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왼쪽부터) 가야밀면의 임세훈(42세) 사장, 김수민(51)씨, 이석민(26세)씨. 임씨는 “누구나 쉽고 편안하게 가격부담 없이 배불리 먹을 수 없는 음식을 하고 싶다”고 말한다.
고양에서 맛보는
부산 밀면, 가야밀면

대화동 킨텍스 근처에 있는 ‘가야밀면’은 고양시에 몇 없는, 부산 밀면을 맛 볼 수 있는 음식점이다. 입구에는 ‘단언컨대 냉면보단 밀면’이라는 문구가 걸려있다.

임세훈(42세) 사장은 군복무 중 미래를 고민하다 요리사의 꿈을 키웠다. 제대 후엔 조리사 시험에 합격한 후 함께 일해보자는 조리학원 강사의 제의를 받아들여 양식집에 발을 들여놓았다. 그리고 1년만에 총주방장 자리에 앉았다. 2000년엔 서울 코엑스에 있는 이탈리안 레스토랑에 몸담으면서 본격적으로 요리에 재미를 붙였다.

10년간 이탈리안 요리를 해온 임씨는 “나이가 들수록 누구나 편안하고 가격부담 없이 배불리 먹을 수 있는 음식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그때 떠오른 게 어린 시절 제주에서 맛봤던 밀면이었다. 하지만 밀면 레시피를 쉽게 배울 수는 없었다.

임씨는 “부산의 유명한 밀면집들은 육수 비법을 절대 가르쳐 주지 않는다. 고등학교 선배에게도 부탁했지만 거절당했다. 심지어 그 선배는 자기 아들에게도 알려주지 않더라”고 말했다.

발로 뛰는 수밖에 없었다. 경주부터 시작해 부산의 유명한 밀면집을 다 돌아다녔다. 제주도의 다른 식당에서도 전부 퇴짜를 맞던 중 인터넷 검색을 통해 부산에서 밀면 육수 비법을 가르쳐 주는 곳을 찾았다. 바로 내려가서 시식을 하고 비법을 전수 받았다. 임씨는 “남들보다 음식 경험이 많아서 금방 배웠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부산향토음식인 밀면은 냉면과 얼핏 비슷하다. “냉면은 본래 북한 음식이다. 평양의 면 재료는 메밀, 함흥은 전분을 쓴다. 피난민들이 6·25때 부산까지 내려오면서 냉면 재료가 없자 군부대에서 유통되던 밀가루로 냉면을 만들었는데 그것이 밀면이다”라는 게 임씨의 설명이다.

가야밀면의 육수는 쇠고기 양지로 내는데, 간장, 계피, 감초, 청궁, 당귀, 통생강, 통마늘, 양파와 함께 1년 동안 묵혀야 비로소 지금의 가야밀면 맛을 낼 수 있단다. 이곳에서는 밀면뿐만 아니라 부산의 향토음식인 돼지국밥도 맛볼 수 있다. 밀면과 돼지국밥은 각각 6000원. 고양시민이라면 부산 밀면을 맛보기 위해 굳이 부산까지 가지 않아도 된다.
 
가야밀면
주소  고양시 일산서구 대화동 2298-9   
문의  031-915-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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