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시티 사회인 야구팀 ‘네이보스

사회인 야구 선수 4명이 힘을 모아 사회인야구 전용구장을 만들어서 화제다. 이들은 모두 한 아파트 단지에 사는 이웃사촌이다. 사진은 이번 8월에 완공된 야구장에서 고사를 지낸 팀원들 모습이다.

 

우린 이웃, 가족 영행도 함께

팀원 30명, 두 팀으로 나눠 모두가 주전

“나처럼 야구에 미친(?) 사람들이 우리 이웃에 이렇게 많았다니”하며 서로 웃기 시작한다. 야구를 사랑하는 이웃사촌들의 만남은 항상 이렇게 유쾌하다. 워낙 자주 보는 사이인지라 안부는 묻지도 않는다. 대신 서로에 대한 장난스런 악담은 거리낌이 없다. 하지만 입가엔 웃음이 떠나지 않았다.

장기언 감독

 

식사동 위시티 단지의 사회인 야구팀이 야구장까지 만들었다는 소식을 듣고 그들을 만났다. 팀 이름은 이웃들이란 뜻의 ‘네이보스’. 야구팀이 결성된 것은 2011년이고 본격적으로 팀을 꾸려 시합에 참가한 때는 그 다음 해부터다. 현재는 성석동에 있는 야구장(구 현대유니콘스 2군 구장)에서 리그를 뛰고 있다.

“우리가 만든 구장이요? 올해 8월에 개장했어요. 네이보스 팀원들 중 4명이 투자를 했죠. 고양시 인근에 적당한 부지가 없어 결국 남양주까지 가게 됐어요. 조금 멀긴 하지만 팀원들과 가족들이 가끔 모여 연습게임하고 야유회 하기에는 적당한 거리에요.”

네이보스의 장기언(45세) 감독이 야구장에 대한 소개를 이어갔다. 남양주에 건설된 야구장은 총 2개면으로 ‘야사(야구사랑) 드림필드’라 불린다. “개장하고 바로 하반기 리그 팀을 모집했어요. 44개 팀이 참여해 운영 중이죠. 주변 숲의 경치가 좋고 구조도 좌우대칭이 거의 완벽해 사회인 야구장으로는 최고 수준입니다”라며 구장 자랑이 끝이 없다.

투수 차동헌

 

네이보스는 30여 명의 선수들이 뛰고 있다. 사회인 야구팀으로는 팀원 수가 꽤 되는 편. 실력에 상관없이 모두가 주전으로 뛰고 싶은 선수들을 위해 감독은 2개 팀으로 나눠 리그에 참가하고 있다. 팀원들은 스케줄이나 실력에 따라 3부, 4부 리그에서 나눠서 주말시합에 나간다. 

야구 경험이 대부분 전무한 팀원들이 3년 만에 3부 리그에서 뛰는 것이 쉽지만은 않아 보이는데 성적도 괜찮은 편이다(사회인 야구는 5부 리그까지 운영). 이에 대해 장 감독은 “우리 팀은 짧은 시간에 실력이 오른 편이에요. 팀을 2개로 돌려 전 선수가 거의 매주 시합에 나가고 레슨도 자주하기 때문에 경험이 많이 쌓였죠. 경기에 더 나가고 싶은 사람은 개인적으로 다른 리그에 참가하기도 합니다. 주중 야간 경기도 마다하지 않고 뛰는 거죠. 사실은 제가 그런 경우에요”라며 넉살좋은 웃음을 짓는다.

장 감독을 비롯해 ‘야사 드림필드’를 짓는데 일조한 팀원들은 투수로 뛰고 있는 차동헌(45세), 1루수 장경수(42세), 중견수 이규남(42세) 선수다.

선발 투수로 팀의 기둥이 차동헌 선수는 올해 10승 투수다. 그만큼 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다. 좋은 제구력이 장점. 차 선수는 “젊은 친구들이 새로 합류해 팀에 생기를 줬으면 한다”고 바랐다.

1루수 장경수

 

1루를 책임지는 장경수 선수는 본업이 건설업이라 야구장 건설에 더욱 신경을 썼다고 한다. “사회인 야구도 이제는 가족과 함께 즐기는 문화가 됐어요. 그래서 화장실 같은 편의시설에 신경을 많이 썼죠. 선수와 가족들이 함께 즐기는 구장이 됐으면 좋겠어요.”

가장 넓은 지역을 수비해야하는 이규남 선수는 어려서 동네 홈런왕 출신이라고 자신 있게 말문을 열었다. 이 말에 여기저기서 팀원들의 야유가 나오긴 했지만 굴하지 않고 말을 이었다. “그때는 테니스 공으로 야구를 했어요. 저 없으면 야구를 못할 정도였죠. 그때는 제가 야구를 제일 잘하는 줄 알았어요.”  

장기언 감독은 “매번 시합에 나가는 것이 설렌다”고 말했다. “야구는 남자들이 어릴 적부터 가져온 순수한 로망이에요. 그래서인지 경기에 나서기 전 설렘과 긴장이 섞이게 되죠. 그게 야구의 매력이에요.”

중견수 이규남

 

네이보스는 가족동반 모임을 차차 늘려나갈 계획이다. 같은 곳에 사는 사람들이 가족끼리 더 자주 보는 것, 이것이 아마 야구를 사랑하는 남자들의 가족사랑 표현법인 듯. 이들의 가족사랑과 야구사랑을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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