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시에 터를 잡고 살아온 지 40년이 넘었으니 반 토박이인 셈이다. 서울에서 태어나 이곳이 반세기가 넘은 활동본거지가 되었지만 내 심신을 키워준 고양이 이제는 내 고향이나 다름없다. 때로는 문화재단이나 체육단체 봉사활동에 참여하거나 문화유산과 꽃 잔치의 정취에 취해 유유자적의 삶을 즐기고 있다.

 워낙 등산을 즐겨 북한산, 도봉산을 맴돌다 요즘엔 서오릉, 서삼릉 주변 산책을 즐기면서 우리 문화유산 살리기의 중요성을 절감하게 되었다. 서울에 접한 북한산이나 도봉산 연봉을 배경으로 한양컨트리나 뉴코리아 컨트리클럽의 구릉에서 바라보는 삼송신도시의 장관, 그리고 서울에서 보기 힘든 자연숲과의 어울림은 넋을 빼앗을 정도라고 해도 지나침이 없을 것 같다. 호수공원이나 꽃박람회를 내세우기에 앞서 역사문화의 자연환경을 자랑할 만하다.

  몇 가지 소망이라면 우선 서오릉 뒷산 서울 둘레 길과 연결하여 600년 역사문화도시 고양시의 상징 길을 만들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어울림이나 울타리란 이름이 더 의미가 있을 것 같다. 무엇보다 인구 100만을 넘긴 도시환경에 걸 맞는 소통 네트워크를 만든다는 상징성도 있을 것이다. 아울러 지난날 뉴스위크지가 선정한 대로 세계가 주목할 만한 아름다운 자족(自足)도시가 되기를 소망한다. 야산 산책로는 도농(都農)이 조화를 이루는 복지마을의 상징물로 계층을 초월한 소통의 통로가 될 것이다.

 세계의 행복도시를 둘러보면 생산성과 같은 경제력을 평가하기 이전에 산야의 형태, 문화적 환경 또한 시민의 건강상태를 주목하게 된다. 흔히 덴마크나 스위스의 산간마을이나 캐나다나 뉴질랜드 해안도시 등을 살기 좋은 웰빙 도시로 손꼽지만 가깝게는 일본 나가노나 오키나와 같은 장수마을도 있다. 필자는 여러 차례의 세계 문화시찰 또는 스포츠 이벤트를 통해 우리가 추구해야 할 길을 구상해 보곤 했다. 

 아무튼 이제 어느 정도의 생활수준에 이른 오늘, 우리의 꿈은 세대를 초월하여 하나 된 건강공동체를 만드는 것이다. 서울에서 옮겨온 골든 시니어들은 말한다. 고양의 아름다운 자연에서 활력(活力)을 얻었노라고- 필자의 체험을 예로 든다면 젊은 시절엔 북한산 클라이밍을 즐기거나 고양의 두 곳 필드를 맴돌 때가 많았다. 서울도심에서 가까운 이곳에 이런 낙원이 있다니, 고양시민이 된 게 무척 자랑스러웠다. 이제 이곳 ‘꽃보다 아름다운 사람들의 마을’에서 망중한(忙中閑)을 즐기는 은퇴노인들이 많아졌다. 노소동락(老少同樂)의 젊은이들에게도 고양은 파라다이스임에 틀림없다.

 그 이상적 모델의 하나로 삼송신도시에 거는 기대 또한 크다. 이 꿈을 위해 건강공동체를 위한 생활체육 시민캠페인도 필요할 것이다.

 또 하나의 숙제가 있다. 서울과 맞닿은 통일로 연결도로인 고양대로 관문을 좀 더 깔끔하게 단장할 수는 없을까 하는 안타까움이다. 같은 동산마을이지만 옛 마을과 신도시의 겉모습은 너무나 대조적이다. 이곳에 대형 쇼핑몰까지 들어설 예정이라는데 이 아름다운 도시공원에 살풍경한 길거리모습을 하루 빨리 벗어났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렇게 일산호수의 멋진 풍광에 더하여 문화유산 숲에 깊이 빠져있는 고양시민들의 행복은 그야말로 세계의 찬사를 받기에 부족함이 없는 자랑거리가 될 것이다. 고양의 자연을 하늘의 축복이라 한다면 건강한 시민의 활력은 모두의 합심(合心)으로 만들어지는 게 아닐까 생각해본다.

이태영 일산언론인회 총무, 추계예술대 법인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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