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알다시피 한글 창제 동기는 “우리나라 말이 중국과 달라 한문자와 서로 통하지 않아서 어리석은 백성들은 말하고자 하는 바가 있어도 마침내 그 뜻을 펴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다.(國之語音 異乎中國 與文字不相流通 故愚民 有所欲言而終不得伸其情者多矣)『訓民正音解例』”는 이유 때문이었다. 언어문자란 이처럼 사람의 생각과 감정을 전달하는 수단이다. 그러므로 어떠한 가치관과 어떠한 정서를 가지고 그 언어문자를 사용하느냐가 중요하다.

요즘 사회 일각에서 아직 어떠한 판단능력도 없는 어린이들에게 미국 영어교과서를 그대로 가르치는 일들까지 하고 있다. 한국 사람이 한국인의 정서를 가지고 영어를 사용하면 편리한 수단이 된다. 그러나 영어를 배우다 우리의 정체성을 상실해 버린다면 영어는 우리를 죽이는 마약이 될 뿐이다. 자랑스런 한민족의 후예들을 왜 기를 쓰고 미국시민으로 기르려 하는가? 영어는 우리글을 통해 우리문화와 정서를 익혀준 뒤에 가르쳐야 한다. 영어는 오직 한국인이 외국인에게 자신의 의사를 표현하는 수단 이외의 것이 아니기에 그렇다.
<회산서당훈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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