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산동구 일산로 정발고 인근 '송전 먹그림 연구실' 이명순(송전) 작가

▲"옛 문인화의 정신을 살리면서 현대에 어울리는 색을 접목시켜 묵색치기를 발표했다" 고 하는 이명순 작가.

이명순(49세) 문인화 작가는 최근 인사동 경인미술관에서의 개인전, 현대백화점 킨텍스점 H갤러리에서의 초대전을 통해 화사한 묵향을 주변에 퍼트리고 있다.

“문인화는 눈으로 하는 감상이 아닌 흔히들 읽는 그림이라고 한다”는 이 작가. 그러므로 그림을 감상하기에 앞서 그 그림 속 소재가 품은 의미를 알아야 하고, 그 깊은 뜻을 알고 있으면 문인화에 흥미가 생길 것이고 더 친밀하게 다가갈 수가 있다.

원래 문인화는 옛 선비들이 그림을 그리고 그위에 자신의 생각을 시로 쓴것으로 사군자를 기초로 시작하여 문인화를 배우게 된다. 그리고 기존의 교본에 있는 것이 아니라 본인이 직접 그림 그리고, 시를 쓰고 글을 써넣는 것으로 3개가 하나 될 때 문인화라고 볼 수 있다.

또한 밑그림 없이 오직 화선지의 질감과 먹의 진하고 연하고의 농담만을 사용한다. 2.5㎝의 작은 채색붓도 있지만 대부분 12㎝ 정도 되는 장붓을 이용하여 같은 의미를 두기 위해 그림과 글을 표현한다. 이 작가는 “오랜 세월 공부하면서 붓과 하나가 되는 작업 속에서 문인화는 탄생된다”고 말한다.

이번에 전시한 작품 중 닭(행복/닭 두 마리 88 × 70cm)은 대개 수탉을 그리는데 닭의 벼슬 모양이 관을 쓴 것 같다 하여 이름을 날린다는 뜻의 공명을 의미하는 그림이다. 

소나무(지혜의 산실/소나무와 부엉이 280 × 140㎝)는 장수를 뜻하는 십장생 중 하나로, 변하지 않는 푸르른 절개를 상징한다. 소나무 가지에 앉아 있는 부엉이는 지혜와 부의 상징으로 부와 복을 빌며, 고생하지 말고 잘 살라는 의미가 있고, 안경을 쓰고 사각모를 두른 박사를 뜻하고, 묘두웅이라 하여 노인이 70살이 되었음을 축하하는 뜻을 담았다.

지혜의 산실 작품은 전시 후 두원대학교 파주캠퍼스 본관 1층에 걸렸다. 두원대 학생들에게 지혜를 가득 주는 문인화가 된 셈이다. 자주빛 봉오리가 툭 터질 듯한 가슴 속 봄을 담은 자목련(자주빛 꽃방에 해 비치면 45 × 61㎝)도 전시됐다. 이 작품은 자연애와 숭고한 사랑, 그리고 은혜와 존경을 의미한다.

화선지가 아닌 도자기(도판작업)에 그린 독특한 작품도 있다. 호롱불이야기(30 × 30㎝)와 어락도(30 × 30㎝) 등이 그것이다. 이번 전시회를 통해 “묵색치기의 정신세계를 알린 계기가 됐다”는 이 작가는 “묵색치기에서 친다는 의미는 우리가 흔히 사군자를 그릴 때 친다는 표현을 하는 것처럼 그것을 행하는 사람의 정신적 수양을 반영하는 행위를 뜻한다”고 설명했다.

이명순 작가는 영남대학교 미술대학 동양화과를 졸업했다. 그리고 최연소 국전작가인 대구에서 유명한 송현수(문정) 선생에게 서예를 사사 받다가 유학을 떠났다. 이후 김무호(화정) 선생에게 문인화를 사사받았다. 고양시에는 2012년 5월에 정착해 2013년 고양국제아트페어 부스전 등을 했다.수상으로는 대한민국 미술대전 초대작가, 대한민국 서예대상전 우수상 초대작가, 대한민국 문인화대전 초대작가 등이 있다.

현재 고양미술협회 문인화분과위원장, 한국미술협회 문인화분과위원 등을 맡고 있다. 2013 SBS ‘두 여자의 방’ 대필 출연하고, 2014 이천도자기축제 명가전 50인 초대작가에 선정됐다. 일산2동 주민자치센터와 연구실(010-2275-2536)에서 문인화 수강생들을 지도 중에 있다. “옛 문인화의 정신을 살리면서 현대에 어울리는 색을 접목시켜 묵색치기를 발표했다" 고 하는 이 작가는 “가족들과 지인들의 한결같은 격려로 전시회가 성황을 이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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