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들소리보존회원 조은준씨 60세 나이에 전국 도는 열정가

▲ 고양문화원 앞에서 손잡이가 높은 ‘초퍼’ 스타일 오토바이를 타고 있는 조은준씨. “고양들소리와 오토바이는 자신을 사로잡는 특별한 매력이 있다”고 말한다.

할리데이비슨과 고양의 들소리는 공통점이 있다. 역사와 전통이 있고, 소리와 웅장함에 마니아들이 그 가치를 인정하고 향유하며 즐기고 보존한다는 것이다. 그 전통과 가치를 인정하고 즐기는 ‘전통문화 올드보이’가 고양에 있다.

고양들소리보존회 회원인 조은준(60세)씨가 그 주인공. 고양들소리보존회에서 북을 담당하고 있는 조씨는 전통과 현대의 멋을 함께 즐기는 오토바이 매니아다. 고양군 신도면 현천리 출신으로 11남매(5남6녀)의 막내다.

그의 아버지 조순만씨도 장구를 잘 치고 대피리를 잘 부는 소위 끼가 있는 아버지셨다. 아버지의 영향으로 조은준씨는 유년 시절부터 지금까지 전통악기와 소리를 꾸준히 이어왔다. 2002년 일산서구 송산동(노루뫼)에 터를 마련한 조씨는 지역의 전통소리 공연단체인 장산두레패에 가입해 두레패에서 공연을 이어나갔다.
언제나 새로운 악기를 배우고 싶었던 그는 얼마전 고양문화원에서 태평소를 배우다 고양들소리에 매료되어 회원으로 가입해 각종 공연에서 힘차고 열정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민요와 전통소리를 좋아하는 조은준씨는 뽕짝(트로트)을 좋아하며 북, 징, 꽹과리, 태평소, 장구 등 전통악기 5개를 다룬다. 손자 조민우(송포초 5학년) 군도 현재 송포초교에서 전통소리와 악기를 배웠고 현재 태평소를 불고 있다.

27년 전부터 안장이 낮고 손잡이가 높은 ‘초퍼’ 스타일의 오토바이를 타기 시작한 조씨는 전통문화와 오토바이에 대해 말한다. “전통소리와 오토바이는 나의 영원한 친구다. 손자와 부인 다음으로 최고다.” 그가 사랑하는 악기만큼이나 그를 거쳐 간 오토바이도 쟁쟁하다. 수천만원을 호가하는 할리데이비슨과 혼다 골드윙 등 총 8대의 내로라하는 명품 오토바이들이 그를 거쳐 갔다.

오토바이를 타고 팔도를 돌았고 오토바이를 배에 태워 제주도도 갔었다. 물론 지금도 동호회원들과 함께 전국을 다닌다. 그냥 다니는 것이 아니라 그 지역의 문화를 머리로 기억하고 눈으로 담아온다. 지역문화를 사랑하는 그답다. “초퍼 스타일 오토바이는 나에게 큰 힘을 주는 나 개인의 움직이는 문화다. 우리의 전통문화 만큼 나 개인의 문화로 전통을 이어나갈 수 있도록 힘을 주는 매개체이기도 하다. 허락하는 한 초퍼와 전통문화는 놓지 않을 것”이라며 헬멧과 두건을 둘렀다. 그리고 그의 애마인 오토바이에 시동을 걸었다. 60세의 나이가 믿기지 않을 정도의 젊음과 열정이 가득한 그의 모습에 오토바이도 지역문화도 한 몸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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