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티나무온가족도서관 출판기념회, 동네잔치

 

우리동네 '당신' 출판기념을 축하하는 동네 밴드, 아이뮤지컬, 주부뮤지컬 '바스락'팀의 공연이 열광적인 호응 속에 진행됐다.
동네 사람 55명이 모여 펴낸 시집 ‘당신’, 행신동의 ‘재미있는 느티나무 온가족 도서관’과 동네북카페와 극장 ‘동굴’ 주최 출판기념회와 동네잔치가 20일 열렸다. 어린이부터 어른까지 100여명이 모여 동네 시집을 출간을 축하하며 공연을 즐겼다.

오후 4시 출판기념회는 이승희 관장의 사회로 55명의 시집 저자들이 나와 서로의 시를 읽고, 제목을 맞추는 시간이었다.

동네 어린이극단 ‘아이’와 동네 뮤지컬단 ‘바스락’. 동네 밴드인 ‘봄날밴드’의 축하공연이 이어졌다. 동네 아줌마, 아저씨, 아이들이 배우와 가수가 되어 공연을 선보였다.

시집 ‘당신’을 펴낸 평사리 출판사 홍석근 대표는 “동네시집을 출판사 동료들에게 보여주었더니 우리 출판계의 미래를 발견했다며 반가워했다”며 “55명의 저자를 한꺼번에 갖게되어 너무 기쁘다. 베스트셀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동네사람 55명 시인 탄생 
행신동 느티나무도서관 '당신' 시집 발간
 
 
 

 

   
한동네 사람 쉰다섯 명이 한꺼번에 시인으로 데뷔를 했다. 행신동의 작은 동네도서관 <재미있는 느티나무 온가족 도서관>을 중심으로 어린이부터 어른까지의 동네사람들이 ‘당신’이라는 주제의 시를 한편씩 써서 묶었던 것이 올해 시집이 되어 세상에 나왔다.

느티나무 도서관은 공동육아조합에서 출발하여 그동안 아기자기하고 재미난 마을만들기의 구심점이 되어왔다. 봄이면 ‘동네북콘서트’라는 이름의 동네잔치를 여는데 동네사람들이 무대에 올라 다양한 공연을 펼친다. 노래, 뮤지컬, 판소리, 책 낭송 등 책을 매개로 한바탕 흥겨운 하루를 보낸다. 그동안 주민들이 각자 선택한 책을 동네 사람들에게 낭송해주고, 그 책을 매개로 인터뷰하는 토크쇼 형식으로 진행해왔다. 지난해에는 방식을 바꿔 무대에서 ‘당신’을 낭송하면 관객들이 그 당신이 누구인지 알아맞히는 형식으로 진행해봤다. 당신은 사람이거나 물건이거나 생각이거나 행동이거나 상관없지만 글에서는 절대 당신의 정체를 밝혀서는 안 된다.

“수수께끼를 풀어내듯 시를 듣고 당신을 맞추는 과정이 정말 재미있었어요. 그래서 동네사람들 55명에게 시를 의뢰했어요.”

이승희 관장은 도서관에 오는 사람들, 자주 가는 가게 주인들에게 시를 의뢰했다. 난생 처음 시를 쓴다는 사람들에게 용기를 불어넣고, 오랜시간 동안 대화를 나누며 생각을 끌어냈다.

“사람들이 시를 쓰면서 생활이 달라졌대요. 저는 이번에 글쓰기가 인간을 성숙하게 만든다고 믿게 되었어요.”

그동안 ‘글이라고는 써본 적이 없었던’ 카센터 주인이 가족이 함께 앉아 아빠가 쓴 시를 읽고 함께 이야기하는 시간을 즐기게 되고, 사업이 어려워 힘들던 시기에 원고 의뢰를 받고 ‘당신’을 생각하다 ‘두려움’이었다는 것을 깨닫고 극복하는 계기도 됐다.

“주점 사장님은 저랑 여섯시간 동안 술잔을 기울이며 살아온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내셨어요. 사장님이 했던 말들을 마인드맵하듯 적어서 보여드렸더니 본인이 이런 얘기도 했냐며 깜짝 놀라시더라구요. 그분의 시도 이 책에 있어요.”

시쓰기에 참여한 쉰다섯 명의 사람들 중에는 술자리에서도 수수께끼 시를 짓고 맞추기 놀이를 즐기거나 꾸준히 시를 쓰는 사람도 있다. 시를 통해 삶이 바뀌고 놀이가 바뀌었다. 일상이 글쓰기로 연결되는 순간이다.

 

어쩌면 우리는 모두 여리디여린 감수성을 품고 살고 있는지도 모른다. 단지 사는 게 바빠서 자신의 마음 속에서 들려오는 이야기를 듣지 못했을 뿐이다. 시를 쓰기 위해 고민하면서 글을 쓰다보면 내면에서 들려오는 ‘나의 이야기’가 들려오기 시작한다. 우리는 누구나 시인이 될 수 있다.

평범한 이웃들이 쓴 시집은 수수께끼를 풀며 읽는 재미도 있지만 글쓴이 소개를 읽는 재미가 더 크다. 글쓴이 하나하나를 소개하는 글에는 이승희 관장의 따뜻한 시선이 느껴진다.

여러분의 ‘당신’은 무엇인지, 추석명절을 맞아 가족이 수수께끼 시 한편씩 써보는 것은 어떨까.

글/이명혜 기자

 

당신

 

홍호택(성신초 6학년)

 

당신!!

한밤중 느닷없이 떠오르는 당신

이름만 들어도 행복한 당신

 

항상 접혀 있는 팔

얼마나 힘들었을까

 

아주 두꺼운 허벅지

얼마나 무거울까

 

나를 괴롭게 하지마

나는 당신이 언제나 좋아

 

내가 당신을 만나면

어떨 땐 기쁨이 되고, 어떨 땐 괴로움이 되지만

그래도 당신은 항상 나의 행복

 

 

당신은 누구일까요? 정답 : 치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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