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나’ 찾아떠나는 사찰에서의 하룻밤

일상에 지친 몸과 마음의 피로를 씻고 재충전의 시간을 갖기에 템플스테이만한 것이 없다. 울창한 숲에 안긴 고즈넉한 산사에서 하룻밤을 보내노라면 세속의 번뇌가 한결 가벼워진다. 이제 템플스테이는 종교 체험이 아니라 현대인들을 위한 힐링 여행이다.
덕양구 노고산(한미산) 자락의 천년고찰 흥국사가 여름 템플스테이를 시작한다. 올해로 10년째 이어지는 흥국사 템플스테이는 방학을 맞은 청소년뿐 아니라 휴가를 이용해 가족·연인들이 많이 참여하는 대중문화상품이 됐다. 어린이, 청소년, 일반으로 나눠 진행돼 프로그램이 한층 알차다. 대오 주지스님은 “푸근한 자연, 조용한 사찰에서 하룻밤 머물며 일상에서 지친 몸과 마음을 편히 쉬게 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 흥국사 템플스테이 참가자들이 발우공양을 하고 있다.

어린이여름생태학교=어린이 템플스테이는 생태체험 위주로 한다. 흥국사를 둘러싼 노고산은 북한산과 마주보는 산으로, 바위가 없고 완만한데다 숲이 우거져 아이들의 생태체험장으로 그만이다. 활엽수인 갈참나무가 무성해 여름 한낮에 숲에 들어가도 서늘하다. 오래된 숲이라 쓰러진 나무도 있고 곤충도 다양해 호기심 가득한 아이들의 생태 놀이터로도 제격이다. 흥국사는 2011년부터 노고산 생태를 활용한 숲유치원을 운영하고 있다. 숲생태 프로그램 외에 물놀이(물총싸움, 물풍선 던지기), 캠프파이어, 108배와 독경(부모은중경), 사천왕 만들기, 찬불가 경연대회, 불교용어 스피드퀴즈, 공양, 예불 등 아이들의 흥미를 끌 만한 놀이와 체험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7월 30~31일(1박2일), 초등 3~6년 대상, 참가비 3만원.

청소년여름캠프=어른보다 더 바쁜 요즘 청소년들에게 ‘밖’이 아닌 ‘안’을 들여다보게 하는 캠프다. 모든 사람이 같은 음식을 똑같이 나눠 먹는 평등과 조금의 낭비도 없는 청결의 마음, 말소리·그릇소리 등 일체의 소리를 내지 않는 마음의 고요라는 의미를 담은 발우공양은 밥 한 끼의 소중함 이상의 것을 깨닫게 한다. 소원등 만들기, 둘레길 둘러보기, 곤충마을 만들기 등 사찰 문화와 자연을 체험해보는 프로그램도 진행된다. 나를 깨우는 108배, 명상특강, 이완특강 등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는 시간도 갖는다. 캠프파이어, 불교용어 스피드퀴즈 등의 프로그램도 마련되어 있다.
8월 7~8일(1박2일), 중·고등생 대상, 참가비 5만원.

일반인여름템플스테이=새벽 4시 기상, 밤 10시 취침. 스님의 하루를 따라가며 잊고 사는 ‘참 나’를 찾아 떠나보는 시간이다. 숲 생태체험, 108배와 염주 만들기, 연꽃등 만들기와 탑돌이, 새벽 예불, 독경, 참선, 울력, 다도체험 등을 통해 잠시 ‘나’에 집중해볼 수 있다. 새벽 정적을 깨는 법고 소리에 잠에서 깨어나 108배를 하면 무념무상 모든 시름을 잊고 고민의 해답을 얻을 수 있다.
8월 2~3일(1박2일), 성인(가족 단위 포함), 참가비 4만원. 템플스테이 문의 : 010-8678-2064


천년고찰 흥국사
1400여 년 전, 서기 661년(신라문무왕 원년)에 당대 최고 고승인 원효가 창건했다. 원효는 북한산에서 수행 중 지금의 흥국사 터에서 상서로운 빛이 일어나는 것을 보고 이 터를 찾아 ‘흥성암’을 세웠다고 한다. 조선 제21대 왕 영조가 자신의 생모인 숙빈최씨의 묘소인 소령원에 행차하는 길에 이곳에 들러 묵었으며 이때 이름을 흥국사로 바꾸게 하고 직접 약사전의 편액글씨를 써서 하사했다. 이후 흥국사는 국가의 안녕과 평화를 기원하기 위한 왕실의 원찰이 됐다. 흥국사에는 극락구품도·괘불·목조아미타여래좌상·약사전·나한전 등 주요 문화재가 다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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