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30만평 '한류월드 부지 개발'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

전체 한류월드 부지 중 호텔부지 10% 차지
EBS통합사옥 이미 착공, 2017년 완공 계획 
K팝 아레나, 경제성 불확실해 1년이상 지연 
주상복합·테마파크 부지 사업자 찾지 못해


고양시 일산동구 호수공원 서쪽으로 넓게 펼쳐진 부지가 있다. 이미 아쿠아리움, 원마운트, 엠블(MVL)호텔, 빛마루, 현대백화점 등이 들어서 있지만 킨텍스 전시장까지 그 옆으로는 아직 개발이 덜 된 상태다. 부지는 크게 둘로 나뉜다. 하나는 킨텍스 지원·활성화부지로 고양시가 소유한 부지다. 또 하나는 경기도가 주인인 땅으로 한류월드(과거 한류우드) 부지가 있다. 이번호와 다음호에서는 이 부지가 어디까지 개발되어 있는지, 그리고 어떤 개발 계획이 잡혀있는지 알아본다. 먼저 한류월드 부지 개발 현황을 소개한다.

 

소송 마무리로 사업 탄력받을 듯

한류월드 개발 사업은 일산서구 장항동 일원에 99만4000㎡(30만685평) 규모로 K팝 아레나·테마파크·호텔·방송통신시설·상업시설·주상복합 등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2017년까지 공공 7300억원, 민간 4조8900억원 등 모두 5조6260억원을 투입해 건설된다.

엠블호텔과 빛마루(디지털방송콘텐츠지원센터)는 건설이 끝나 오픈한 상태며, EBS 통합사옥이 착공에 들어가 2007년 1월 준공할 계획이다. 호텔 3곳은 내년 착공을 준비 중이며, 올해 착공이 예상됐던 K팝 아레나는 1년 이상 미뤄지게 됐다.

한류월드 개발 사업은 7월 말 경기도와 민간사업자간 법정 공방이 마무리 되면서 사업에 한층 탄력을 받고 있다. 대법원이 토지 소유자와의 소송에서 경기도의 손을 들어준 것. 황선구 한류월드사업단장은 “법정다툼 토지에 아무래도 투자를 꺼려하는 분위기가 있었는데 이것이 말끔히 해결되면서 8월부터는 문의가 많이 들어오고 있다”며 “2017년까지 투자유치를 마무리 짓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중국 투자자들의 관심도 높다. 지난 7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함께 방한한 중국 투자회사 대표 70여 명은 한류월드 현장 설명회를 듣고 매수조건 등에 대한 질문을 쏟아냈다. 투자유치에는 남경필 경기도지사의 투자 세일즈도 한 몫 하고 있다. 지난달 27일 남 지사는 한류월드 내 빛마루에서 한류월드 투자 기업인과 잠재적 투자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간담회를 열고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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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블 외 호텔 3곳 내년 착공
한류월드 내 숙박시설은 전체면적 가운데 10%에 해당하는 10만㎡로 총 5개 필지다. 첫 번째로 대명그룹의 엠블호텔(위치 A2)이 2013년 3월 문을 열었다. 경기북부지역 첫 특급호텔로 지하 4층, 지상20층 규모다. 그 옆의 (A1)부지도 대명그룹이 분양 받은 곳으로 내년 내 착공이 이뤄진다. 이 부지에는 특급호텔이 아닌 가족용이나 비즈니스용 중저가 호텔을 계획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2015년 착공을 바라보고 있다.

투자회사에 매각된 (A3)부지는 내년 내에 252객실 규모로 착공한다. 아직 호텔 브랜드는 정해지지 않았다.
또한 (A7-1)부지는 SM(삼라마이더스)그룹이 매각, 394실 규모로 내년 초 착공에 들어간다. SM그룹은 체조선수 양학선에게 아파트를 선물한 바로 그 회사로, 한류월드사업단 관계자는 “프로 운동선수의 재활 전문 의료텔로 구상 중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작년 3월 문을 연 엠블호텔. 경기북부 첫 특급호텔이다.

매각이 안 된 (A6)부지는 호텔 부지 중 가장 넓은 곳으로 4만7000㎡. 중국 투자 실무자가 2번 다녀간 곳으로 아직까진 중국 투자자의 손에 넘어갈 확률이 높다. 카지노호텔을 생각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정부의 인허가 문제, 고양시가 카지노를 환영하지 않는 분위기 등이 변수다.

남은 (A7-2) 부지와 (A6)부지까지 매각이 완료되면 한류월드는 총 4010개 호텔객실을 보유하게 된다.

 

 

K팝 아레나는 답보상태
테마파크용지 중 (T1)부지에 예정된 K팝 아레나는 한류월드 조성사업의 핵심이자 랜드마크를 담당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금년 착공에 타격을 입게 됐다. 기획재정부가 한국개발연구원(KDI)에 의뢰한 적격성 평가 결과가 0.65(1.0 이하면 사업성이 낮다는 의미)로 낮게 나오면서 2016년 완공을 목표로 했던 사업이 상당기간 미뤄지게 된 것.

재수립 계획에서는 1만8000석의 주공연장과 2000석의 보조공연장을 짓는다던 당초 계획이 축소될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황선구 한류월드사업단장은 “국내에 처음 도입되는 공연전문 아레나임에도 이번 분석 결과는 잠실체조경기장을 비교 사례로 들어 낮게 평가했다”면서 “해외(일본, 영국)의 공연전문 아레나 사례들로 분석했던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의 용역 결과가 더 신빙성이 있다”고 말했다. 작년 7월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이 발표한 연구용역에서는 K팝 아레나의 경제성이 1.01로 분석된 바 있다.

새로운 계획이 수립돼 적격 평가를 받는다 해도 이를 준비하는 기간만 6개월 이상 소요될 것으로 보여 K팝 아레나 건립사업은 1년 이상 지연될 전망이다.

 

방송미디어시설 활발히 진행

작년 12월 문을 연 빛마루.

4곳으로 분할된 업무시설용지 중 2곳은 이미 결정됐다. (03)부지에는 빛마루(디지털방송콘텐츠지원센터)가 작년 12월 이미 문을 열었다. 정부에서 운영하는 빛마루는 방송채널사업자와 독립제작사 등 방송콘텐츠 사업자들을 종합 지원해주는 센터로 운영되고 있다.

EBS(한국교육방송공사) 디지털 통합사옥도 계획돼 있다. (02)부지에 들어설 EBS 통합사옥 기공식이 지난달 5일 있었다. 통합사옥이 완공되면 EBS는 현재 7개 지역에 분산돼 있는 시설을 이곳으로 합치게 된다. 2017년 1월 완공 예정이다.

나머지 2곳의 부지는 아직 분양 중이다. 바로 옆 (04)부지는 EBS와 빛마루가 서로 탐내는 부지 중 하나. 따로 떨어져있는 (01)업무시설 부지의 경우 일부는 소방·경찰시설 부지로의 변경을, 나머지 부지는 영화사 등의 콘텐츠생산 사업자를 입주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엠블호텔 주위 주상복합단지 계획
4곳으로 나눠진 복합시설용지에는 1·2층은 상가, 3층 이상은 주거시설이 들어오는 지역으로 아직 매각이 이뤄지지 않았다. 한류월드사업단은 이 용지의 사업성을 높여 대형 건설사들이 대거 들어올 수 있도록 도시계획 변경 절차를 밟고 있다. 우선 주거비율을 현행 70%에서 90%로 늘리고, 중대형 아파트를 줄이고 중소형으로 가겠다는 계획이다. 절차가 끝나면 빠르면 내년 초까지 매각 될 가능성이 높다. 이미 3개의 대형 건설사가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어 전망이 밝다.

노른자위 땅, 상업시설용지
상업시설용지도 매각을 기다리는 부지. 하지만 한류월드사업단이 이 부지에 대해서 만큼은 아직까지 서두르는 분위기는 아니다. 이 부지는 한류월드에서도 가장 비싼 곳이다. 판매시설, 문화 및 집회시설이 들어설 상업시설용지는 주변 여건이 갖춰진 이후에 매각해도 늦지 않다는 입장. 7곳으로 분할돼 있어 매각에도 크게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사업단은 판단하고 있다.

가장 넓은 땅, 테마파크용지
K팝 아레나가 들어설 (T1)부지 아래 (T2)부지가 있다. (T2)는 약 16만㎡로 한류월드에서 가장 넓은 단일부지다. 이 부지도 매각을 기다리는 곳 중 하나다. 이곳은 넓은 면적에 대한 투자자의 부담 때문인지 쪼개서 팔라는 문의가 간혹 들어오고 있지만 사업단은 한 사업자가 맡아 주길 원하고 있다. 테마박물관, 화훼가공품사업, 드라마제작국 등의 문의가 있었지만 아직까지 관망상태다.

한류월드사업단은 한류월드 및 킨텍스 활성화 부지와 호수공원을 모두 합친 105만평에 대해 ‘국제회의 복합지구’ 지정을 받아 (T2)부지에 대한 매각을 활발히 진행하겠다는 계획이다. 황선구 한류월드사업단장은 “국제회의 복합지구 지정을 위해서는 법령개정이 필요하기 때문에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 의원들과 꾸준히 접촉하고 있다”며 “법령은 늦어도 연말쯤이면 개정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제회의 복합지구로 지정되면 세제 혜택 등 투자자들에 대한 자금 대출의 문이 열리면서 부지 매각이 훨씬 수월해 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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