작이 필요하다.

고양600년 사업은 가와지볍씨를 재조명하면서 그 역사적 기원을 ‘고양 5000년’으로 확장시켰다. 킨텍스와 한류월드 등 국가기반산업은 고양의 도시경쟁력을 상징하는 자산임이 틀림없다. 하지만 북한산과 5000년 가와지볍씨의 한강 문화권 등 자연·역사적 자산은 돈으로 얻을 수 없는 무한의 가치로, 고양의 도시경쟁력을 강화하는 최대의 자산임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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